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2일 금요일

공공제안

2013년 4월11일 목요일 어제 저녁, 평생교육사 목요 학습동아리 6차 모임.
공공제안활성화재단 마용철 소장님을 모시고, ‘공공제안’을 주제로 강의를 듣는 귀중한 시간.
공공제안은 한마디로 복지·환경·교육 등 우리 생활 중에 이러하였으면 좋겠다는 개선사항을 시·군·구 관계 기관, 단체, 정당 등에 실명으로 제안하는 것.
편지, 이메일, 전화, 인터넷, 소셜 네트워크, UCC, 동영상, 대화와 토론 등 여러 방법이 동원될 수 있다.
실명 제안은 건의와 비슷한 개념으로 익명의 민원과는 분명히 구분되는 것으로서
제안 = 대안 = 아이디어 = 실용신안특허 등과 비슷한 의미로 이해하면 쉽다.
공공제안의 가치는 한 사람의 의사결정권자가 아닌 많은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 첨예하거나 고질적인 문제 등도 공론화를 통해 점진적으로 해결할 수 있고, 보다 나은 삶의 질을 향유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요사이엔 쉽게 볼 수 있고 상식화된 많은 것들… 이를테면
보행자를 위한 에어컨 실외기 차단막 설치, 횡단보도 상단 라이트 투광기 설치로 인한 야간 인명피해 급감, 기증자의 기념일(생일 등)에 이름과 사유를 적어 나무를 심는 기념식수사업, 학교인근 불량식품 근절을 위한 그린 푸드존 법제화, 지역의 명소가 된 해상보행교 설치 제안(갓바위 문화예술회관과 하당 2차를 연결하는 해상 보행교), 목욕탕 등에서 공동으로 사용하던 손톱깍기·발톱깍기의 소멸, 토양오염 방지를 위한 폐건전지 수거함 설치, 현행 멘토링 제도로 이어진 저소득층 학습도우미 맨투맨 제안, 폐그물 수거시 일정금액 보상 제안, 환경 표어 현상공모 제안, 19대 총선 캠페인으로 진행된 후보공약 정당연대책임제, 공약실명제, 공약이행과정공개 제안…
등등이 모두 공공제안연구소 마용철 소장님의 공공제안으로 이루어진 것들이다.
이외에도… 간판 크기 줄이기, 휴대전화 이어폰잭 통일화, 폐 농약병 수거시 일정금액 보상 제안, 면도날 통일화 운동, 공터 꽃심기 제안, 전국의 경로당·터미널·역 등에 시각 장애우가 파견·운영하는 안마소를 마련하고 지자체가 보조금을 지급하자는 시각 장애우 활동 활성화 제안, 소비자가 착각하지 않도록 음식물의 함량을 표시하자는 제안, 시각장애우나 휠체어 이용자 뿐만 아니라 일반 보행자에게도 불편을 주는 인도면 볼라드 제거 제안이 실행 또는 진행 중이다.

여기서 개인적인 일화 한 가지를 소개하지 않을 수 없다.
열흘쯤 전에 뭔놈의 용기로 그랬는지 강의를 부탁드리려고 무대뽀로 전화부터 드렸는데, 몇 마디 인사 후에 불쑥 일단 전화를 끊으라고 하시는 거다. 0.2초간 몇 가지 생각들이 훅훅 스쳐갔다. 뭐지? 뭘까? 섭외는 힘들겠구나!
이런 차에 바로 들려오는 “전화를 끊고, 소장님 본인이 사용하는 전화로 통화하면 전화비가 훨씬 쌀 것”이라는 말씀에 역시 상대방을 배려하는 내공이 보통이 아니구나 하면서 얼마나 감탄했던지… 또 한 가지, 우리가 김밥과 다과를 준비하고 스탠바이 하고 있었는데 소장님은 식사를 하고 오셨다며 한사코 사양하시던 모습…


제안서에는 대략 제안취지(문제점), 제안(아이디어), 기대효과를 기재해야 하는데 여기에도 몇 가지 노하우가 있다. 제안 내용에 숫자와 도표를 더하고 그래프로 도식화하고, 많은 댓글과 토가 달릴수록 압력으로 작용하여 채택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좋은 제안에는 떡고물도 떨어진다. 제안으로 예산이 절감된 부분 5% 포상금 지급, 이런저런 상품권과 숙박권 및 선물, 더구나 실용신안특허 같은 것으로 이어질 때는 저작권 못지않은 재화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다만 좋은 취지의 제안임에도 불구하고 이로 인하여 부득이하게 불이익을 당하는 분들께는 안타까움이 있다는 말씀도 가슴에 와 닿는다.

질의응답 시간에 내가 소개했던 ‘이중국적 아이들에 대한 양육수당 지급’ 사례는 좀더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판단하여 어디든 제도의 불합리성을 알리고 건의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우리 쌤들은 이날따라 지각도 없고, 저마다 나름대로 제안의 경험들을 갖고 계시더구만… 소주 한잔 들이키며 공무원이나 정책당국자를 안주 삼아 씹어대면서 정작 이러한 작은 제안 하나 내지 못한 나 자신이 심히 부끄럽다.

제안은 한번으로 끝나서는 안되고, 꾸준히 관찰하며 지속적일 때 결실이 될 것이며, 꼭 공모사업이 아니라 해도 우리 사회를 좀더 밝은 곳으로 함께 만들어가기 위한 공공제안은 평생교육사의 소중한 덕목일 것이다. 오랜기간 생활속의 불편함을 보다 나은 삶의 질로 높일 수 있도록 헌신해 오시고, 흔쾌히 귀중한 시간 내어주신 신지식인 마용철 소장님께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해 드리면서,
‘1인 1전문 공공제안’ 운동에 적극 참여해 달라는 마지막 당부 말씀을 가슴에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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