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8년에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한 스페인 인플루엔자로 사망한 사람들의 수는 5천만명 정도라고 한다.
1918년에서 1919년까지 1년간 병사한 사람들의 수는 중세 최악의 전염병인 흑사병 때보다도 많았다는데, 요즘과는 달리 세계적인 방역의료체계가 전무하고 의학적 발전이 미미한 시기여서 그 피해가 더욱 컸을 것이다. 물론 스페인에서 발생해 퍼져나갔다는 이유로 스페인 독감이라고 한다.
일제강점기였던 조선에서도 740만명이 감염되어 이 가운데 14만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한다.
당시 학술지와 자료 등에 따르면 1918년 10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 4개월간 ‘서반아 감기’(스페인 독감)가 만연했다고 기록돼 있다. 이로 인해 742만 2,113명의 조선인 환자가 발생하고 13만 9,128명이 사망했으며, 중국과 일본인을 합하면 총 758만 8,390명의 환자가 생겨서 14만518명이 사망했다고 전한다.
당시 스페인의 의학학술지 ‘자마’는 스페인 독감이 시베리아로 철길을 따라 확산됐으며 당시 인구(2000만명 미만 추정)의 25~50% 정도가 감염됐다고 적었다. 조선인 감염자와 사망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매일신보는 독감으로 인해 각급 학교는 일제히 휴교하고 회사는 휴업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농촌에서는 들녘의 익은 벼를 거두지 못할 정도로 상여 행렬이 끊이질 않아 조선팔도의 민심이 흉흉했다고 전한다.
당시 조선 인구 2천만(현재 남북한을 합한 인구) 중에서 740만명이 감염됐다면 감염율은 무려 37%, 발병자 740만명 중에서 14만명이 사망했다면 치사율은 1.89%. 조선인 100명 가운데 37명이 감염됐고, 그 가운데 2명이 죽었다는 얘기가 된다. 기록이 그렇다는 것이니 실제로는 훨씬 많이 걸리고 많이 죽었을 것이다.
당시에는 백신이나 신종플루마스크, 치료제니, 세정제니, 소독제니 이런거 없었다. 보건이나 개인위생도 꽝이었을 것이다. 파쇼 제국주의로 치닫고 있던 무단통치 체제의 조선총독부가 조선인들의 의료·방역체계에 전력했을리는 만무하다.
90년 전인 1919년 3월. 스페인 독감이 진정되자마자 조선의 민중들은 바로 3.1운동의 깃발을 들었던 것이다. 너무나 가슴이 뿌듯하면서도 저려온다. 일제의 모진 억압과 수탈에 때아닌 전염병까지 창궐했으니 그 고통과 분노가 오죽했을까.
국정교과서 한 가지만 공부했던 예전과는 달리 중학교 23종, 고등학교 15종이라는 교과목 중에 이런 내용이 실려있는 국사책은 아직 보지 못했다. 교과서 집필자들이 좀더 관련 자료를 조사하고 연구하여 보완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 예전에는 정말 속수무책이었을 것 같네요. 2천만 중 740만 감염이라니 정말 무섭네요...
답글삭제신종 플루 신경 안쓰고 있었는데 지금부터라도 조심해야 겠군요.
답글삭제이제 신종 플루 가라앉으면 우리 민중 일어나야....^^;; 이게 아닌가요 ㅋㅋ
답글삭제@Phoebe - 2009/09/22 15:04
답글삭제홍콩이 우리보다 신종플루 사망자가 조금 많다는 기사를 본 것 같은데, Phoebe님은 아직 그리 크게 와닿지는 않으신가 봅니다.
@ucreator - 2009/09/22 13:08
답글삭제그렇죠. 아마도 뾰족한 방법이 없었을거 같습니다.
@유리 - 2009/09/23 18:44
답글삭제불현듯 농담같아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이 스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