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17일 목요일

AI 매몰지 침출수 토양오염 심각

닭과 오리 등을 조류인플루엔자(AI)로 살처분한 후 묻었던 땅속에서 침출수가 새어 나와 주변 땅을 오염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년 동안 땅에 묻은 닭과 오리는 모두 885만 마리로, 매몰지만 전국에 천 군데를 넘는다고 한다. 환경부가 이중 15개소를 골라 조사한 결과 8군데에서 침출수가 새 나왔다는 것이다. 이처럼 매몰지에서 침출수가 유출된 것은 매몰지가 협소한 반면 살처분양이 많은 것이 주 요인으로 알려졌다. 또한 구체적이지 않은 매몰기준과 주변환경 오염방지 조치도 침출수 유출의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침출수에선 환경기준의 수십~수천 배를 넘는 생물학적, 화학적 산소요구량과 질산성 질소, 대장균군과 일반세균이 검출됐는데, 다행히 15곳 모두 AI 바이러스는 검출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것이 앞으로 얼마만큼 확산되느냐의 문제다.
토양오염으로 인해 내가 살고 있는 동네의 흙에서 썩은물이 배어나와 악취가 진동하고 식수가 오염되고 주거공간을 해치고 생태계가 파괴됐다고 상상해 보라.

우리나라에서는 닭이나 오리, 칠면조를 폐기처분하기 위해 주사를 놓는 것이 아니라 산 채로 자루에 넣어 땅속에 묻는다고 한다. 물론 선진 유럽의 경우엔 생매장까지는 하지 않고 주사를 놓아 죽이고 난 다음 땅에 묻거나 태워 버린다고 한다.
산 채로 묻어 버리는 방식은 많은 문제점이 있다.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비용이 적게 든다는 이점이 있지만, 가축의 입장에서 보면 생매장 당하는 것이다.
사람에게 전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매몰 자체에 중점을 두어 매몰규정을 무시하고 급하게 시행됐을 뿐, 사실 우리 사회에서 동물을 어떤 방식으로 처분할 것인가는 그리 큰 쟁점거리가 되지 못한다.

자연의 역습... 자연의 입장에서 보면 인간들의 자업자득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가금류 매몰지역의 환경오염과 인근주민들의 식수문제 등은 정말 크게 걱정되는 일이다.

댓글 2개:

  1. 마시는 물이 제일 중요한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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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유리 - 2009/09/18 00:39
    유리님, 이탈리아나 스위스에서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진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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