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22일 목요일

단심(丹心)의 슬픔

단재 신채호 순국 88주기를 맞아 낭성귀래 묘소에서 참배하고 옛일을 생각했다.

추모식장 단재 영정 우편의 용산발 화환이 강점의 그날처럼 부끄러웠다.

△我와 非我의 투쟁 사관 △묘청의 조선역사상 일천년래 제일대사건 △상고사 연구 △낭가사상 △조선혁명선언 기초로 상징되는 쓸쓸한 아나키스트의 한 조각 붉은 삶(丹生)에 나는 겨울비처럼 서러워졌다.

짧지만 강렬했던 박자혜와의 보랏빛 신혼은 소나기처럼 지나갔다.

님은 역사를 이어 잇겠다 했건만 우리는 여직 바다를, 반도를 잇지 못하고 있으니…

2024년 2월 14일 수요일

연필로 사람을 빚으사

3년간 농사지은 것 추수하는 날이다. 팬데믹으로 수년간 중단됐던 통합 졸업식에 함께했다.
평생소원이었던 졸업장을 받게 돼 기쁘지만, 오늘 졸업식을 하고 교실을 떠나는게 너무 아쉽다는 정감 넘치는 분들… 이제는 간판도 보이고 버스노선도 알고 영어·수학도 배우고 소풍도 가보고 운동회도 뛰어보고 사극도 이해하고 동사무소에도 당당하게 들어가고 손주와 문자도 주고받게 됐다며 기뻐하는 늦깎이분들께 바람은 언제나 뒤에서 불기를…
응어리진 배움에의 恨을 눌러 또박또박 힘주어 써내려간 연필 글씨를 잊지 않겠습니다. 훗날 “아, 그때 그 선생이 있었지”하면서 저의 모습도 기억해 주세요~

2023학년도 초등·중학 학력인정 문해교육 졸업식, 한국여성생활연구원

졸업생 한 분이 선물해 준 키링 마스코트… 손수 만든 검정·빨강·파랑 부엉이 한쌍이 들어 있다. 4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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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청 제13회 초등·중학 문해교육 졸업식 성료
52개 설치·지정기관에서 566명이 학력인정서 받아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은 13일(화) 오후 2시, 서초구 방배동 교육연수원 우면관에서 2023학년도 초등·중학과정 학력인정 문해교육 졸업식을 열었다.

브라스밴드의 식전공연으로 시작한 졸업식은 ▲개회 ▲내빈소개 ▲학력인정서 수여 및 표창장 시상 ▲격려사 및 축사 ▲동영상 상영 ▲시낭송 ▲송사와 답사 ▲폐회 순으로 진행됐다.

13일 열린 2023학년도 제13회 문해교육 졸업식에서 브라스밴드가 「님과 함께」 등의 노래를 연주하며 축하공연을 펼치고 있다.

오아사자(영등포평생학습관) 졸업생이 2023년도 성인문해교육시화전에서 국회 교육위원장상을 수상한 자작시 「글자가 보이네」를 낭송했다.
이어서 이애순(서현학교) 재학생의 송사와 김봉수(마포평생학습관) 졸업생의 답사가 낭독되었다.

13일 열린 2023학년도 제13회 문해교육 졸업식에서 김봉수(마포평생학습관) 학습자가 졸업생을 대표하여 답사를 하고 있다.

문해 졸업생들은 서울시교육청이 마련한 가운과 학사모를 착용하고 행사장 포토존에서 사진 촬영을 하며 가족과 선생님의 축하를 받았다.

이날 졸업식을 통해 ▲초등학력 428명(51개 운영기관 중 3단계 운영 중인 40개 기관) ▲중학학력 138명(18개 운영기관 중 3단계 운영 중인 12개 기관) 등 총 566명이 학력인정서(졸업장)를 받았다.

조희연 교육감은 격려사를 통해 “오늘 졸업식은 교육청의 다른 행사와 달리 어려운 여건에서도 배움에의 열정과 업적을 성취한 분들에게 특별히 더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존경의 마음을 전해드리는 자리”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지금의 우리나라를 일으켜 세운 ‘시대의 산증인’인 분들이 계속해서 ‘공부버릇’을 이어가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초·중 학력인정 문해교육’은 저학력·비문해 성인들에게 글자를 읽고 쓸 수 있는 능력뿐 아니라 생활문해 능력을 갖추게 하고, 학력취득의 기회를 제공하여 제2의 교육기회를 가지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은 지난 2011년 전국 시·도교육청 중 최초로 ‘초·중 학력인정 문해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시작해 2023년 올해 566명을 더하여 총 8,175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13일 열린 2023학년도 제13회 문해교육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이 3년간 학업의 성과인 학력인정서를 펼쳐보이고 있다.

2024년 2월 12일 월요일

진지한 고백展 ― 장욱진

막바지로 장욱진 회고전을 관람했다.
나무木와 새, 해와 상현달, 樹下와 月下, 물고기와 물고기뼈, 어부와 물가, 사찰과 팔상도, 소와 동산, 마을과 단칸방, 여인과 眞眞妙 그리고 무제…
직설적인 직지인심(直指人心) 붓놀림이 따스하고 부드러워 그의 길 끝자락엔 아이도 아내도 가족도 다 있었다.
허나 우리네 가는 길에 늘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속삭이지 않을 것을 믿는다. 나날이 좋을 한 가닥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을 수고로이 삼길 수밖에. 이러매 촉촉한 망울, 내게 아직 남았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