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14일 월요일

당신이 지금 궁금한 ‘요즘 평양’

8일(화) 평양탐구학교 3회차에는 제주도 출신의 호주교포 정재연 씨의 좌충우돌 평양 여행기가 펼쳐졌다. 2018년 개봉한 윤종빈 감독의 영화 「공작」(황정민·이성민·조진웅·주지훈)을 보고선 북한여행을 결심했다는데, 가족과 지인들의 만류가 컸다고…

김포공항에서 2시간 걸려 베이징공항으로 이동한 다음, 북한 비자가 없는 상태에서 중국 144시간 무비자 체류 허가후 비로소 발급 받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관광증’ 국적란(민족별)에 ‘조선’이라고 기재돼 있어 깜놀했다고…

최하위 평점으로 알려진 고려항공에 탑승하여 무슨 고기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패티와 마치 흘린 것처럼 몇 가닥 들어가는 야채로 유명한 ‘미스터리 버거’ 기내식도 맛보면서 90분 걸려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고…

북한 여행시 가져갈 수 있는 것들엔 스마트폰, 아이패드, 노트북 같은 디지털기기가 포함돼 있는데, 호텔 내에서 와이파이도 쓸 수 있고, 공항에서 SIM카드를 구입하면 국제전화도 가능하다. 반면, 북한화폐나 남한책(특히 한글로 쓰인 책, 종교서적 등)은 가져갈 수 없다고 한다.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은 △북한 사회주의에 대한 존중 △종교행위 No △단독행위 No △지도자에 대한 존중이다. 사진촬영 때는 주의사항이 많고, 정해진 시간 내에 쇼핑을 끝내야 한다.

미스 정(북녘 사람들의 호칭)은 △평해튼 려명거리와 저녁 마실 △25,550개의 돌이 들어간 세계에서 2번째로 높은 170m 석탑, 주체사상탑 △마실거리(코코아탄산단물·커피·7가지의 대동강맥주 등)와 먹거리(물을 넣은 비빔밥·평양랭면·오리고기·단설기·튀기·신젖·닭알·닭알아이스크림·땅콩사탕 등) △몸까기(다이어트) 특별봉사 △1973년 개통한 3개 노선 17개 역의 평양지하철과 세계에서 가장 깊은 110m 승강장 △화장품과 미용, 영화관 체험 △배그네(바이킹) 이름이 독특한 놀이공원, 개선청년공원 △남측의 판문점과 북측의 판문각 그리고 정전협정서약서 원본 △대성산혁명열사릉의 헌화 △한편으론 추레한 평양의 이면과 관찰·감시하는 눈 △북한 주민들과 함께 지낸 함경북도 홈스테이 등을 소개하며 영화 속으로 들어간 듯이 소회를 이어갔다.

요컨대 긴장과 두려움, 설렘이 잘 드러난 토크콘서트였다. 미스 정의 말대로 대통령을 탄핵하는 체제와 지도자를 신적인 존재로 대하는 체제가 통일을 이룬다면 과연 어떤 모습일까? 허나 분명한 것은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는 것이다. 민족도 하나, 핏줄도 하나, 땅도 하나이지 않은가. 감동과 아쉬움으로 울컥했던 감상 한 쪼가리를 뒤늦게 풀어놓는다.

#평양탐구학교


“그 무서운 데를 어떻게 갈 생각을 했을까, 겁도 없이. 빨갱이들이잖아. 너 전쟁이 얼마나 무서운 줄 알아? 겉으로는 웃어도 속으로는 쳐들어올 생각만 한다고.”(할머니)
“가서 한국말 하지 말고 영어로만 말해. 튀는 행동 하지 말고 질문도 하지 말고 그냥 주는 밥 먹고 조용히 있다 와. 한국말 절대 쓰지 말아. 알았지?”(엄마)


「평양, 제가 한번 가보겠습니다(당신이 지금 궁금한 ‘요즘 평양’)」, 정재연, 넥서스BOOKS,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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