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3일 월요일

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 관람

9월 22일 일요일 오후, CJ토월극장 공연 관람. 예술의 전당은 처음이다.
제목은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 R석 8만원, 공연 첫날 2시 마수걸이 무대다.
고종과 달리 확실하게 밝혀진 명성황후의 진짜 사진은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는 ‘사진박기’를 꺼려한 명성황후의 정치적 안배에서 연유한다고 파악한 연출가 이지나씨의 잃어버린 얼굴 찾기가 펼쳐지는 연출의 바탕이다.


극의 배경은 1895년 을미년 음력 8월 20일, 경복궁 내 건천궁에서 벌어진 참담한 역사, 을미사변이다.
잃어버린 세계, 잃어버린 도시, 잃어버린 시간, 잃어버린 계절, 잃어버린 우산, 잃어버린 너, 잃어버린 역사, 잃어버린 기억, 잃어버린 것들… ‘잃어버린~’으로 시작하는 어휘들은 뭔가 아리고 비극적이다.
주인공은 명성황후지만 극의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사람은 명성황후에 의해 비참한 가족사를 겪고 원한의 마음을 품게 된 ‘휘’라는 가상의 인물(사진사)이다.
쇄국정책, 임오군란, 갑신정변, 갑오개혁 등 구한말에 대한 근현대사를 어느정도 알고 있어야 극의 흐름을 원만하게 이해할 수 있다.


오브제로 활용된 대형 액자는 사진이라는 소재로 볼 때 적정한 선택이었다. 사진을 ‘찍는’다고 하지 않고 ‘박는’다고 표현한 어투가 다소 생소하게 느껴졌지만 음악과 무용, 안무, 퍼포먼스 모두 수준급이었다.
2시간 30분간의 숨막히는 긴장감… 공연은 9월 29일(일)까지 계속된다.


잃어버린 얼굴의 주인공은 1851년(철종 2) 여성부원군 민치록의 외동딸로 출생, 1866년(고종 3) 3월, 16세의 나이로 부대부인 민씨의 추천을 받아 조선의 왕비가 되었다.
1895년(고종 32) 10월 8일 일본 낭인의 습격을 받아 시해당한 후 폐위되어 정식 장례절차를 치르지도 못하고 경기도 양주 숙릉(肅陵)에 묻혔다가 2년만인 1897년(고종 34) 광무원년 11월 22일에야 국상이 치러지고 청량리 밖 홍릉(洪陵)으로 이장되었다. 1919년 고종 승하 뒤 다시 양주군 미금면 금곡리 홍릉으로 이장되어 고종과 함께 묻히게 되었다.
망국의 왕비 ‘민비’일까? 구국의 여걸 ‘명성황후’일까?
시대의 물음에 대한 답변은 현재진행형이다.


초대해 주신 박순진 선생님, 함께 해주신 정찬남 교수님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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