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20일 토요일

완생을 향해 나아가는 미생

좀전에 tvN 금토드라마 미생 최종회를 본방사수했다.
시놉시스 같은 건 훑어보지 않은 상태에서 바둑에는 문외한인지라… 처음엔 미생의 의미를 매월당 김시습이 금오신화(金鰲新話)에 등장시킨 양생(梁生)·이생(李生)·홍생(洪生)·박생(朴生)·한생(韓生)과 같이 미씨(麋氏) 성을 가진 겉보기에 번지르르한 한량이 묘령의 여인과 썸타는 얘기로 점철된 미생(麋生)인 줄 착각하기도 했다.

바둑에서 미생(未生)은 집이나 대마 등이 살아있지는 않지만 앞으로 완전히 살(완생) 여지를 지니고 있는 상태나 그 돌을 뜻한다고 한다.
‘내가 먼저 산 후 상대를 공격한다’는 의미의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도 생각나지만, 그보다는 역시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Ernesto Che Guevara, 1928~1967)의 명언과 더 부합하는 듯 하다.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엔 불가능한 꿈을 간직하자.
Seamos todos nosotros realistas,
pero tengamos un sueño imposible en nuestro corazón.

현실을 직시하되 안주하지는 않으며 자신이 품고 있는 이상과 꿈을 향해 도전하자는 의미일 것이다. 아직은 버둥버둥하는 미생(未生)일 뿐이지만 치열하게 고민하며 버틴다는 건 어떻게든 완생(完生)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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