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25일 수요일

왕십리 노점상 김종분 어머니

김종분 어머니는 화성댁(1938)이다. 1962년 인천으로 시집 가고, 1967년 왕십리로 이사했다. 1988년 사별 후 행당시장 앞(왕십리역 11번출구)에서 노점을 시작했다. 1991년 5월25일(土) 오후 5시20분, 백골단의 토끼몰이식 과잉진압으로 둘째딸 김귀정(성균관대·26세)을 충무로 길 위에서 잃었다. 지난해 김귀정 열사 30주기 추모 다큐멘터리 「왕십리 김종분」(감독 김진열)에 출연했다.

여든다섯 김종분 어머니는 2022년 현재도 파를 다듬고 옥수수 삶고 가래떡 구우며 지방자치단체(구청)에 임대료(벌금)를 내는 특수 자영업자로, 먼저 간 딸이 꿈꾸던 세상을 상상하며 행당시장 앞 거리를 지키고 있다.

충무로 대한극정 건너편 인도에 설치된 ‘김귀정 사망현장’ 동판. “1991.05.25. 성균관대학생 김귀정이 민주화 시위 중 경찰 과잉진압으로 숨진 자리”라고 새겨져 있다. ― 1991년 4월 등록금인상 반대시위에 참여했던 명지대학생 강경대가 경찰병력의 집단구타로 숨을 거두면서 대학가에는 노태우 폭력정권 퇴진을 외치는 학생들의 분신이 이어졌다. 5월4일 전국 주요 도시에서 ‘백골단 전경 해체와 공안통치 종식을 위한 범국민대회’가 열렸고, 5월25일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 부근에서 사복체포조라 불리는 시위진압부대 백골단은 사과탄(최루탄의 일종)을 던지며 제3차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학생·시민 시위대를 구타하며 강제 해산시키고 있었다. 전경이 물러간 후 성균관대 3학년 김귀정은 대한극장 건너편 골목 안쪽에서 엎드려 쓰러진 채 발견됐다. 한겨레신문사 취재차량으로 백병원 응급실로 옮겼지만 이미 숨진 뒤였다.


2022년 5월 23일 월요일

종로마을N 주최 제4기 기자아카데미 수강생 모집

(협)마을대학종로(이사장 정숙연)가 운영하는 풀뿌리 지역언론 종로마을N(www.jongno-mn.com)은 지역의 주민기자 양성을 위한 「제4기 주민기자 양성 아카데미」 수강생을 모집한다.

올해 4회차를 맞는 종로마을N 기자 아카데미는 종로구 거주자 및 생활권자, 종로에 관심있는 시민을 대상으로 6월7일부터 7월26일 사이 매주 화요일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도심권 50플러스센터(돈의동 68, 종로3가역 ③번출구) 2층 배움터에서 총 8회에 걸쳐 운영한다.

양성교육 주제는 △마을미디어의 역할 △취재와 기사작성 △종로 스토리텔링화 △사진 촬영과 편집 △동영상 촬영과 편집 △유튜브 활용 등이다.

6회차 이상 수강하고 종로와 관련한 1건의 기사를 작성한 수강생에게는 수료증을 발급하고 주민기자로 위촉한다.

모집기간은 오는 6월6일(月)까지며 선착순 15명을 접수한다. 교육비는 무료이다.
수강을 희망하는 사람은 구글 폼(http://forms.gle/s2PC55dFyQXHHZVF6)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종로마을N 당현준 편집장은 “마을공동체를 형성하고 소통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주민이 스스로 마을 소식을 나누고 관련 의제를 공론화하는 것”이라면서 “이번 주민기자 양성 아카데미가 지역 주민이 지역 현안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문의: ☎02-6271-2900, E-mail. jongnomn@gmail.com

종로마을N 제4기 기자아카데미 웹자보 (디자인=마을대학종로 윤재영 조합원)


2022년 5월 22일 일요일

부엉이는 죽으려는 사람의 이름을 부른다네

노통의 13주기를 추모하는 「바람이 분다」展에 다녀왔다. 작가 36人의 노무현 추모작품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사람사는 세상”은 요원하기만 하다.
크와키우틀族이 아니더라도 언젠가 부엉이가 내 이름도 부를 것이다. 그때가 오면 선선히 순명할 수 있을까. 부끄럼 없이 별을 노래하며 주어진 길을 걸어왔노라 告할 수 있을까.


노무현 서거 13주기 추모전시, 「사람사는 세상」展 “바람이 분다”, 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 1층

「하나 둘 셋 김치~」, 이하 作, 140×172㎝

「부엉이가 내 이름을 불렀네」 M.크레이븐 지음, 김정 옮김, 성바오로출판사(1985)

facebook_@Rona, 부엉 부엉새가 우는 밤, 부엉 춥다고서 우는데.


2022년 5월 17일 화요일

오월에 남겨진 너의 목소리

1980년 5월18일 0시를 기해 비상계엄이 전국으로 확대되고, 7공수여단 병력이 전북 이리(익산)에서 전남 광주로 이동했다. 전남대에 투입된 7공수 33대대의 전남대학생 구타를 기점으로 빛고을은 신군부가 작명한 ‘광주사태’라는 이름의 역사를 써내려간다.

피의 일요일, ㅇㅇㅍ… 눈물 나는 날이다.

𝄾어디선가 날 부르는 목소리에 돌아보면
♬보이는 건 쓸쓸한 거리, 불어오는 바람뿐인데.
𝄾바람결에 휘날리는 머리카락 쓸어올리며
♬가던 걸음 멈추어 서서 또 뒤를 돌아다보네.
𝄾어두운 밤 함께하던 젊은 소리가 허공에 흩어져 가고
𝄾아침이 올 때까지 노래하자던 내 친구 어디로 갔나.
♬머물다 간 순간들, 남겨진 너의 그 목소리
♬오월의 햇살 가득한 날, 우리 마음 따스하리.


2022년 5월 14일 토요일

망월의 빛고을

5·18민중항쟁 42주년을 맞아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가 진행한 “민족위랑 광주가자” 일정을 마치고 귀경하는 버스 안이다.

몇 해 전 ‘로맨틱 키스’라고 해서 “키스를 글로 배웠습니다.”란 네이트 카피가 유행한 적이 있다. 내가 그랬다. 교과서와 인문사회 서적과 영상물로만 5·18을 추체험했다.

오늘 처음 광주순례를 통하고서야 비로소 망월묘역과 금남로 현장의 응어리진 바람을 느끼며 파괴당한 그럼으로써 불멸의 이름을 획득한 오월의 사자들에 오롯이 감정이입하게 됐다.

우리의 유산은 이력서에 뭘 써넣거나 은행 계좌에 돈이 얼마나 많은가가 아니라 우리의 삶이 얼마나 행운이며 뭘 남길 수 있는지를 아는 것이다. 한 사람의 삶 전체가 누군가의 마음에 불씨가 될 때 그의 삶은 의미를 가진다. 하여 이 땅에 사는 동안 최선을 다하도록 하자.

2022년 5월 13일 금요일

반지성인

굥本夫丈의 취임사를 뒤늦게 읽어봤는데, ‘자유’란 단어를 무려 35번이나 호출했더군. ‘박애’는 1회, 가장 기본적인 전제인 ‘평등’(헌법 제11조)은 아예 언급조차 없고.
지성(知性)주의 또는 주지(主知)주의, 이성(理性)주의 하면 연역법이라든가 토마스 아퀴나스의 앎의 제1원리, 데카르트의 방법적 회의(懷疑), 스피노자의 필연론 등을 떠올리게 되는데…
부처님 백호(白毫)라도 되는 양 흰털 갖다 붙이고 손바닥 王자 쓰고 생소 가죽 벗기기에 마른 대구포 휘두르고 死동심결 매듭에 도화(桃花) 파지하는 가장 反지성적인 무리가 민주주의 위기를 말하고 지성주의를 云云하는 모순이라니. 


2022년 5월 10일 화요일

다시 동학정신으로

동학농민혁명은 1892~1893년 교조신원운동과 1893년 11월 사발통문(沙鉢通文) 거사계획을 거쳐, 1894년(고종31) 1월10일 고부군수 조병갑(趙秉甲)을 몰아내고 수탈의 상징인 만석보(萬石洑)를 허무는 고부(古阜)농민봉기로 출발했다. 농민군은 3월20일의 무장(茂長)봉기와 25일의 백산(白山)봉기를 거쳐 4월7일 황토현에서 전라감영군을 격파했다. 2019년 문재인 정부는 황토현 전승일을 양력으로 환산한 5월11일을 동학농민혁명 기념일로 지정했다.

혁명 당시 농민들은 폐정개혁안 12조를 통해 사회체제의 모순과 지방관리의 탐학, 봉건적 수탈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으며, 단순한 폐단의 시정을 넘어 우선 안으로는 신분제 타파(제5조·6조)와 평등한 사회건설(제9조·12조)을 요구했고, 밖으로는 외세척결(제10조)과 자주국가건설을 강조하여 혁명의 反봉건·反침략적 성격을 분명히 하였다.

2019년 5월 11~12일,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 제정을 환영하며 동학실천시민행동이 준비한 버스에 탑승해 제52회 황토현동학농민혁명기념제(동학농민혁명 125주년)에 함께했었다. 불과 3년 전의 일인데, 아득히 먼 과거로만 느껴진다. 하지만 이대로 삼백예순날 하냥 섭섭해 울 수만은 없지. 한국판 앙시앵 레짐(ancien régime)을 넘어서기 위해 또 한편으론 험난한 시대에 협력하고 공존하기 위해서는 병든 나무처럼 생명을 부대끼며 어떤 사유와 실천이 필요한지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방황해야 할까. 바람만이 아는 대답이어서는 안 되겠다. 

5월11일(土)… 제52회 황토현동학농민혁명기념제 기념식, 황토현에서 울리는 511인의 함성, 제9회 동학농민혁명대상 시상식, 동학농민혁명 UCC 수상작 시상식, 정읍 무형문화제 발표회, 정읍 방문의 해맞이 수제천 보존회 공연, 특별기획공연-갑오백성

5월11일(土) 저녁… 집행부가 진행한 제5회 新만민공동회를 통해 ①한강하구 중립수역 평화정착 ②동학혁명과 3·1혁명 역사순례길 조성 ③바른먹거리로 건강한 세상 만들기 ④에너지 자주·독립을 위한 시민참여 ⑤SNS 민주주의 및 소통문화 혁신 ⑥촛불혁명 계승·발전을 위한 기록 ⑦노동현안 해결을 위한 노동계-시민사회 연대 ⑧일제잔재, 친일적폐 완전청산 등의 다양한 의제를 논의하고 결의했다. but, 후속행동은 얼마나 이루어졌는지 성찰해 볼 일이다.

5월12일(日) 낮… 무명동학농민군위령제에서 김익완 사부님은 ‘이 시대 진정한 농민군의 사발통문’에 평소 소신대로 “자주 평화 통일”을 써넣으셨다.

이젠 막걸리 한잔으로 감싸주시던 사부님도 안 계시고, 민주정권도 잃어버리고, 평화정착과 통일의 길은 요원하기만 하고… 소중한 무언가가 자꾸 내 곁을 떠나간다. 일모도원(日暮途遠)… 날은 저물고 바람은 거세게 불어오는데 어디로 가야 하나ㅠㅠ 그럼에도 여기서가 끝이 아님을 기쁨처럼 알아 날마다 또 다른 꿈을 꾸겠다.


2022년 5월 9일 월요일

굥리와 사상

제6과장,, 말뚝이 빙의. 쉬이~~ 물렀거라. 굥본부장이 취임하신다아!
연음법칙을 적용해 ‘윤서결’로 발음해야 하지만, 본인도 언론도 ‘윤성녈’을 선호한다. 안물안궁이다. 내겐 그저 굥本夫丈일 뿐이니…

“망자(亡者)의 관 위에는 열다섯 사람. 얼씨구 좋다. 럼주를 마시자!”
“Fifteen men on the dead men’s chest. ― Yo-ho-ho, and a bottle of rum!”
럼(RUM)은 카리브제도 국가들의 술이니 나는 우리나라 술 막걸리를 마시자.
눈물 나는 날이다. 


2022년 5월 7일 토요일

팔도강산국악예술단 취타대 일일기수

엊그제 100주년 어린이날… 황철릭에 남(藍)색 요대(腰帶) 두르고, 꿩깃 꽂은 황초립 비껴 쓰고, 검정색 지퍼 목화(木靴)를 신고 호기롭게 대타로 나선 취타대 기수(旗手) 역할… 바람은 소슬 불지, 깃봉은 플라타너스 가지와 전기줄에 수시로 걸리지, 깃대 연결부는 헐렁하지, 초립은 등 뒤로 넘어가지, 신발은 작지… 색다른 경험이었지만, 돈화문로―율곡로―삼일대로 1시간 행진 내내 팔 후달려 뒤집히는 줄 알았음.

종로와룡대취타보존회, 돈화문로 거리퍼레이드(돈화문 & 운현궁)


2022년 5월 4일 수요일

TA-312/PT Telephones

애들이 한때 노는 홀짝 동전따먹기 짤짤이와 미제 야전 전술용 자석식 전화기 TA-312도 구분 못하는 멍충이들…

TA-312/PT 자석식 야전 전화기. 야전선으로 연결해 손잡이를 돌리면 딸딸딸 소리가 나고, 받는 쪽에서도 따라락 비슷한 소리가 나기에 속칭 ‘딸딸이’로 불렀다. 후임병에게 한쪽 전선을 잡게 하고 손잡이를 돌려 전기충격을 먹이는 못돼먹은 가혹행위를 즐기는 선임들이 있었지.

Poľný telefónny prístroj Tacticom TA-312/PT Telephones. TA 뒤에 넘버가 512면 개량형이라는데, 요즘 軍에서도 이런 구닥다리 통신장비를 사용하는지는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