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3일 화요일

노락당… 아들이 왕이 되어 노자는 즐겁다

2021년 운현궁 2번째 한정판 입장권. 지난 7월의 노안당(老安堂)에 이어 8월에는 노락당(老樂堂) 전경이 인쇄됐다.

노락당은 여흥부대부인 민씨의 공간이다. 운현궁의 중심 건물답게 정면 10칸, 측면 3칸의 큰 규모를 자랑한다. 무엇보다 중앙의 대청을 중심으로 동서 양측으로 2개씩의 온돌방을, 앞뒤로는 퇴간을 두어 궁궐 내전의 평면구성과 맥을 같이 한다.

기둥머리 부분은 익공과 창방이 십자로 짜인 사괘 맞춤 형식이다. 그 위에 주두가 놓이고 퇴량이 얹히는 초익공 양식의 공포가 짜여 있는데, 현재 운현궁 내에서는 노락당에만 공포가 구성돼 있어 가장 높은 위계를 드러낸다.

동쪽 부엌(상부다락) 뒤편으로 흥선의 적장손 이준용의 저택이었던 양관(洋館)이 보인다. 예전에는 양관으로 연결됐던 복도각이 있었다고 한다. 양관은 2016~2017년 빅히트했던 tvN 드라마 「도깨비」에서 도깨비(공유 분)와 저승사자(이동욱 분)가 거주하는 집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노락당의 편액 글씨는 추사 김정희의 의발을 전수받은 제자로 칭해지는 무인 신관호(申觀浩 1810~1888, 이후 신헌申櫶으로 개명)가 썼다.

‘노락당(老樂堂)’을 “아들이 왕이 되어 노자(老子, 흥선대원군 본인)는 즐겁다”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1866년(고종3) 병인년 3월에 열다섯 이명복은 노락당에서 열여섯 민자영과 친영례(親迎禮, 신랑이 신부의 집에 가서 신부를 데리고 신랑의 집으로 온 다음에 올리는 예식)를 거행했다.

병인년 정월에 병인박해가 시작됐고, 그 반동으로 11월에 병인양요가 일어났다. 같은해 7월에는 통상을 요구하며 행패를 부리던 미국 상선 제너럴셔먼(General Sherman)號가 소각됐다. 그야말로 격동의 시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