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29일 목요일

더블유티오 WTO

WTO vs WTO vs WTO

더블유티오 하면 가정 먼저 떠오르는 것이 세계무역기구(WTO: World Trade Organization)이다.
1994년 4월 15일 모로코의 마라케시에서 세계 125개국 통상 대표가 7년 반 동안 진행해온 우루과이 라운드(UR: Uruguay Round) 협상에 종지부를 찍고 ‘마라케시 선언’을 공동으로 발표함으로써 1995년 1월 정식 출범하여, 1947년 이래 국제무역질서를 규율해 오던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General Agreement on Tariffs and Trade) 체제를 대신하게 되었다.
WTO 본부는 스위스 제네바에 있고, 최고의결기구는 총회이며 그 아래 상품교역위원회 등을 설치해 분쟁처리를 담당하고 있다.
WTO는 GATT에는 주어지지 않았던 국가 간의 분쟁조정, 관세인하 요구, 반덤핑규제 등 강력한 법적 권한과 구속력을 행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WTO 비준안 및 이행방안이 1994년 12월 16일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2번째 더블유티오는 바르샤바조약기구(WTO: Warsaw Treaty Organization)이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피폐해진 서유럽을 원조하기 위해 마셜플랜(유럽부흥계획)을 실행하는 동시에, 동유럽에 공산주의 세력을 확장하고 서유럽을 위협하는 소련에 대항하기 위하여 1949년 4월 4일 미국·영국·프랑스·벨기에·네덜란드·덴마크·이탈리아·룩셈부르크·노르웨이·아이슬란드·캐나다·포르투갈의 12개 국가로 나토 즉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를 창설했다. 1952년 2월 그리스와 터키, 1955년 5월 서독, 1982년 5월 스페인이 합류했다.
이에 소련도 1955년 5월 14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폴란드·동독·헝가리·루마니아·불가리아·알바니아·체코슬로바키아의 동구권 8개국이 참여하는 바르샤바조약기구를 체결하여 맞대응했다. 그러나 다극화가 진전되고 회원국들의 자주성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1968년 알바니아, 1990년 동독이 탈퇴한 뒤 1991년 7월 1일, 바르샤바 조약기구는 공식적으로 해체되었다.

3번째 더블유티오는 세계관광기구이다. 1925년 헤이그에서 설립돼 1975년 UN 산하기구로 재편되면서 명칭도 유엔세계관광기구(UN World Tourism Organization)로 변경되었다.
UNWTO는 세계 관광정책을 조정하고 회원국의 관광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통계자료 등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본부는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으며 2년마다 개최되는 총회와 사무국, 6개 지역위원회와 집행위원회로 조직돼 있다. 4년 임기의 사무총장은 연임이 가능하다.

2016년 9월 6일 화요일

무어의 불필요한 침공

DDP 맞은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13·14번 출구, 굿모닝시티 9층… 메가박스 동대문점은 처음이다. 오전에 2시간에 걸쳐 마이클 무어의 신작 「다음 침공은 어디?」(Where to invade next?) 시사회를 관람했다. 서울, 강원, 세종, 충북, 광주 교육감들이 늦게 입장하는 바람에 10분 넘게 지연 상영됐다.

1월 2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결코 이겨본 적이 없는 미군을 대신하여 마이클 무어(Michael Moore)가 성조기를 둘러메고 유럽 정복의 길에 나선다.
8주 유급휴가와 13번 월급이 보장된 이탈리아, 최고급 학교급식이 제공되는 프랑스, 숙제와 표준화된 시험이 없는 핀란드, 무상 대학교육의 슬로베니아, 침략의 과거사를 반성하는 독일, 마약에 대한 처벌 없는 무상의료 시스템의 포르투갈, 재소자의 사회복귀를 지원하여 최저 재범률을 기록 중인 노르웨이를 총성 없이 차례로 접수해 나간다.
스웨덴, 덴마크, 이란, 브라질, 르완다를 건너뛴 다음… 2011년 재스민 혁명 이후 무료 여성보건소와 낙태수술을 운영하는 여권신장의 튀니지, 세계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배출하고 이사회·의회의 절반이 여성인 양성평등의 나라 아이슬란드까지 수월하게 점령해 나가던 무어는 자신이 뺏었다고 생각하는 유럽 9개국의 이 모든 장점들의 발상과 원조는 기실 조국인 미국이었음을 문득 깨닫는다. 침공은 불필요했던 것이다. 미국은 이제라도 유실물센터에 들러 잃어버린 가치들을 찾아오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성별·인종·종교를 떠나 교육·의료 등의 분야에서 동등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것, 자기만이 모든 것을 다 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것, 여성의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것, 2008년의 리먼 브라더스가 리먼 시스터즈였다면 어찌 됐을까 등등…
기본적으로 미국과 미국인을 위한 영화지만, 생각해봐야 할 화두가 깊다. 영화를 보는 내내 모든 면에서 과거로 회귀하며, 사회안전망이 부재한 작금의 늙어버린 대한민국 현실과 자연스레 비교가 되어 한숨이 나왔다. 부조리한 상황에 아무렇지도 않다면 그건 잘못된 것이다. 우리에게도 아직 기회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