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31일 토요일

연탄 한 장



연탄 한 장

안도현 시 / 안치환 노래

C G/B F Am
삶이란 나 아닌 다른 이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F Em Am F G Am
방구들 싸늘해지는 가을녘에서 이듬해 봄 눈 녹을 때까지
G /F C F G Am
해야할 일이 그 무엇인가를 분명히 알고 있다는 듯이
G Em Am F G
제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C G Am F G
온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히 남는 게 두려워
E Am F G C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려하지 못했나보다
F G C G Am F G C
하지만 삶이란 나를 산산히 으깨는 일 눈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아침에
E Am F G C
나 아닌 다른 이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나는 만들고 싶다


연탄 한 장

안 도 현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들선들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을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 몸으로 사랑하고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나는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2011년 12월 26일 월요일

스테파노티스 플로리분다

예수 그리스도의 성탄일은 12월 25일.
그리스도교 최초의 순교자 성 스테파노의 축일은 12월 26일. 단 하루 차이…
내 세례명과 비슷한 이름의 꽃이 있다는 것을 알고, 한번 키워보려고 벼르다가 몇년이 훌쩍 지나버렸다. 내년 봄에는 꼭 한번 그 향기를 맡아보고 싶다.

원예식물 - 스테파노티스 플로리분다 (마다가스카르 쟈스민)
Stephanotis floribunda

스테파노티스 플로리분다의 모양과 향기는 쟈스민과 비슷하다. 잎은 크며 다육질이다. 하얀색 꽃이 4~6월에 피며 강한 냄새를 뿜는다. 화분, 코르사주, 부케 등에 이용된다. 배수가 좋은 흙을 사용하고 화분에 재배한다. 겨울에는 온도를 8~10℃로 유지해야 잘 자란다. 번식은 꺾꽂이로 한다. 플로리분다(Flonbunda)는 ‘꽃이 많다’는 의미로 꽃이 지속적으로 아름답게 피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과    명 : 박주가리과 (Asclepiadaceae)
속    명 : 스테파노티스 (Stephanotis)
영    명 : Madagascar Jasmine, Waxflower, Hawaiian Wedding Flower
원산지 : 마다가스카르, 말레이시아

  특    성

덩굴성으로 지주를 감고 올라간다. 봄부터 여름에 걸쳐 순백색의 꽃이 피며 향기가 좋다. 옛부터 마다가스칼 자스민이란 이름으로 통하지만 이것은 자스민속과는 전혀 인연이 없는 박주가리과의 식물이다. 꽃은 절화로서도 사용되고 코사지 등의 용도로도 사용된다. 유럽에서는 신부의 꽃다발로 많이 사용된다.

  재배법

1 _ 광과 온도
햇빛을 잘 받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8~10℃에서 월동이 가능하지만 겨울철 재배온도는 15℃ 이상을 유지해야 생육을 계속한다.
정확한 개화 생리가 알려진 것은 아니지만 생육이 계속 이루어져야 꽃눈이 생긴다고 흔히 알려져 있다. 비슷한 예로 호야는 14마디 이상 생장을 계속한 후에 비로소 꽃이 생긴다.

스테파노티스(S. florivunda)의 꽃눈분화와 발달에 대한 최근의 실험 결과를 보면, 꽃눈분화는 주·야 온도 23℃, 18℃에서 촉진되고 33℃, 28℃의 온도에서 억제된다. 분화한 꽃눈의 발달에는 고온(33℃, 28℃)이 촉진적으로 작용한다. 또한 온도가 낮을 때에는 단일에서 꽃눈발달이 매우 늦고 장일에서는 빠르다.
따라서 꽃눈분화 이후는 특히 광을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식물의 밑부분까지 빛이 잘 들도록 관리해야 꽃이 잘 핀다. 5월 상순경의 급격한 온도상승에 의해 낙뢰가 일어날 수도 있다.

2 _ 시    비
밑거름은 월 1회 준다.

3 _ 물관리
생육기에는 용토의 표면이 마르면 관수하고, 저온기에는 관수량을 줄인다. 고온건조에는 자주 분무하여 공중습도를 유지하여 준다.

4 _ 번    식
삽목으로 번식하는데 마디 사이가 짧은 덩굴 기부의 마디는 액아(겨드랑이눈)가 발생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삽수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뿌리내림도 쉽지 않은 종류에 속하므로 발근 촉진제를 처리한다.
또한 4㎝ × 4㎝ 연결포트에 삽목하면 이식할 때 뿌리의 손상을 줄일 수 있다. 연결포트를 사용할 때의 삽목용토는 [암면(Rock Wool)가루+퍼라이트+피트]가 좋다.
꺾꽂이는 5~7월이 적기이다. 10~4월은 실내의 양지바른 곳에 두며 5~9월은 밖에 내놓아 한여름에는 가볍게 해가림을 해준다. 덩굴은 덩굴자스민만큼 자라지 않으며 모양새가 흐트러지면 5~7월에 바싹 잘라 옮겨 심는다.

5 _ 기타 관리
덩굴성이므로 지주를 세워 유인하는데 유인시기가 늦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지주는 직경 1.6㎜, 길이 90㎝ 정도의 철사를 사용한다. 눈이 자라는 쪽에다 철사를 세워 줄기가 철사보다 5㎝ 정도 더 나왔을 때 철사를 반대 방향으로 U자형으로 구부려 꽂는다.
두번째도 첫번째와 같은 방법으로 유인하고 구부리며 첫번째 철사로 줄기가 다시 신장했을 때 눈을 따서 신장을 정지시킨다. 그 밖의 손질은 덩굴 자스민에 준한다.

6 _ 병충해
마다가스카르 자스민은 진딧물이나 깍지벌레가 생기기 쉬우며, 이런 해충이 발생하면 생육이 쇠약해져 벌레의 분비물이 곰팡이가 되어 검댕이 붙은 것 같은 그을음병에 걸린다. 깍지벌레는 한번 제거하면 다시 붙지 않으므로 어느 것이나 빨리 찾아내어 문질러 떨군다.

7 _ 출    하
출하적기는 꽃이 피기 시작할 때이며(개화직전 봉오리 상태), 유통 중에는 밝은 간접광에서 관리한다. 15℃ 이상에서 관수와 분무를 자주 한다(특히 개화기 동안). 겨울에 적당히 관수하면 새로운 꽃눈의 형성에 유리하다.

2011년 12월 22일 목요일

시험이 끝나면 그뿐

학사일정이 괴상한 한 학교 때문에 이번 주에야 기말고사가 마감됐다.
학교에서는 시험 후 각 과목의 정답과 채점기준을 학교 홈페이지에 올린다.

한 녀석이 공통점과 차이점을 기술하라는 5점짜리 서술형 문제의 답변에 공통점을 명확히 썼는데도 부분 점수 하나 없이 5점이 다 날라갔다고 하소연하길래, 서술형 채점 기준을 파악해 보려고 M중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았다. 헌데, 이럴 수가! 헐~ 3일이 지났는데 아직까지도 정답 파일이 올라오지 않은 상태. 이 학교 정말 게으르다. 늘 이런 식이다.

이번에는 지지난주에 기말시험이 종료된 D중학교에 들어가 봤다.
1학년 전체 학생이 300명이 조금 넘는데 정답 파일 게시물에 대한 조회수가 겨우 50여 회 정도이다.
그러니까 83%에 해당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정답을 찾아보지 않았고, 따라서 채점도 하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친구와 함께 열어 보았다고 해도 곱하기 2, 곱하기 3하면 100~200명만 확인을 했다는 얘기.
하기사 졸업을 앞두고도 자기 학교 아이디조차 아직 만들지 않은 녀석들도 태반이니… 할 말이 없지.
대한민국 교육의 슬픈 현실 아닌가.

2011년 12월 17일 토요일

(A)에 해당하는 대통령을 쓰시오. (2점)

서울시가 아닌 경기도 구리시 교문동에 있는 ‘서울 삼육중학교’…
‘한국 삼육중학교’라는 학교도 있는데, 여긴 서울시 공릉동에 위치해 있다.
그밖에도 광주시와 대전시, 원주시 등에도 동일한 이름의 중학교가 있는거 같다.
삼육이라면 뭔가 3가지를 육성한다는 의미겠지.
하여간 요 며칠 사이… 이 서울삼육중학교의 12월 13일에 치러진 3학년 2학기 기말고사 역사 문제를 이슈화한 좃선일보의 출제교사에 대한 신상털기와 그에 호응하는 수구꼴통들의 부창부수가 극성이다.
우선, 문제가 된 문제부터 살펴보자.

[서술형 5]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5점)

(A)은 교회장로입니다.
(A)은 대표적인 친미주의자입니다.
(A)은 친일파와 손잡았습니다.
(A)은 정적을 정치적 타살했다는 비난을 듣고 있습니다.
(A)은 북한을 자극해 결국 도발하도록 조장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사고 있습니다.
(A)은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니까 경찰을 앞세워서 가혹하게 탄압했습니다.
(A)은 그러다가 권좌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A)은 해외로 망명하더니 그곳에서 비극적인 최후를 맞게 됩니다.

- 2009.5.31. CBS라디오 시사자키 오프닝 중 -

5-1) 이 글에서 (A)에 해당하는 대통령을 쓰시오. (2점)

단답형 2점짜리 5-1 문제는 극히 단순하다. 여섯번째 항목까지는 복수의 정답이 나올 수 있겠으나, 일곱번째와 여덟번째 단서 때문에 정답은 분명해진다. 물론 김용민의 표현대로 ‘현재까지는’…이다.
3~4행만 읽고선 독자의 머리속에 꼼꼼하고 완벽하고 도덕적인 가카가 떠올려진다면 그건 누구의 잘못일까.
도둑이 제발 저린다고 했다.
지난 10.26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대의민주주의의 기본인 ‘투표’ 참여까지 방해하려고 꼼수를 부린 숭악한 세력들인데, 개신교 미션스쿨인 삼육중학교 당국과 구리남양주교육청이 움직이지 않을 수가 있겠나.
자기 일이 아니라고 함부로 “쫄지마, 씨바~!!”를 외친다면 미안한 일이지.
어떤 식으로든 시사적이고 창의적인 문제를 만들어 낸 서른 두살 젊은 선생님 하나 다치게 생겼구나.
그나저나 굵은 글씨로 밑줄쳐진 ‘반정부 시위’에 관한 3점짜리 5-2 문제도 내용이 뭔지 상당히 궁금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