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30일 금요일

기상청도 네티즌 감시하나

요 며칠 바빴던 관계로 신문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
신문정리를 하다가 미처 확인하지 못한 기사를 하나 발견했는데...
놀랍게도 ‘네티즌 감시하는 기상청’이라는 타이틀이었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 경향신문 2009.10.14(수) 사회 14면 —

모 네티즌이 자신의 블로그에
“구라청이 일요일에 비가 온다고 해서 제주도 여행을 포기했다.”는 글을 올렸는데
5일 뒤 기상청 직원의 댓글이 달렸더라는 것이다.

“구라청이라는 용어를 삭제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불철주야 고생하는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지 않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에 따르면, 기상청은 네티즌들의 비난 여론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7월부터
대변인실 4명, 실·국별 2명, 지방청당 각 2명으로 인터넷 비난기사 대응체계팀을 운영해왔다.
인터넷을 체계적으로 감시하기 위해 자체 매뉴얼도 만들었는데..

1st. 비난 글을 발견하면 글쓴이의 신상을 파악하고 담당 직원을 선정해 댓글 작성 등의 대응에 나서고
2nd. 대응방안도 1단계 전화, 2단계 블로그 댓글, 3단계 면담 순으로 세분화하며
3rd. 또 한달에 한번 ‘시정요구 실적’을 집계해 보고하도록 하고
4th. 9명의 블로거로 기자단을 구성해 기상예보의 한계성을 설명하는 기사를 쓰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어이가 없다.
해당 블로거의 ‘전화번호’ 등 신상정보는 어떻게 확보할 것이며, ‘면담’은 또 뭐란 말인가??
20년 전에 ‘안기부 장학생’과 같은 알바 블로거들은 또 뭔가??
거짓말을 밥먹듯 해대는 사람을 구라쟁이, 야부리맨이라고 부른다.
그럼 오보든 뭐든 얼치기 기상정보를 흘려보내는 애들은 뭐라 부를까.
구라청... 오늘 재미있는 단어 하나 배웠다.

숭어가 뛰니 망둥어까지 뛴다고
정치검찰, 견찰, 국정원, 기무사 등의 전방위적인 민간인 사찰의 대유행이
급기야 기상청 같은 생뚱맞은 곳까지 감염시키고 말았다.
수법도 공안기관을 그대로 벤치마킹했다.
박원순 변호사의 말처럼
“대선이 끝나고, 촛불시위가 일어나고, 그리고 언젠가부터 좌우갈등이 깊어지고,
대북관계는 단절되고, 공안기관이 부활했다. 완전히 20~30년 전의 세상으로 되돌아와 있다.”

야만적인 경찰국가로 치닫고 있는 대~한민국..
감시와 사찰의 망령이 지배하는 다이나믹 코리아..
누군가가 나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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