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1일 월요일

내년을 위한 강원도 휴가 메모

이번 여름엔 지리산에 가보고 싶었는데, 여론에 밀려 2박3일 간의 강원도 여행을 마치고 어제 복귀. 순전히 개인적으로 숙소나 해수욕장 등 다음 여행을 위한 기록 차원에서 몇가지 적어 둔다.

031-635-7190, 단골민박. 1박에 큰방은 5만원 작은방은 4만원… 우리가 묶었던 숙소다. 강원도 여행포탈(http://kangwondo.net/) 사이트를 통해 찾았는데, 시설이 깔끔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2층을 거의 독채로 쓰다시피 했고, 비교적 넓은 시멘트 공구리 마당에 지붕이 있는 평상이 있어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밥해 먹기 안성맞춤.
숙소에서 나와 7번 국도를 건너 왼쪽으로 조금만 걸어 들어가면 대포항에서 회를 맛볼 수 있고, 우측으로 솔찮이 내려가면 물치항이 나온다. 군복무 시절 작개지역이었기 때문에 모두 익숙한 곳들.


짐을 풀어놓고 햇반으로 간단히 요기를 한 다음 가장 가까운 속초 해수욕장으로 향함.
헐~ 시설 이용 요금이 장난이 아니다. 파라솔 대여에 1만3천원, 데크가 있는 파라솔은 무려 3만원.
파랑의 퇴적작용으로 형성되어 해수욕장으로 이용되는 곳이 사빈(모래사장)인데, 송림도 적고 몇년 전보다 백사장의 폭이 조금은 줄어든 느낌. 바닷물 속에서도 자갈이 많이 밟히고, 해안 침식 때문인지 바닥이 갑자기 낮아지기 때문에 아이들이 놀기에는 상당한 주의가 요구됨. 때문에 안전띠도 지나치게 많이 해변 쪽으로 가까이 설치돼 있다.
속초 해수욕장은 누구에게라도 추천하고 싶지 않음. 나 역시 이후부터는 굿바이~!

해수욕을 마치고 6시 무렵 들른 대포 어시장에서 흥정, 여름 한철 대박 시즌이라고는 하지만 물가가 너무 비싸더군. 결국 3만원에 우럭과 광어, 오징어, 멍게를 사옴. 숙소에서 풀어보니 우럭과 광어가 1팩씩인데 양이 생각보다 많이 적고, 오징어만 2팩에 멍게는 반토막… 헐~ 완전히 당했다. 이것이 강원도의 힘? 우리가 지정한 횟감에 사시미 칼질하는 걸 일일이 확인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필시 작은 사이즈 놈들로 바꿔치기 했으리라. 미리 준비해 간 삼겹살이 아니었다면 안주가 한참 모자랄 뻔 했지.


둘째날엔 다소 시간이 걸리지만 북쪽 화진포로 고고씽.
역시, 현명한 선택. 운좋게도 제 1선 사구에 그늘막 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냄.
돌아오는 길에 속초수산물시장에서 조개와 새우 구입, 숙소 마당에서 숯불에 조개구이 파티.
바지락은 화진포에서 우리가 직접 발꼬락으로 잡은 조개들이다. 이놈들 중 일부는 모래가 덜 빠져 지금지금 거렸지만, 맛은 일품.
바다향 가득한 해걷이바람과 청량한 소주와 지글지글 익어가는 가리비와 추억 속의 이문세 노래와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와 멀리 깜깜한 바다를 비춰 보이는 오징어잡이 배와 불안한 현재와 그보다는 낙관적인 미래와 가슴 속 대화가 함께 어우러진 흐뭇한 밤시간…


셋째날, 상경하기 전에 잠시 들른 아야진 해수욕장.
북쪽 끄트머리 암석 해안 쪽에서 헤엄쳐 다니는 7~8㎝ 졸복 몇 놈을 건드렸더니, 빵빵하게 바람을 넣은 채 수면 위로 하얀 배를 드러내고 죽은 체를 하더군.


양양 쪽으로 내려가다가 ‘장산리’ 이정표에서 우회전하여 들어가면 ‘영광정’이라고 유명한 메밀국수 집이 나옴.
혹시, 원조 할머니가 돌아가신 걸까. 막국수와 만두 맛이 예전같지 않다는 것이 우리 생각이다. 반면, 옥수수로 만들었다는 농주 맛은 좋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서울로 출발. 중부지방에 호우주의보와 호우경보가 발령된 상황. 한계령 휴게소에서 잠시 화장실에 들른 것을 빼면 44번 국도를 5시간 10분만에 주파하여 집에 도착했으니, 선방한 셈.
이로써 또 한번의 짧은 여름날이 저물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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