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 28일 토요일

어제는 동생 생일이었습니다.

어제는 동생 생일이었습니다.
항상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
동생들과 함께 둘러앉아 따뜻한 밥 한끼 먹어본 게 언제인가 싶습니다.
친구들과 술 한잔 할 시간은 있어도
정작 옆자리의 소중한 사람을 챙겨줄 마음의 여유가 부족한 지금…
정말 미안할 따름입니다.
이미 가을 내음을 짙게 풍기는 새벽의 찬 공기는
함께 살아온 지난날들을 휘몰아 생각나게 합니다.
내달이면 큰아버지 소리를 듣게 될 터에
혹시나 미진한 일이 생기지 않을까 일말의 염려가 엄습하기도 합니다.
월명사가 읊은 것처럼…
한 가지에 나고서도 저마다 가는 길이 다릅니다.
오늘도 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풍성한 수확이 있기를 손모아 기도해 봅니다.

2004년 8월 9일 월요일

오늘은 말복

metro, Focus, AM7, 굿모닝, Zoom, 스포츠한국…
내가 이름을 댈 수 있는 무가지만 6종입니다.
지하철 출근길에는 기존의 유료신문이나 스포츠신문보다 무료신문을 들고 있는 사람이 현저하게 늘어난 게 사실이죠.
비좁은 공간에서 넘기기 쉽고 전날의 정보를 짧은 시간 안에 업데이트할 수 있어 무가지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나 봅니다.
그러나 워낙 함축적인 기사만 싣고 있다보니 깊이있는 정보에 갈증이 나는 경우도 허다하죠.

오늘은 말복.
불쾌지수가 너무 높아, 정말로 오늘 하루 말조심하며 살고 있습니다.
막바지 더위가 기승을 부립니다.
그러나 얼마가지 않아
가을의 낙엽을 밟을 때가 올 것입니다.
그 때까지의 기다림…
귀한 시간들을 쌓아나갑시다.

2004년 8월 2일 월요일

후유증은 없다

휴가들은 다녀오셨습니까?
요즘 단잠 이루시는 분들이 드물죠.
밤까지도 한낮 기온이 지속되는 열대야현상 때문입니다.
연일 세상을 익힐 것 같은 뙤악볕이 도시를 달구고 있습니다.
이런 폭염속에 이미 오래 전부터 더위를 먹은 것 같았던 우리 경제의 무기력증이 점점 더 심각한 양상으로 빠져드는 것 같은 우려가 듭니다.
강원도 휴가지에서도 예년과 같은 흥청망청은 없었지요.
뭔가 내 삶을 반추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들이었습니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많은 크랙숀을 울려대고
가속페달을 밟아대며 한치의 양보없이 앞만보고 질주했는지…
이리도 힘들게 살면서 나에게 남은 것이 무엇인지…
많은 영상들이 스쳐지나 가더군요.

하지만 자신의 길을 따라 끈기있게 돌아가다 보면
어느새 정상이 자신의 발아래 놓여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임을 믿습니다.
그리고 정상에 서서 자신이 밟아온 길과 저멀리 끝에 보이는 출발점을 내려다 보고서야
비로소 자신이 얼마나 높이 올랐는지를 깨닫게 될 것임을 믿습니다.

황금같은 휴가철입니다.
아직 다녀오지 않으신 분들은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고
사랑의 술에 취하는 멋진 여행을 아름다운 추억을 만드시길 바랍니다.

오늘저녁 퇴근후에는 근처 공원에 나가 시원한 바람을 쐬며, 차가운 캔맥주 한잔 입에 무는
여유를 가져야겠습니다.

오늘도 님들과 가정에 늘 행운이 가득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