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9일 토요일

제11회 철부지 축제

8월 1일(금)부터 3일(일)까지 횡성 행인서원에서 2박3일간 진행된 11회 철부지축제는 참가자격을 진성회원으로 제한한다고 해서 수시로 탐색을 하다가 마감일이 가까워져서야 접수를 마쳤다.




서원이라고 해서 조선시대에 건립된 유서 깊은 뭔가를 기대하기도 했다.
횡성 행인서원(行人書院)은 2007년 행인한옥문화센터로 기획되어 현재는 중·고등 대안학교와 인문·건축대학 전문과정을 목표로 하여 교육공동체로 거듭나기 위한 여정을 밟아가고 있다고…


서원 뒷자락의 숲에 들어서니 잣나무가 뿜어내는 송진 내음에 심신이 가벼워진다.
그리하여 고색(古色)은 아닐지언정 창연(蒼然)은 했다.





이 와중에도 아침 저녁으로 하루 2번씩 수십통의 이메일과 문자, 카톡을 통해 끊임없이 바깥 세상일에 기웃거리기도 했으나, 그 정도 선에서 그쳤다.




거의 매일 가정과 학교 붕괴에 시달리고, 부도덕한 금융기관에 돈을 헌납하고, 트래픽잼과 의료제도와 씨름하다가 모처럼 정말 휴(休)하고 뒹굴뒹굴한 시간들…
약간의 데카당스 정도는 용인되는 분위기… 철들지 ‘않는’이 아닌 철들지 ‘않은’이라는 문맥도 오묘한 맛이 있다.



인생을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프로슈머가 된다. 또다른 노동만을 위한 충전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가끔은 일과 거리를 둘 때 어떤 신성한 힘(Divines intervention)에 이끌려 더욱 창조적으로 일할 수 있다.
녹색과 상생과 평화를 지향하는 이 모임의 모토가 궁색하지 않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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