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문(惠化門)을 출발하여 구 서울시장공관, 경신중·고등학교, 최순우(崔 淳雨) 옛집, 이종석(李鍾奭) 별장, 심우장을 거쳐 북정(北井)마을까지 우중심우(雨中尋牛)길…
1879년 충남 홍성 출생의 한유천(韓裕穿)은 법명(法名)이 용운(龍雲), 법호가 만해(萬海)다.
심우장(尋牛莊)은 만해선사가 1933년부터 1944년까지 만년을 보내다가 입적한 정면4칸, 측면1칸의 팔작지붕 한옥이다. 서재 겸 침실로 사용한 왼쪽 1칸 온돌방에는 일창 유치웅(一滄 兪致雄, 1901~1998)이 쓴 尋牛莊 현판이 걸려 있다. 가운데 2칸은 본래 대청마루인데 지금은 온돌방처럼 꾸며 놓았다. 만해선사와 관련한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오른쪽 1칸 부엌이 뒤로 돌출해 있어 전체적으로 ㄴ자형 공간배치를 이루고 있다. 온돌방과 대청은 반자(盤子)틀 천장, 부엌은 서까래를 노출시킨 연등(椽背) 천장을 하고 있다.
심우장은 물론 아랫집 윗집 모두 북향(北向)집이다.
수행자가 정진(精進)을 통해 본성을 깨달아 가는 과정을 잃어버린 소를 찾는 일에 비유한 것이 심우(尋牛)다.
①소를 찾는 심우(尋牛) 이후엔 ②소의 흔적을 보는 견적(見跡), ③소를 보는 견우(見牛), ④소를 얻는 득우(得牛), ⑤소를 기르는 목우(牧牛), ⑥소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기우귀가(騎牛歸家), ⑦소는 잊고 사람만 있는 망우재인(忘牛在人), ⑧사람과 소를 함께 잊는 인우구망(人牛俱忘), ⑨근원으로 되돌아가는 반본환원(返本還源), ⑩손을 드리우고 저자에 들어가는 입전수수(入廛垂手)의 단계를 밟게 된다.
소(牛)로 상징되는 ‘참 나’를 찾아가는 여정은 발심(發心)에서 출발한다. 부처와 조국과 여인… 스님의 소(牛)는 무엇이었을까? 나의 검은소와 흰소는? 탐함, 노여움, 어리석음… 탐진치(貪瞋痴)의 무명(無明) 밝혀 진여(眞如) 깨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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