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10일 화요일

다시 동학정신으로

동학농민혁명은 1892~1893년 교조신원운동과 1893년 11월 사발통문(沙鉢通文) 거사계획을 거쳐, 1894년(고종31) 1월10일 고부군수 조병갑(趙秉甲)을 몰아내고 수탈의 상징인 만석보(萬石洑)를 허무는 고부(古阜)농민봉기로 출발했다. 농민군은 3월20일의 무장(茂長)봉기와 25일의 백산(白山)봉기를 거쳐 4월7일 황토현에서 전라감영군을 격파했다. 2019년 문재인 정부는 황토현 전승일을 양력으로 환산한 5월11일을 동학농민혁명 기념일로 지정했다.

혁명 당시 농민들은 폐정개혁안 12조를 통해 사회체제의 모순과 지방관리의 탐학, 봉건적 수탈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으며, 단순한 폐단의 시정을 넘어 우선 안으로는 신분제 타파(제5조·6조)와 평등한 사회건설(제9조·12조)을 요구했고, 밖으로는 외세척결(제10조)과 자주국가건설을 강조하여 혁명의 反봉건·反침략적 성격을 분명히 하였다.

2019년 5월 11~12일,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 제정을 환영하며 동학실천시민행동이 준비한 버스에 탑승해 제52회 황토현동학농민혁명기념제(동학농민혁명 125주년)에 함께했었다. 불과 3년 전의 일인데, 아득히 먼 과거로만 느껴진다. 하지만 이대로 삼백예순날 하냥 섭섭해 울 수만은 없지. 한국판 앙시앵 레짐(ancien régime)을 넘어서기 위해 또 한편으론 험난한 시대에 협력하고 공존하기 위해서는 병든 나무처럼 생명을 부대끼며 어떤 사유와 실천이 필요한지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방황해야 할까. 바람만이 아는 대답이어서는 안 되겠다. 

5월11일(土)… 제52회 황토현동학농민혁명기념제 기념식, 황토현에서 울리는 511인의 함성, 제9회 동학농민혁명대상 시상식, 동학농민혁명 UCC 수상작 시상식, 정읍 무형문화제 발표회, 정읍 방문의 해맞이 수제천 보존회 공연, 특별기획공연-갑오백성

5월11일(土) 저녁… 집행부가 진행한 제5회 新만민공동회를 통해 ①한강하구 중립수역 평화정착 ②동학혁명과 3·1혁명 역사순례길 조성 ③바른먹거리로 건강한 세상 만들기 ④에너지 자주·독립을 위한 시민참여 ⑤SNS 민주주의 및 소통문화 혁신 ⑥촛불혁명 계승·발전을 위한 기록 ⑦노동현안 해결을 위한 노동계-시민사회 연대 ⑧일제잔재, 친일적폐 완전청산 등의 다양한 의제를 논의하고 결의했다. but, 후속행동은 얼마나 이루어졌는지 성찰해 볼 일이다.

5월12일(日) 낮… 무명동학농민군위령제에서 김익완 사부님은 ‘이 시대 진정한 농민군의 사발통문’에 평소 소신대로 “자주 평화 통일”을 써넣으셨다.

이젠 막걸리 한잔으로 감싸주시던 사부님도 안 계시고, 민주정권도 잃어버리고, 평화정착과 통일의 길은 요원하기만 하고… 소중한 무언가가 자꾸 내 곁을 떠나간다. 일모도원(日暮途遠)… 날은 저물고 바람은 거세게 불어오는데 어디로 가야 하나ㅠㅠ 그럼에도 여기서가 끝이 아님을 기쁨처럼 알아 날마다 또 다른 꿈을 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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