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19일 토요일

비틀거리는 가을

수락산 능선길 중턱에서 건너다본 북한산(백운대)과 도봉산의 전경.


7호선 수락산역 2번출구 노원골, 오전에 수락산에 오르면서 보니 등산로 입구 디자인거리에서 제5회 천상병공원 문화 축제한마당이 열린다고 분주하더군.


공원이라 할 것도 없는 자투리땅에 달랑 정자 하나와 시인의 모습을 담은 청동 등신상이 전부다.


독재정권이 동백림사건에 연루하여 그의 육체를 망가뜨렸지만, 세상 소풍 끝내고 귀천한 천상병 시인은 행복의 의미를 알고 있던 게 분명하다. 생전의 시인 곁에는 늘 고마운 아내가 함께 했다. 나 역시 홀로 이 소풍을 치르고 싶지 않은데…
요즘 왜 이리도 소주가 단 것일까. 그저 비틀거리는 걸음이 맘 편한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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