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30일 토요일

생태문명의 실현… 우리 시대의 위대한 과업

제40기 생태영성학교의 5번째이자 마지막 필수 과제로 이재돈(세례자요한) 신부의 「생태문명으로의 전환」 유튜브 강의를 청강했다. 17세기경 서구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인간중심적 △물질적 △이원론적 △과학적 세계관의 산업문명은 △빈부 격차와 △생태적 파괴라는 심각한 후유증을 낳았다.

마크 라이너스(Mark Lynas)의 「육도의 악몽(멸종)」에서는 기온이 임계점(tipping point)인 2℃ 상승에서 멈춘다면 지구생태계는 회복가능하다고 본다. 기온이 3℃ 오르면 건조해진 아마존 우림 지대에 화재가 발생하여 숲 전체가 전멸하고, 4℃ 상승하면 전 세계 산맥의 빙하와 눈이 사라져 그 아래 도시와 농지에서 이용하던 수원이 고갈된다. 5℃ 상승 시에는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분출되고, 북극권을 확보하려는 중국과 미국이 러시아와 캐나다를 침공한다. 기온이 6℃ 올라간다면 바야흐로 지구 모든 생명체의 대멸종이 진행된다면서 소설보다 무서운 지구온난화와 환경 대재앙 시나리오를 보여준다.

강의에서는 우리가 당면한 문제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몇몇 선구자도 소개됐다. 레이첼 카슨(Rachel Carson, 1907~1964)은 1962년, 「침묵의 봄」을 저술하여 과학적 관점에서 환경문제를 제기했다. 린 화이트(Lynn White, 1907~1987)는 그리스도교가 현대 생태위기를 초래한 정신적 기반을 제공했다고 비판하면서, 성 프란치스코를 생태친화적 삶의 모범으로 제시했다. 문명사학자 토마스 베리(Thomas Berry, 1914~2009)는 멸종 때문에 신생대(Cenozoic)가 끝나가고 있다고 주장하며 새로운 문명 형태로 생태대(Ecozoic)를 제안했다.

특히, 고생물학자 테야르 드 샤르댕(Pierre Teilhard de Chardin, 1881~1955)은 찰스 다윈 이후 과학계에서 인정되고 있는 진화론의 입장에서 그리스도교의 진리를 설명하고자 노력하면서 창조론과 진화론의 조화를 위해 일생을 바쳤다. 그러나 샤르댕은 생전에 자신의 신학적 묵상이 들어 있는 책들을 교회의 허락을 받지 못해서 한 권도 출간하지 못했다. 그의 책들은 사후 교회 밖에서 출간되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찬미받으소서」 83항 [각주53]에 “이에 관해서는 테야르 드 샤르댕 신부의 업적을 참조할 것.”이라면서 53년 만에 사실상 샤르댕을 복권시켰다. 그의 책 「인간현상(Le Phénomène Humain)」을 기억해 두자.

19~20세기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격돌하는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인간기술(Human Technology)을 신봉하는 첨단과학주의와 지구기술(Earth Technology)을 우선하는 생태주의가 부딪치는 시대이다. 일종의 인터레그넘(interregnum)이라 해야 할까. 전통적인 세계관은 더 이상 적용되지 않고 새로운 세계관은 아직 정립되지 않았다. 신화적 세계관 또는 과학적 세계관 홀로는 우리에게 의미 있는 세계관을 제시해 주지 못한다. 그래서 성경의 창조론과 현대과학의 진화론의 종합이 필요한 것이다. △민주주의에서 생명주의로(정치) △경제학에서 지구경제학으로(경제) △파편화된 교육에서 통합적 교육으로(교육) △구원중심의 영성에서 창조중심의 영성으로, 원죄에서 원복으로(종교) 전환한 생태문명의 세계관은 생태계의 모든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지구중심주의적 또는 생명중심주의적 세계관이다.

그렇다면 이 같은 문명의 전환은 과연 가능한 것인가? 이재돈 신부는 “꿈이 가장 강력한 추진력이다. 꿈에서 지치지 않는 실행계획(Action Plan)이 나온다. 꿈이 행동을 추동한다(Dream Drives Action)”는 칼 융(Carl Gustav Jung)의 말을 인용했다. 개인의 꿈이 인생의 목표이고, 가정의 꿈이 자녀이듯이 동시대 사람들의 꿈은 문명이다. 지구는 우리의 자녀가 살아야 하는 터전이며 지구를 살리는 생태문명이 우리 모두의 꿈이어야 한다. 어느 시대나 그 시대에 주어진 과제가 있다. 생태문명을 실현하는 것이 우리 시대의 위대한 과업(The Great Work)이다. 우리나라는 부모 세대의 노력으로 문명을 바꾼 경험이 있다. 문명의 전환은 가능하다.

Pierre Teilhard de Chardin 「Le Phénomène Humain」

Thomas Berry 「The Great Work」


2022년 4월 29일 금요일

에너지전환 시민참여의 진화

제40기 생태영성학교의 4번째 과제로 「생태위기 극복을 위한 구체적 실천방법」 유튜브 강의를 들었다. 강의는 2020년 가을 제37기 교육 때 당시 김연지 서울시 환경시민협력과장이 강연한 녹화영상이다.

강연을 통해 △서울시의 사회상 변화와 △온실가스 배출 현황에 이어 △에너지자립마을 등 에너지 전환을 이끄는 다양한 서울시민 사례가 소개됐다. 아파트형 에너지자립마을 사례로는 동대표(미스터 갈릴레이)의 ‘3+1 절전운동’ 제안을 실천하여 유의미한 절감을 보인 석관두산아파트 2000세대의 사례가 인상 깊었다. 41대에 달하는 엘리베이터의 모터와 조명, 지하주차장 조명 등을 절전하여 성과를 낸 신대방현대아파트와, ‘태양광 대여사업’을 통해 공동전기료 0원을 기록한 북가좌동 신일해피트리아파트의 사례도 눈에 띄었다. 세대전기와 공용전기 양쪽에서 성과를 낸 사례들이다.

저층주거형 에너지자립마을 사례에서는 천호동 십자성에너지자립마을이 태양광 설치로 전기요금 0원을 기록했다. 응암동·녹번동 일대의 산골마을 역시 ‘기업 태양광 기부모델’로 이목을 끌었다. 특히, 상도동 성대골에너지자립마을은 △마을절전소 △리빙랩(마을 기술인 네트워크) △마을백업센터 △에너지슈퍼마켓 등을 운영하면서 △착한에너지지킴이집(가정) △착한가게(상가) △착한어린이집 △청소년독서실 △경로당 △중학교 △교회 △신협 등에 미니태양광을 설치하여 에너지 절약에 모범을 보여주었다. 비전문가인 일반 시민들의 에너지 절감을 위한 아이디어와 추진 의지가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재생에너지 생산에 참여하는 협동조합까지 출범시키며 에너지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시민들의 활동이 경이롭다.

강의 서두에 서울시의 ‘원전 하나 줄이기’ 성과(2012~2019)가 잠깐 언급됐는데, 녹화된 강의는 2020년 시점이고, 지금은 서울시장이 바뀌어 있다. 인민의집 중앙정부나 쓰나미(큰 파도) 지방정부의 수장은 관존민비(官尊民卑)의 친원전 친토건주의자로 채워져 있다. 얼마전 5세 훈이는 세운상가 위에 올라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으로 분노의 눈물을 흘리면서, 전임시장의 도시재생을 백지화하고 종묘에서 퇴계로까지 이어지는 44만㎡를 재개발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오는 6월1일 지선에서 재선이 확정되면 5세 훈이의 토건계획은 현실화할 것이다.

내적인 광야가 엄청나게 넓어져서 세계는 외적인 광야가 점점 더 늘어가고 있다. 이러한 까닭에 생태위기는 깊은 내적 회개를 요청한다. 그러나 신심이 깊고 기도하는 그리스도인들 가운데 일부는 현실주의와 실용주의를 내세워 환경에 대한 관심을 우습게 여기고 있음도 인정해야 한다. 또 일부는 수동적이어서 자신의 습관을 바꾸려는 결심을 하지 않고 일관성도 없다. 따라서 이들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 생태적 회개이다(찬미받으소서 217항).

내가 속한 3모둠은 공동의 집 지구를 돌보기 위해 한 주 동안 모둠원이 함께 실천할 내용으로 「찬미받으소서」 211항이 제시하는 △플라스틱·종이 사용 줄이기 △물 사용 줄이기 △쓰레기 분리배출 △적당량 요리하기 △생명체를 사랑으로 돌보기 △대중교통·카풀 이용하기 △나무심기 △불필요한 전등 끄기를 결의했다.

이제 다음 주면 수료미사와 함께 제40기 생태영성학교 학습과정을 마치게 된다. 지난 6주 동안 성실히 기록자의 임무를 수행해준 엘리사벳 자매님의 수고로움에 고마움을 표한다. 의사소통의 길을 터주는 촉진자의 역할을 맡아주신 하나 수녀님, 토론을 통해 영감을 나누어준 마틸다, 아녜스, 율리안나, 젬마 자매님께도 감사의 인사 전한다. Let’s go together!

“이러한 노력으로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찬미받으소서 212항)”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을 되새기며 용기를 내본다. 

“하느님은 항상 용서하시고, 우리는 때때로 용서하지만, 자연은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God always forgives, Human being sometimes forgives, Nature never forgives). 2020년 지구의날 50주년을 맞아 교황님이 인용한 스페인 격언입니다. 창조질서의 보존은 기후 위기 시대 신앙인의 책무입니다.


2022년 4월 27일 수요일

Like A Swallow

지난 춘삼월, 院내 노래교실에서 모둠 사람들이 부른 「제비처럼」을 시시로 흥얼거린다.

꽃 피는 봄이 오면 내 곁으로 온다고 말했지. 노래하는 제비처럼.
언덕에 올라 보면 지저귀는 즐거운 노래소리. 꽃이 피는 봄을 알리네.
그러나 당신은 소식이 없고, 오늘도 언덕에 혼자 서 있네.
푸르른 하늘 보면 당신이 생각나서, 한 마리 제비처럼 마음만 날라가네.
당신은 제비처럼 반짝이는 날개를 가졌나. 다시 오지 않는 님이여~

새봄이 오면 제비처럼 돌아오겠다 약속한 님은 소식조차 없다. 꾀꼬리는 사월을 잊지 않고 돌아왔는데, 사모하는 녹사(錄事)님은 나를 잊었다는 고려 여인의 푸념이 겹치면서 애잔함이 짙어진다. 돌아오지 않는 님을 향한 그리움과 사랑의 감정은 요즘 여자나 즈믄해 전 고려 여인이나 다르지 않다. 아으 동동(動動)다리~

1975년 패션모델로 데뷔한 윤승희는 가수로 전향해 1977년 「제비처럼」을 빅히트시키며 스타덤에 올랐다가 갑작스런 결혼과 함께 브라운관에서 사라졌다. 윤氏는 1956년생이라 하니 올해 67세가 된다.

지난주 방문했던 영월 서부시장 닭강정집 건물 기둥 상부에 제비가 집을 지어놓았더라. 가게 앞에 “매년 찾아오는 제비 식구들이 불안해하지 않게 눈으로만 봐주세요”라는 문구가 붙어있다. 진 데를 디뎌 다리가 부러지는 횡액 없이 무사히 한철을 보내고 누군가 기다리고 있을 강남으로 회귀하기를… 아으 다롱디리~ 


2022년 4월 25일 월요일

나무심기… 최상의 관대하고 품위있는 창의력

제40기 생태영성학교의 3번째 과제로 노틀담수녀회 문점숙(마리루치아) 수녀의 「그리스도교의 생태영성」 1편과 2편을 들었다. 과잉구매와 불필요한 지출을 찬양하는 기존의 생활양식은 기후위기와 직결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현재의 위기상황을 바로잡으려면 절제와 성찬의 새로운 생활양식이 필요하다면서 ①자신의 존엄을 잊지 않기 ②건전한 압력 행사하기 ③공동운명 인식하기 ④타자를 향할 수 있는 능력 키우기를 제시한다. 또한, 인류와 환경이 맺은 약속에 대한 교육에서는 ①새로운 습관으로 이어지기 ②환경교육목표 확대하기 ③생태시민의식이 습관이 되도록 하기 ④환경에 대한 책임교육 ⑤(가정·학교·매체·사회단체·교회기관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교육 ⑥아름다운 것을 경탄하며 음미하는 법 배우기를 제시한다.

4주 만에 발아한 도토리 새싹. 창조세계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에 대한 관상.

숲조성의 중요성을 알리는 ‘도토리부터 시작하는 나무키우기’ 미션 수행을 위해 서울환경연합이 보내온 도토리 씨앗이 발아했다. 파종(3.27)한 지 4주 만이다. 참으로 경이롭다. 어제 일곱 개 화분에 소분하여 분갈이를 마쳤다. “논란은 그만두고 나무 심기를 시작하세요!(Stop talking, Start Planting.)”를 호소한 독일의 아홉 살(2007) 꼬마 펠릭스 핑크바이너(Felix Finkbeiner)처럼 환경보호를 위해 나무를 심는 일 등을 프란치스코 교황은 ‘인간의 최상의 면모를 보여주는 관대하고 품위 있는 창의력’이라며 고무했다.

개인, 기업, 정치인들의 회개를 촉구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표현한 마우팔(MauPal)의 「Exemplum Omnibus」(모든 이들의 모범). 대기오염을 걷어내는 교황이 멘 노란 양동이에 빨간 글씨로 ‘laudata SI’가 써있다. 2019년 9월21일 알바노 교구 교황 사목방문 당시 광장에 준비한 벽화 작품이다.

「Mary of the Cosmos」, 미국 그린 마운틴(GreenMountain) 수도회 버나데트 보스트윅(Sr. Bernadette Bostwick) 수녀의 이콘

강의 도입부에 소개된 마우로 팔로타(Mauro Pallotta)의 ‘모든 이들의 모범’ 벽화와 말미의 베르나데테(Sr. Bernadette) 수녀의 ‘모든 피조물의 모후’ 이콘이 수미상관을 이루면서 교훈을 새기도록 돕는다. 정치·경제·사회 부문에서 건전한 압력을 행사하며, 공동선을 이루고자 하는 시민적이고 정치적인 사랑으로 더 나은 세상을 건설하는 행동에 나서자는 교황의 말씀에 힘을 얻는다. 핍박받는 가난한 이들과 지구의 부르짖음 앞에서 중립을 지키는 것은 불가능해야 한다. 

2022년 4월 15일 금요일

연민… 인류 문명의 첫 신호

저명한 인류학자 마가렛 미드(Margaret Mead, 1901~1978)는 1925년 남태평양의 사모아섬을 시작으로 뉴기니, 마누스, 발리 등을 모두 24차례나 현지조사하면서 원시상태의 8개 부족의 생활을 참여관찰했다. 내게는 파푸아 뉴기니의 아라페시族, 문드그머族, 챔불리族을 연구하여 발표한 「세 부족사회에서의 성과 기질」로 기억되는 진격의 현장 연구가다.

인류학자 마가렛 미드에게 한 학생이 문명의 첫 증거가 무엇인지를 질문한 적이 있다고 한다. 학생은 토기나 낚시바늘, 간석기 등을 예상했다. 그러나 미드의 대답은 “치유된 대퇴골(healed femur)”이었다. 미드는 적자생존(適者生存)의 법칙만이 존재하는 곳 또는 몸이 약하거나 다치거나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무시해버리거나 잊어버리는 곳에서는 (사람의) 치유된 넓적다리뼈가 발견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치유된 대퇴골(부러졌다 붙은 흔적이 있는 다리뼈)은 누군가가 그 사람이 치유되는 동안 곁에서 돌봐주었음을 나타내요. 누군가가 그 부상자를 위해 사냥을 해서 먹을거리를 가져다주었어요. 연민이야말로 문명의 첫 징후에요.”

The evidence of compassion is the first sign of civilization. 곤경에 처한 누군가를 돕는 것에서 인류의 문명이 시작됐다는 마가렛 미드의 통찰을 여민다. 

facebook_@Valentina Marcu


2022년 4월 12일 화요일

세상 행복한 아기 리트리버

봄햇살 가득한 날 산책 나온 아기 리트리버가 콧등에 내려앉은 나비를 반기며 빙구 미소를 폭발하고 있다.

𝅘𝅥잠자리 날아 다니다 𝅘𝅥장다리 꽃에 앉았다𝄽
𝅗𝅥살금살금 𝅗𝅥바둑이가
𝅘𝅥잡다가 놓쳐 버렸다 𝅘𝅥짖다가 날려 버렸다𝄽

장다리는 무나 배추에 돋은 꽃줄기를 가리킨다. 잠자리가 눈치채지 못하게 조심조심 다가가는 강아지의 모습을 떠올리며 국민학교 시절 부르던 「잠자리」 동요를 흥얼거려본다.

instagram_@chloehachiko


백약란 요, 손대업 곡 「잠자리」


2022년 4월 10일 일요일

나의 환경보호 스타일은?

희망제작소에서 “나 같은 사람만 지구에 산다면”이라는 타이틀로 개인의 환경보호 스타일을 알아보는 코너를 마련했기에 테스트해 봤다.

①친구와 함께 먹는 점심 메뉴 ②선호하는 여행 스타일 ③쓰레기를 배출하는 방식 ④내 메일함 속 안 읽은 편지의 갯수 ⑤비건을 시작하는 친구에 대한 생각 ⑥휴대폰 교체 이유 ⑦출퇴근 시 교통수단 ⑧새벽배송이 쓰레기가 더 많이 나온다는 기사에 대한 반응 ⑨취침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 ⑩장바구니에 담는 계란의 종류 등 3지 선다형 10개 질문에 답을 하면 기후문제에 대한 자신의 대처유형을 볼 수 있다.

하루에 1회씩 3일을 해봤는데, 한번은 #친환경교통 #나그네 #이동권 해시태그와 함께 ‘K-그레타 툰베리’가 나왔고, 두 번은 #취향존중 #환경감수성 #오픈마인드 해시태그로 ‘타고난 환경 인싸’ 유형이 나왔다. 요사이 내 삶의 방식이 기후악당은 아니어서 일단 다행이다.
생태에티켓부터 시작해 생태감수성, 생태지혜를 갖추고 생태용기까지 내보는 데 주저하지 말자.

나의 환경 보호 스타일 알아보기 ― https://doda.app/quiz/AFB3kQkuY2


2022년 4월 9일 토요일

왜 구하지 않았는지…

오늘 세월호참사 8주기 국민대회에 ‘아직도 이러고 있네. 세월호팔이 그만 끝내라.’라는 둥 악다구니하는 사람들아, “하늘도 알고 바다도 아는 슬픔이었다. 화인(火印)처럼 찍혀 평생 남아있을 아픔, 죽어서도 가지고 갈 이별이었다. 쉽게 말하지 마라ㅠㅠ.”
지금도 알고 싶다. 왜 구하지 않았는지…


2022년 4월 8일 금요일

격률=준칙=맥심

두 달 가까이 수험생분들과 함께 검정고시 대비 국어와 사탐 과목 기출문제를 들입다 풀어제낀지라 믹스커피만 봐도 이마누엘 칸트(1724~1804)가 떠오른다.

“네 의지의 격률이 보편적 입법의 원리가 되도록 하라.”

격률(格率)=준칙(準則)=맥심(maxim)… 동서식품이 1980년 발매 당시 Maxim의 철학적 의미를 알고서 브랜드 네이밍을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대단한 작명이다.

보편적 도덕원리를 상실한 채 단지 수단만 추구하는 상아탑… 국민대, 동양대, 부산대, 고려대 교수들은 앞으로 맥심커피 마시지 마라. 


2022년 4월 7일 목요일

외람된 K-신문의 위엄

신문의 날은 1957년에 우리나라 첫 민간신문인 독닙신문 창간(1896년 4월7일) 61주년을 기념하면서 제정되었다. 독닙신문 창간 126주년과 66회 신문의 날을 맞는 자칭 正論紙의 체취는 퀴퀴하기만 하다. 주지하다시피 우리 사회 惡의 견고한 한 축은 朝中東이다. 이들 금언독재는 친일독재, 군부독재, 금권독재와 수시로 결합하며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강화해왔고 이제는 검찰독재를 미화하며 밀착하고 있다. 한겨레, 경향, 서울, JTBC 역시 구린내를 풍기는 건 매한가지다.

“朝中東 등은 원가 800원에 신문을 찍어서 80원에 폐지로 수출하면서, 그 적자분을 정부의 광고비(국민세금)로 충당한다. 이 행태에 동의할 납세자는 없(2021.5.9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어야 했다. 그렇게도 아름다운 利權을 사수해내려는 외람이들의 절박함이 민주주의와 정의로운 사회를 이어가고자 하는 시민들의 간절함을 꺾은 것이 이번 20대 대선의 성적표다. 찍자마자 전 세계로 수출(?)되는 K-뉴스페이퍼의 위엄은 “부끄러운” 한국 언론의 자화상이다.

우리는 언제든 인터넷몰에서 필요한 만큼 수월하게 헐값으로 새 신문을 구매할 수 있다.


2022년 4월 5일 화요일

신라 황룡사, 익산 미륵사 복원한다는데…

경주 황룡사는 신라시대의 대표 사찰이다. 24대 진흥왕 14년(553), 월성 동쪽의 늪지를 메우고 새로 왕궁을 짓는 도중 황룡(黃龍)이 나타나 하늘로 올라가는 기적이 일어났다. 이후 궁전 대신 왕즉불(王卽佛) 사상에 따라 용보다 초월적인 존재인 부처님을 모시는 방대한 절로 바꿔 세운 것이 황룡사(皇龍寺)다. 1탑 3금당 가람의 중심인 정면 9칸 측면 4칸의 (중앙)금당은 화가 솔거가 그린 진짜 같은 소나무 벽화에 새들이 날아와 부딪혀 죽었다는 설화가 전해온다. 경내에 역대급 높이(60~80m)를 자랑하는 9층 목탑이 있었던 것으로 유명하다.

27대 선덕여왕이 “여왕이 통치하므로 위엄이 없어서 타국이 침략한다.”라는 자장율사가 전하는 신인의 말에 따라 백제의 장인 아비지(阿非知)를 초빙해 완공한 황룡사 9층 목탑은 황룡사 장륙삼존불상(丈六三尊佛像), 진평왕 천사옥대(天賜玉帶)와 함께 신라의 삼보(三寶)로 꼽힌다. 장대한 목조건축물이었기에 낙뢰와 강풍의 피해가 발생했고 그때마다 중수를 반복했다. 몽골군의 고려 3차 침략(1235~1239) 시기인 23대 고종 25년(1238)에 전소되었다. 절터만 남은 황룡사지는 1963년에 사적 제6호로 지정되었다.

익산 미륵사는 백제 최대 규모의 호국사찰이다. 30대 무왕이 용화산(龍華山) 아래에 거둥했을 때 큰 연못 속에서 미륵삼존불(彌勒三尊佛)이 출현하자 왕비가 이곳에 절을 세우기를 소원하여 못을 메우고 미륵삼회전(會殿), 탑(塔), 낭무(회랑)의 건물을 건립하고 미륵사(彌勒寺)라 이름했다(639). 서(西)탑에서 나온 사리봉영기에 따르면 설화의 왕비는 진평왕의 3녀 선화공주가 아니라 좌평 사택적덕의 딸 사택氏다.

미륵삼상은 석가모니가 열반하고 56억7천만 년 뒤 사바세계에 현신한 미륵불이 용화수(龍華樹) 나무 아래에서 3번 설법하여 미래의 중생을 모두 제도한다는 용화삼회설에 입각한 것이다. 절의 배치는 1탑 1금당의 형태이면서 서-중-동으로 배치하여 ‘3탑 3금당의 3원 병렬식 가람’의 구조다. 조선 중기인 17세기경 승려가 없는 절이 된 후로 서탑(국보 제11호)과 당간지주(보물 제236호) 등 일부의 석물만 절터(사적 제150호)에 남았다. 현존 최고, 최대(14.24m)인 서탑은 1915년 일제가 붕괴를 막는다고 콘크리트를 발랐는데, 2001년부터 시작한 보수공사 끝에 6층 형태(9층 추정)로 2019년 복원되었다.

절은 없고 절터만 남았기에 황룡사址, 미륵사址와 같이 址(터 지)자를 쓴다. 절은 황룡사가 앞서지만, 목탑은 미륵사가 먼저일 가능성이 크다. 최근 찰스인수위가 문화재청의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황룡사와 미륵사의 복원 공약을 검토했다는 소식이다. 60m 이상으로 추정되는 황룡사 목탑, 미륵사 (중앙)목탑은 공히 낙뢰 등에 의한 화재와 강풍, 지진 대비 설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두 사찰 전역에 대한 철저한 고증이 기본이다.

아울러 문화재 복원에 특정인의 이해(利害)를 위한 유사종교 행위나 방법(謗法), 기문둔갑이 개입하는 걸 배척한다. 모두를 위한 대역사(大役事)가 생소 가죽 벗겨내기나 마른 대구포 퍼포먼스의 매크로 버전으로 흑화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미 후보 시절부터 장왕신통(掌王, 손바닥왕)이나 백호신공(白毫, 흰털)을 시전한 바 있기에 하는 말이다. 설마 굥본부장 일가가 1천1백년 전 태봉국의 궁왕(弓王)마냥 스스로를 용족이나 미륵불의 화신으로 여기는 건 아닐 터이다.

2022년 4월 3일 일요일

너븐숭이 옴탕밭의 유예된 죽음

「순이삼촌」은 1949년 1월16일(48년 음력 섣달 열여드레)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 너븐숭이 옴탕밭(옴팡팥)에서 남녀노소 600여 명의 주민이 ‘도피자 가족’ 또는 ‘입산자 가족’이라는 죄목으로 군인들에게 학살된 ‘북촌리 사건’을 주요 배경으로 작가의 체험을 섞어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사실주의 기법의 중편 액자소설이다. 1949년 겨울과 30년이 지난 1978년 현재(소설上)를 교차하면서 제주 4·3사건의 참상에 얽힌 민중의 수난사를 조명한다.

작가 현기영(81)은 서슬 퍼런 유신 시절인 1978년, 계간 「창작과비평」 가을호에 군대의 대양민 학살의 현장을 생생하게 묘사하여 그 참혹상을 고발함과 동시에, 이 학살의 와중에 극적으로 생존한 순이 삼촌이 평생을 환청과 신경쇠약에 시달리면서 황폐해지고 결국 자살(향년 56세)로 내몰리게 되는 상황을 보여줌으로써 4·3사건의 여파가 지금도 제주 사람들에게 어떠한 트라우마로 작용하고 있는지를 그리고 있다. 짓밟히면서도 왜 짓밟히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던 사람들의 아픔을 작가가 대신 아파하며 울분의 목소리로 항변해 준다.

소설에서 마을 사람들은 밤에는 폭도(공비)들에게 “입산하지 않는 자는 반동”이라며 대창에 찔려 죽고, 낮에는 “약탈당하지 않은 집은 좌익 동조자”라고 취조를 당했다. 이런 좌우 이데올로기의 흑백 논리 속에 마을 소각이라는 참상이 놓여 있다. 「순이삼촌」은 제주 4·3사건의 진실을 폭로한 최초의 기록이라는 의의에도 불구하고 표면적으로는 무고한 양민을 죽음으로 몰고 간 학살의 원인을 섬사람과 뭍사람 간의 감정·지역 대립으로 규명하는 듯한 설정이 한계점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 죽음은 한 달 전의 죽음이 아니라 이미 30년 전의 해묵은 죽음이었다. 당신(순이삼촌)은 그때 이미 죽은 사람이었다. 다만 30년 전 그 옴팡밭에서 구식 총구에서 나간 총알이 30년의 우여곡절한 유예를 보내고 오늘에야 당신의 가슴 한복판을 꿰뚫었을 뿐이었다.”는 상수(1인칭 관찰자)의 인식은 소설의 비극성을 극대화한다.

한편, 삼촌(三寸) 호칭은 일반적으로 남성을 지칭하기에 순이(順伊)삼촌을 남성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소설의 해당 인물은 여성이다. “고향(제주)에서는 촌수 따지기 어려운 먼 친척 어른을 남녀 구별 없이 흔히 삼촌이라 불러 가까이 지내는 풍습이 있다.”고 작품에서 설명하고 있다.

2022년 4월 2일 토요일

부자의 소망은 더 큰 부자가 되는 것…

故 채현국(1935.3.16~2021.4.2) 양산 효암학원 이사장. 잘 몰랐던 옹인데, 1년이 지난 오늘 보니 참으로 맞는 얘기를 하셨네.

“아비들도 처음부터 썩지는 않았다. 봐주지 마라. 노인들이 저 모양이라는 걸 잘 봐두어라. 너희들이 저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 까딱하면 모두 저 꼴 되니 (노인세대를) 봐주면 안 된다.”

“권력하고 돈이란 게 다 마약이라. 지식도 마찬가지고. 지식이 많으면 돈하고 권력을 만들어 내니까… 지식을 가지면 ‘잘못된 옳은 소리’를 하기가 쉽다. 사람들은 ‘잘못 알고 있는 것’만 고정관념이라고 생각하는데 ‘확실하게 아는 것’도 고정관념이다. 세상에 ‘정답’이란 건 없다. 한 가지 문제에는 무수한 ‘해답’이 있을 뿐, 평생 그 해답을 찾기도 힘든데, 나만 옳고 나머지는 다 틀린 ‘정답’이라니…. 이건 군사독재가 만든 악습이다. 박정희 이전엔 ‘정답’이란 말을 안 썼다. 모든 ‘옳다’는 소리에는 반드시 잘못이 있다. 햇빛이 있으면 그늘이 있듯이, 옳은 소리에는 반드시 오류가 있는 법이다.”

“사업을 해보니까… 돈 버는 게 정말 위험한 일이더라. 사람들이 잘 모르는데, ‘돈 쓰는 재미’보다 몇천 배 강한 게 ‘돈 버는 재미’다. 돈 버는 일을 하다 보면 어떻게 하면 돈이 더 벌릴지 자꾸 보인다. 그 매력이 어찌나 강한지, 아무도 거기서 빠져나올 수가 없다. 어떤 이유로든 사업을 하게 되면 자꾸 끌려드는 거지. 정의고 나발이고, 삶의 목적도 다 부수적이 된다. 중독이라고 하면, 나쁜 거라는 의식이라도 있지. 이건 중독도 아니고 그냥 ‘신앙’이 된다. 돈 버는 게 신앙이 되고 권력이, 명예가 신앙이 된다.”(2014.1.3. 한겨레 이진순의 열림)

“돈이란…다른 존재하고는 좀 달라요. 밥은 한 그릇 먹으면 두 그릇째는 영 맛이 없어요. 잘 못 먹고 깨작깨작해요. 더구나 세 그릇째 되면 더하겠죠. 그런데 돈은 하나 덩어리에서 두 덩어리가 되고 두 덩어리가 세 덩어리 되면 점점 더 재미있어요. 대단한 마약이에요. 권력도 그럴 겁니다. 돈하고 권력이 대단히 닮아 있는데요. 이것들은 암만 많아도 물리지를 않아요. 많을수록 더 매력이 있고 더 마력이 생깁니다. 돈은…필요할 뿐이지 그게 좋은 것일 수는 없어요. 왜? 내가 가지면 남은 못 갖는 성질이라서 남과 함께하지 못해. 내가 가지면 남은 없어. 그런 성질을 어떻게든지 함께 공유로 가야지 이걸 혼자 벌기 시작한 게 자본주의 아닙니까? 그 경쟁에 이기는 거고 그 교육을 하고 있고. 똑똑해져라, 똑똑해져라, 공부 잘해라 하는 부모님의 말씀이 ‘남한테 나 찍어누르고 너 다 가져라’ 소리거든. 권력이나 돈이나 똑같지.”(2019.1.4.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22년 4월 1일 금요일

지금은 곤란하니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국가총동원법(國家總動員法, National Mobilization Law)은 1938년 4월1일에 공포하고 5월5일부터 시행한 일본제국의 전시통제법이다. 1937년 7월 중일전쟁을 도발한 일제가 제국을 전시 총동원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법제적 뒷받침으로 제정한 이 법은 일제의 식민지였던 조선(5월10일), 대만, 만주국에도 적용되었다.

국가총동원법 제1조에서 “국가총동원이란 전시(전시에 준할 경우도 포함)에 국방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국가의 전력을 가장 유효하게 발휘하도록 인적 및 물적 자원을 운용하는 것을 말한다.”라고 밝혔듯이 본토와 식민지에서 모든 물자·산업·인원·단체·근로조건·생산·유통구조·출판·문화·교육에 이르기까지 통제·징발·징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4조에서 “정부는 전시에 국가총동원상 필요할 때는 칙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제국신민을 징용하여 총동원 업무에 종사하게 할 수 있다.”라고 하여 인력수탈과 강제동원의 근거를 마련했다. 1938년 총독부의 종용 하에 동아일보 김성수, 조선일보 방응모, 이화여전의 김활란(아마기 가츠) 등이 1938년 7월7일 결성한 국민정신총동원조선연맹은 1939년 7월에 공포된 국민징용령에 맞춰 조선인 강제징용과 위안부 모집 등에 앞장섰다. 이렇게 식민지 조선은 일제의 병참기지가 되고, 황국신민의 일원으로 강제징용, 징병, 강제연행 위안부 등의 인적 수탈을 당하면서 본격적으로 민족말살과 전시체제의 수렁에 빠져들게 된다.

유사시 일본군을 한반도에 들일 수도 있다(2022.2.25 중앙선관위 주관 2차 대선 후보 TV 토론)는 역사인식에도 투표자 다수가 굥본부장에 표를 줘버렸다. “지금은 곤란하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 우리는 우리의 일을 수행할 테지만 이래저래 앞으로의 5년이 소름 끼친다.

[위]故 김순덕(1921∼2004) 할머니 그림 「끌겨감」.  [아래]강제징용(强制徵用)은 강제노역(Forced labour)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