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29일 금요일

삶의 역경 Hardship of Life

「삶의 역경」… 터키 사진작가 메흐메트 아슬란이 촬영해 이름 붙인 「Hardship of Life」는 이탈리아 시에나 국제사진전(2021 Siena Awards)에서 올해의 사진으로 선정됐다. 목발에 의지한 아버지가 팔다리 없는 아들을 들어올리는데, 이들 부자는 환한 웃음을 교환하고 있다.

다섯 살배기 꼬마 무스타파는 시리아 내전 당시 거리에 퍼진 신경가스에 노출된 엄마(자이나브)가 임신 중 복용한 약 때문에 양쪽 팔과 다리가 없는 테트라-아멜리아 증후군(Tetra-amelia syndrome)을 가지고 태어났다. 시리아의 폭탄테러로 오른쪽 다리를 잃은 아빠(문지르 알나잘)의 고민은 자신의 잃어버린 다리가 아니라 팔다리 없는 아이의 장래와 가족에 대한 부양이다.

하근찬의 전후소설 「수난이대」에서는 일제에 의해 남양군도 징용에 끌려갔다가 비행장 폭격으로 왼팔이 절단된 아버지 박만도와 6·25전쟁에서 수류탄 폭발로 왼다리를 잃은 아들 박진수 부자의 동행을 눈앞에 우뚝 솟은 용머리재가 내려다보고 있다.

문지르-무스타파 부자가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는 의지를 포기하지 않도록 우리 모두 용머리재가 되어 응원하고 지켜줘야겠다. 바람은 언제나 이들 부자의 등 뒤에서 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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