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ch: In Praise of Difficult Women
제목부터가 도발적인 이 책은 98년, 출간과 동시에 첨예하게 엇갈린 반응으로 화제를 모았는데요.
가장 명확한 관점의 출발이자 이 책의 핵심코드를 관통하는 단어 ‘비치’
저자인 엘리자베스 워첼은, 단지 성적 매력이 넘치거나 자아가 강하거나 다루기 힘들다는 이유로 ‘비치’로 격하된 수많은 여성들을 변론합니다.
13세 때 당한 강간의 강박관념으로 방탕한 생활을 하다 유부남이던 애인의 아내를 살해한 16세 소녀 에이미.
에이미는 지금도 1급 살인죄로 복역중이지만 그녀를 성적으로 이용했던 남성들은 경험담을 언론에 팔아 엄청난 이익을 챙겼습니다.
이른바 '헤픈 여자'의 종말은 언제나 비참하고, 상대 남성들은 언제나 당당한 현실.
이 불공정한 법칙에서 저자는, 성녀를 요구하는 문화와 요부에 열광하는 사회의 이중성을 통렬하게 질타하며, 여성들을 향해 ‘당당히 비치가 되라’고 주문하죠.
한편, 자살한 헤밍웨이의 손녀, 힐러리 클린턴, OJ 심슨에게 살해당한 그의 아내 등 ‘요부’로 지목됐던 이들을 둘러싼 풍문과 진실, 비밀과 거짓말의 담론이 각 장마다 흥미롭게 전개되는데요.
페미니즘이란 주제의 무거움이 별반 느껴지지 않는 건 그 때문입니다.
물론 수많은 미국 내의 사건과 낯선 인명과 지명에 주춤하게 되고, 적지 않은 독자들이 워첼의 속사포 같은 독설에 당혹해 하지만, 이 책은 차세대 페미니스트의 대표주자이자 칼럼니스트인 저자의 위트와 열정이 살아있는 페미니즘의 한 시선으로 읽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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