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31일 토요일

연탄 한 장



연탄 한 장

안도현 시 / 안치환 노래

C G/B F Am
삶이란 나 아닌 다른 이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F Em Am F G Am
방구들 싸늘해지는 가을녘에서 이듬해 봄 눈 녹을 때까지
G /F C F G Am
해야할 일이 그 무엇인가를 분명히 알고 있다는 듯이
G Em Am F G
제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C G Am F G
온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히 남는 게 두려워
E Am F G C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려하지 못했나보다
F G C G Am F G C
하지만 삶이란 나를 산산히 으깨는 일 눈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아침에
E Am F G C
나 아닌 다른 이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나는 만들고 싶다


연탄 한 장

안 도 현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들선들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을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 몸으로 사랑하고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나는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댓글 1개:

  1. 원본은 2005-03-19 13:27:02 에 작성된 글임.
    위의 연탄 이미지는 당시에 '마음이 사무치면 꽃이 핀다(http://blog.empas.com/reddyes)'라는 엠파스 블로그 주인장 '지금은 새벽3시반'님의 승인하에 인용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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