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15일 목요일

멧돼지도 괴롭겠지

멧돼지가 도심에 출몰했다는 보도가 잦다.
자연생태계에서 호랑이나 표범, 곰 등의 상위포식자가 없는 상태에서 멧돼지의 개체 수가 급증하면서 먹이경쟁에서 밀린 개체들이 도심 주택가에 출몰하면서 자칫 인명피해가 날까 우려되고 있다.
도로나 아파트 건설 등으로 인해 먹이를 찾을 숲이 부족해진 것도 멧돼지가 아파트 단지까지 내려오는 원인이 된다.
농민들을 괴롭히던 멧돼지가 이제 시내 한복판까지 들어와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농작물 피해를 주지 않는 야생 멧돼지의 적정 밀도는 1제곱킬로미터에 1.1마리,
하지만 2007년 현재 전국 멧돼지 서식 밀도는 3.8마리로 3배를 초과한다.
멧돼지 피해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이처럼 개체수가 적정 수준보다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수렵`으로만 해결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을 것이고 적절한 대처방안도 되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과밀화된 지역에 대해 생태통로를 통한 안정적 분산 등의 공조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아울러 농작물 피해 농가에는 현실적인 보상금이 지급되어야 할 것이다.

어렸을 때 신통력을 지닌 웅남이(곰)와 저동이(멧돼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전래동화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웅남과 저동은 팔도를 유람하면서 사악한 바다 괴물과 거대한 지네를 퇴치하는 등 사람들의 좋은 친구이자 도우미였다.
돼지꿈은 길몽이라고 했는데..
사람들은 멧돼지 때문에 괴롭다.
멧돼지도 삶의 터전인 자연을 망쳐놓은 사람들 때문에 괴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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