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11일 금요일

세종대왕상과 문화융성을 위한 국어정책의 방향

유네스코 세종대왕 문해상(UNESCO King Sejong Literacy Prize)은 ‘인류가 꿈꾸는 최고의 알파벳’ 한글의 창제정신을 전 세계에 알리고 문맹 퇴치에 기여한 개인과 단체·기구를 장려하기 위해 1989년 6월 21일 제정해 1990년부터 세계 문해의 날(International Literacy Day)인 9월 8일에 맞춰 매년 2명(곳)에게 시상해오고 있는 상이다.
올해 2013년에는 인도 인적자원개발부 산하 전국문맹퇴치기구(National Literacy Mission Authoritym, NLMA)와 아프리카 차드공화국 구에라어 촉진 협회(Federation of Associations for the Promotion of Guera Languages, FAPGL)가 수상했다.
आपका  स्वागत  है।  압까 스와가뜨 헤… 수상단체 관계자들은 567돌 한글날에 맞춰 문체부의 초청을 받아 내한했는데… 인도에서 오신 분들이 10월 10일 어제 국어생활연구원 김희진 이사장님의 안내로 우리 한국여성생활연구원에 내방하여 정찬남 원장님을 통해 한국 문해교육의 역사와 현황에 대해 알아보는 일정이 진행됐다.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다중언어국가인데, 어느 언어도 인구의 3분의 1을 점유하지 못한다. 인도 국립문해국(NLMA)은 2009년부터 26개 언어로 제공되는 ‘삭사르 바랏 미션’(Saakshar Bharat Mission, 글을 읽을 수 있는 인도) 프로그램을 통해 여성과 청소년의 문맹 퇴치와 평생교육에 힘쓰고 있다고 한다. NLMA에서 준비한 동영상과 여성생활연구원이 MBC 추석특집으로 기획한 DVD를 번갈아 감상하기도 하고, 문해수업 중인 우리 어머님들과의 대화의 시간도 가졌다.
이어지는 질의응답 시간. 이은희 선생님은 인도의 교육현장에서 양성 평등 문제에 대해 질문하셨고, 뒤이어 필자도 교육에 있어 남여간의 성차별뿐만 아니라 무슬림에 대한 힌두의 종교차별은 없는지, 카스트나 자티에 따른 계급차별은 없는지를 질문했다. 남부 타밀인들에 대한 지역차별은 차마 질문하지 못했는데… 바이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통역을 통하여 “현재 인도에서는 공식적으로 모든 차별은 철폐됐다”는 정치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좌우간 서로간의 문해교육 경험을 나눌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10월 11일 오늘은 UN이 정한 세계 여자아이의 날.
오전에 ‘문화융성을 위한 국어정책의 방향’이라는 주제로 이화여대 학생문화관 소극장에서 개최된 2013년 한국어문학술단체연합회 전국학술대회에 다녀왔다.
첫번째 기조발표에서 연세대 김하수 교수는 국어순화 문제와 함께 일종의 이중언어 모델로 지역 방언의 활용 방안과 우리만의 번역 정본을 마련하여 인용의 출처로 공용하자는 바람을 피력했다. 김하수 교수의 설정에 따르면 현재 한국어는 동쪽의 일본어, 서쪽의 중국어, 북쪽의 러시아어, 남쪽의 영어에 둘러싸여 지정학적인 호구에 빠진 위기상황이다.


박인기 경인교대 교수가 진행한 두번째 기조발표에서는 서두에 인용한 아래의 글이 인상적이었다.

헬라 제국을 건설했던 마케도니아의 왕 알렉산더는 전쟁 중에도 항상 독서를 했다. 그가 이집트를 정복한 뒤, 자신의 이름을 따서 알렉산드리아라는 도시를 명명하고, 이 도시에 거대한 도서관을 세운 일은 어떤 전쟁 영웅에게서도 발견할 수 없었던 일이다. 알렉산더는 책 읽어주는 병사를 정하고 매일 밤 호메로스의 <일리아드(Illiad)>를 읽게 했다. 그리고 잠들 때는 침상 옆에 칼과 함께 ‘일리아드’를 두었다고 한다. 알렉산더의 롤(roll) 모델은 일리아드에 나오는 ‘아킬레우스’였다. 알렉산더는 페르시아의 수사 성을 점령하고, 전리품으로 화려한 보석함을 얻었을 때, 그는 아름다운 보석이 장식된 그 보석함에 <일리아드>를 넣었다고 한다. (플라비우스 요세프스, 유대 고대사 : 1231)

싸움터에서도 고전을 탐독하는 군주를 어떻게 봐야 할까. 이런 것으로 금일 학회의 주제인 문화융성의 국가전략과 연결시킨다면 아무래도 관제의 냄새가 풍길 수밖에 없겠지만, 파워 엘리트들이 “Leader is Reader”의 명제를 실천하고 문화적 실천교육으로 추동하는 과정은 필요할 법도 하다.
개인 일정상 오후에 진행된 국어학, 국문학, 국어교육, 한국어교육의 개별 분과 섹션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특히 한국어교육학 분과모임이 많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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