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기 생태영성학교의 5번째이자 마지막 필수 과제로 이재돈(세례자요한) 신부의 「생태문명으로의 전환」 유튜브 강의를 청강했다. 17세기경 서구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인간중심적 △물질적 △이원론적 △과학적 세계관의 산업문명은 △빈부 격차와 △생태적 파괴라는 심각한 후유증을 낳았다.
마크 라이너스(Mark Lynas)의 「육도의 악몽(멸종)」에서는 기온이 임계점(tipping point)인 2℃ 상승에서 멈춘다면 지구생태계는 회복가능하다고 본다. 기온이 3℃ 오르면 건조해진 아마존 우림 지대에 화재가 발생하여 숲 전체가 전멸하고, 4℃ 상승하면 전 세계 산맥의 빙하와 눈이 사라져 그 아래 도시와 농지에서 이용하던 수원이 고갈된다. 5℃ 상승 시에는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분출되고, 북극권을 확보하려는 중국과 미국이 러시아와 캐나다를 침공한다. 기온이 6℃ 올라간다면 바야흐로 지구 모든 생명체의 대멸종이 진행된다면서 소설보다 무서운 지구온난화와 환경 대재앙 시나리오를 보여준다.
강의에서는 우리가 당면한 문제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몇몇 선구자도 소개됐다. 레이첼 카슨(Rachel Carson, 1907~1964)은 1962년, 「침묵의 봄」을 저술하여 과학적 관점에서 환경문제를 제기했다. 린 화이트(Lynn White, 1907~1987)는 그리스도교가 현대 생태위기를 초래한 정신적 기반을 제공했다고 비판하면서, 성 프란치스코를 생태친화적 삶의 모범으로 제시했다. 문명사학자 토마스 베리(Thomas Berry, 1914~2009)는 멸종 때문에 신생대(Cenozoic)가 끝나가고 있다고 주장하며 새로운 문명 형태로 생태대(Ecozoic)를 제안했다.
특히, 고생물학자 테야르 드 샤르댕(Pierre Teilhard de Chardin, 1881~1955)은 찰스 다윈 이후 과학계에서 인정되고 있는 진화론의 입장에서 그리스도교의 진리를 설명하고자 노력하면서 창조론과 진화론의 조화를 위해 일생을 바쳤다. 그러나 샤르댕은 생전에 자신의 신학적 묵상이 들어 있는 책들을 교회의 허락을 받지 못해서 한 권도 출간하지 못했다. 그의 책들은 사후 교회 밖에서 출간되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찬미받으소서」 83항 [각주53]에 “이에 관해서는 테야르 드 샤르댕 신부의 업적을 참조할 것.”이라면서 53년 만에 사실상 샤르댕을 복권시켰다. 그의 책 「인간현상(Le Phénomène Humain)」을 기억해 두자.
19~20세기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격돌하는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인간기술(Human Technology)을 신봉하는 첨단과학주의와 지구기술(Earth Technology)을 우선하는 생태주의가 부딪치는 시대이다. 일종의 인터레그넘(interregnum)이라 해야 할까. 전통적인 세계관은 더 이상 적용되지 않고 새로운 세계관은 아직 정립되지 않았다. 신화적 세계관 또는 과학적 세계관 홀로는 우리에게 의미 있는 세계관을 제시해 주지 못한다. 그래서 성경의 창조론과 현대과학의 진화론의 종합이 필요한 것이다. △민주주의에서 생명주의로(정치) △경제학에서 지구경제학으로(경제) △파편화된 교육에서 통합적 교육으로(교육) △구원중심의 영성에서 창조중심의 영성으로, 원죄에서 원복으로(종교) 전환한 생태문명의 세계관은 생태계의 모든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지구중심주의적 또는 생명중심주의적 세계관이다.
그렇다면 이 같은 문명의 전환은 과연 가능한 것인가? 이재돈 신부는 “꿈이 가장 강력한 추진력이다. 꿈에서 지치지 않는 실행계획(Action Plan)이 나온다. 꿈이 행동을 추동한다(Dream Drives Action)”는 칼 융(Carl Gustav Jung)의 말을 인용했다. 개인의 꿈이 인생의 목표이고, 가정의 꿈이 자녀이듯이 동시대 사람들의 꿈은 문명이다. 지구는 우리의 자녀가 살아야 하는 터전이며 지구를 살리는 생태문명이 우리 모두의 꿈이어야 한다. 어느 시대나 그 시대에 주어진 과제가 있다. 생태문명을 실현하는 것이 우리 시대의 위대한 과업(The Great Work)이다. 우리나라는 부모 세대의 노력으로 문명을 바꾼 경험이 있다. 문명의 전환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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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erre Teilhard de Chardin 「Le Phénomène Huma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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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mas Berry 「The Great Wor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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