2009년 8월 27일 목요일

[사람들] <로마의 휴일> 만인의 연인, 오드리 헵번


1929년 5월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태어난 헵번은 네덜란드에서 2차 세계대전을 겪은 뒤 암스테르담과 런던에서 발레와 연기를 배웠다. 연극과 영화에서 단역을 맡던 그녀는 프랑스 작가 콜레트 여사의 연극 <지지>의 브로드웨이 공연에서 주역을 맡으면서 주목을 끌었고 <로마의 휴일(Roman Holiday)>(1953) 주연으로 뽑혔다.



<로마의 휴일>은 유럽에 있는 작은 왕국의 공주 과 미국의 신문기자 조 브래들리(그레고리 펙)가 하루 동안 로마에서 만들어내는 에피소드를 극화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원래 앤 공주 역에는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진 시몬스가 예정돼 있었지만 헵번으로 바뀌었다. 당시 신인이었던 헵번은 이 영화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단숨에 ‘만인의 연인’이 됐다. 글래머 스타일의 여배우가 대세이던 50년대 가냘프고 청순한 여배우도 통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 영화의 성공으로 젊은 여성들 사이에 숏 커트가 유행하는 등 이른바 ‘헵번 스타일’이 탄생하기도 했다.
이후 <사브리나>(1954), <전쟁과 평화>(1956), <하오의 연정>(1957), <파계>(1959), <티파니에서 아침을>(1961), <샤레이드>(1963), <마이 페어 레이디>(1964) <어두워질 때까지>(1967), <언제나 둘이서>(1967) 등에 잇달아 출연하면서 전성기를 누렸다.

1989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올웨이즈> 출연을 끝으로 스크린에서 모습을 감춘 헵번은 자선 사업에 헌신했다. 88년 국제연합아동기금(유니세프, UNICEF) 친선대사가 된 그녀는 93년 결장암으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질병과 굶주림에 허덕이는 세계 각지의 아이들을 찾았다. 눈이 퀭한 아이들을 안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사뭇 충격적이었다. 그녀는 더 이상 요정이 아니라 주름이 자글자글한 할머니였지만 그녀가 출연한 그 어느 영화에서보다 아름다워 보였다. 94년 그녀의 아들 등이 ‘오드리 헵번 아동기금’을 설립해 그녀의 정신을 잇고 있다. - 오드리 헵번(Audrey Hepburn, 1929.5.4~1993.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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