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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백한 피해자였지만 남성의 혀를 손상시켰단 이유로 구속, 기소된 그녀에게 사법부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합니다.
가해자측 변호사는 그녀가 사건 당일 먹은 술의 양을 계속 거론하며 부도덕한 여자로 몰아세웠고,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되려 죄인이 되는' 성폭력재판의 전형이 재연됐는데요.
여성의 인권보다 남성의 혀를 더 중시...
사법부의 편견을 여실히 드러낸 이 사건은 결국, 2심에서 여성단체 주도의 끈질긴 시민투쟁이 무죄판결을 이끌어냄으로써 여성의 자위권 확보 최초의 기록으로 남았습니다.
‘한국 여성의 전화 연합’이 발간한 『한국여성인권운동사』는 ‘성폭력 추방운동사’를 비롯해 8·90년대를 중심으로 한 각 분야 여성인권운동에 관한 대규모 보고서로, 여성의 몸과 성, 폭력, 가족문제를 ‘여성 인권’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책입니다.
출판 전 세 가지 원칙은, 필히 현장가인 연구자를 필진으로 선정할 것, 사건 나열이 아닌, 사회운동과 전체 여성운동 속에서 분석적으로 기술할 것, 철저하게 여성 인권의 관점을 유지할 것 등이었다고 하는데요.
그 결과, 성폭력, 구타, 일본군 위안부 문제, 매매춘, 장애여성 및 동성애자 운동의 사례가 발로 뛴 취재와 증언으로 생생히 되살아났습니다.
종전의 인권이 정치, 노동, 사법제도 등의 침해 사례만을 문제시한데 비해, 여성인권의 개념을 보다 확대했다는 데서 그 의미가 남다른 『한국여성인권운동사』는 여성운동사 최초의 집대성이라는 의의를 넘어 페미니즘 운동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현장 보고서로 평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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