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18일 수요일

합창 vs 제창

임을 위한 행진곡… Dm과 Gm 코드가 어우러진 비장한 어조의 진혼곡. 1982년 5월, 시민사회운동가 백기완의 옥중시 ‘묏비나리’(1980)의 일부를 차용하여 소설가 황석영이 가사를 붙이고, 전남대학생 김종률이 곡을 지었다. 김종률·정권수·박미희 트리오는 ‘영랑과 강진’으로 1979년 제3회 MBC 대학가요제에서 은상을 수상한 바 있다.

님을 위한 행진곡은 1980년 5·18 당시 광주에서 희생된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과 노동현장에서 들불야학을 운영하다가 1979년 과로로 숨진 노동운동가 박기순의 영혼결혼식을 내용으로 하는 음악극 ‘넋풀이 굿’(빛의 결혼식)에 포함되어 있다. 온 몸을 바쳐 치열하게 투쟁했지만, 종국엔 비극적 결말로 고인이 된 두 남녀가 앞서 저승으로 가면서 산자들에게 남기는 마지막 노래로 배치되어 있다.

1997년부터 2008년까지 10년 넘게 제창되던 노래인데, 수구(守舊)들은 1991년 북한이 5·18을 소재로 제작한 영화 ‘님을 위한 교향시’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점 등을 들어 기념곡 제창을 반대해왔다. 하지만 노래가 만들어진 시점은 1980년대이고 북한에서 사용한 시점은 1990년대라는 선후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은 맹목적인 단견·편견에 불과하다. 여기엔 201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도 등재된 5·18 자체를 부정하려는 의식이 깊게 깔려 있다. 피해자와 유족들이 부르겠다는데 가해자측 사람들이 거부하는 형국이다. 이래선 진정한 화해와 용서가 이루어질 수 없다.

뭐~ 덕분에 제창과 합창의 차이를 확실하게 알게 됐다. 요컨대 합창(合唱)은 합창단이 부르는 것이고, 제창(齊唱)은 참석한 모든 사람이 부르는 것이다. 합창단이 노래할 때는 참석자들이 따라 불러도 되고 부르지 않아도 무방하지만, 제창 시에는 모든 사람이 함께 불러야 의미가 더해지기 때문에 두 방식은 유의미한 차이가 나게 된다.
2009년 이명박 때부터 합창으로 변경됐다.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대화가 통하는 어디 제대로 된 진정한 보수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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