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29일 목요일

유 윈. 헌법재판소

오늘 오후에 헌재에서 미디어법 무효확인 청구가 기각됐다.
절차는 위헌이지만, 최종 결과물은 합헌이란다.
이성적 토론을 통해 소수파와 국민들을 설득하려는 어떤 노력도 없이
머릿수로 밀어부친 다수의 날치기 횡포 쪽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언제나처럼 혹시나가 역시나가 됐다.

단적인 예로 용산참사에 대응하는 태도와 불통령의 사돈 효성에 대응하는 방식을 비교해 보라.
헌법재판소 등 사법기관은 언제나 약자에게는 엄격한 기준의 잣대를 들이대고,
부자와 기득권층에게는 현란한 법률용어와 정치논리, 시장원리를 내세워 무한한 자유를 부여해 왔다.

올해 신규 임용된 판사 10명 중 4명은 강남지역과 특목고 출신이라고 한다.
다양한 사회현상과 사회적 가치에 대해 쏠림없는 판단을 내려야 할 사법기관 구성원들이
지나치게 특정 지역과 계층으로 편중되고 있는 마당에,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배려는 점점 더 찾아보기가 힘들 것이다.

학교에서 이승만의 4사5입 개헌은 부정한 짓거리라고 배워왔지만
의회민주주의, 절차적 민주주의, 일사부재의 원칙, 시민불복종, 법치주의는
이제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는 단어가 됐다.
아니 교과서에서조차 아예 사라질지도 모른다.
조중똥물과 재벌들은 쾌재를 부르며 표정관리에 들어갔고,
명브라더와 추종자들의 견제없는 폭주는 더욱 속도를 낼 것이다.

인터넷에 떠도는 한 외국 사이트에서는..
“쓰레기들이 나라를 이끌어 가면서도 망할듯 망할듯 안망하는 엄청난 내구력의 종족”
이라며 한국인을 비하하고 있다.
명브라더와 딴나라, 수구언론과 재벌기업은 삼각형의 세 꼭지점이다.
같은 생각과 이념을 가진 세력에 의해 지배되는 지상파와 종편, IPTV 등의 매체들은
사회 전 분야에서 쉼없이 한가지 목소리만 대변하게 될 것이고
그 와중에 한국사회의 민주적인 요소들은 앞서거니 뒷서거니 모두 관 속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정말 가장 좋은 것은 국민 모두가 깨어있는 것인데...
이건 정말 요원한 일이다.
‘브이 포 벤데타’의 처절한 외침은 말 그대로 영화일 뿐이다.
목소리 큰 놈이 이기는 야생종족...

저녁에 소주나 한잔 마셔야겠다......

댓글 4개:

  1. 2년동안 잘 버텨줘야 할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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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trackback from: 헌재 패러디 1등은 경향신문
    짝짝짝~ 위는 오늘 경향신문 스포츠 지면에 실린 기사다. 보다시피 기사 제목은 <"오심 있었지만 경기결과는 유효">다. 사연은 이렇다. 26일 삼성-SK 경기에서 삼성 이정석이 SK 주희정을 밀친 행동에 대해 심판이 개인파울을 선언했는데, 실은 당시 이정석이 범한 파울이 '어웨이파울'로, 심판이 오심했다는 것을 프로농구연맹(KBL)이 인정한 것이다. 간략하게 설명하면, 개인파울은 반칙을 당한 사람이 자유투 두 개를 던질 수 있고, 어웨이파울은 자유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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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trackback from: 최상재 위원장의 단식을 중단시켜 주세요
    (출처-미디어오늘 이치열 기자) 최상재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이 오늘부터 단식에 돌입한다고 합니다. 헌법재판소가 '절차가 위법했다'고 결정내린 미디어법을 국회에서 재논의해 줄 것을 간절하게 촉구하는 단식입니다. 헌재 판결 이후, 정부여당은 막무가내로 미디어법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헌재가 '법이 유효하다'고 인정한 내용은 헌재결정문을 샅샅히 뒤져봐도 찾을 수가 없는데, 한나라당은 '헌재가 미디어법이 유효하다고 한 이상 재논의는 하지 않겠다'며 밀어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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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서핑을 하다보니 ‘처리 과정은 위법했으나 미디어법은 유효하다’는 헌재 결정에 대한 촌철살인의 한줄 패러디가 많이 올라와 있네요. 소개합니다.



    도둑질은 위법이나 훔친 물건은 가져라.

    커닝은 했더라도 수능 점수는 인정.

    위조지폐 맞지만 화폐 효력은 있다.

    축구할 때 손으로 넣어도 골로 인정.

    회사 자금 횡령해도 소유권은 인정.

    선거법 위반은 불법이나 당선은 유효.

    대리 신체검사로 군 면제 받는 것은 불법이나 면제는 유효.

    강간은 했지만 성폭행은 아니다.

    주가조작은 했지만 시세차익은 유효하다.

    오프사이드는 선언하고 골은 인정.

    부정 입학했으나 졸업장은 유효하다.

    음주는 했으나 음주운전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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