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9일 화요일

북한문화재 바로알기 시민교육 1차시… 개성 영통사 복원

6월 4일, 지난주 목요일이다. (사)문화살림과 (사)나누며하나되기가 공동 주관하는 ‘북한문화재 바로알기 시민교육’이 시작됐다.
요즘 남북관계가 기대보다 많이 삐걱거리기는 하지만 이명박그네 정권에 비할 바가 아니다. 지난 몇 년동안 생태·환경·기후변화대응과 통일·평화·인권 분야에 부쩍 관심을 두었기에 공고를 확인하고선 바로 구글설문지 페이지에 신청했다.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220호 강의실 입구에서 30분쯤 일찍 접수를 마쳤다. 현장 진행요원들이 발열체크를 하고, 손소독제를 배부하면서 좌석도 한 자리씩 띄어앉게 안내하는 등 철저하게 방역수칙을 점검했다.

축사에 나선 (사)문화살림 오덕만 대표는 “일제강점기에는 국권회복이 시대적 과제였듯이, 지금은 통일의 초석을 놓는다는 심정으로 하나된 공동체 회복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강좌를 준비했다”면서 “강좌 이후에도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북한 문호개방으로 관광이 이루어지는 날이 온다면 직접 북에 가서 살펴보고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서 천태종 정책과장 문법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이곳에 오기 전에 프란치스코 수도사를 검색해봤다. 무소유와 평등을 추구한 성인의 삶에 비추어봤을 때 참으로 이번 교육에 적합한 장소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사실 재미있는 강좌는 아니지만 통일에 일조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해보겠다”고 밝혔다.
(사)나누며하나되기의 진창호 사무처장이 강좌 개설의 목적 등 전반적인 소개와 일정 등을 안내해주었다.

첫 강의는 문법 스님의 ‘개성 영통사 복원과 종교계의 민간교류’다. 주관단체인 나누며하나되기(Share the World)가 천태종 산하의 통일부 등록 비영리법인이기에 이상할 것도 없다.
문법 스님은 불교 일반에 대한 내용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개인성불을 목표로 하는 남방불교(소승불교)와 중생구제가 목적인 북방불교(대승불교)의 차이점, 한국의 수많은 불교종단 중 대표 빅3인 조계종, 천태종, 태고종에 대한 구분이 이어졌다.
천태종은 애국불교, 생활불교, 대중불교를 3대 지표로 삼아 가장 한국적인 불교를 표방하는데, “종단과 가까운 곳부터 시작을 하자”는 생활불교와 “나라 없이는 종교 없다”는 애국불교의 지향점이 대북사업을 시작한 계기가 됐다고…

4일 오후 1시, ‘북한문화재 바로알기 시민교육’ 1일차 1차시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천태종 문법스님

왕의 아들이자, 왕들의 동생인 의천… 대각국사(大覺國師)는 시호다. 속명이 왕후(王煦)인 그는 고려국 제11 문종의 사남이자, 12대 순종, 13대 선종, 15대 숙종의 친동생이다. 의천(義天)은 11세에 화엄종 사찰 영통사에서 출가한 뒤 송나라 유학을 마치고 귀국 후 해동 천태종을 개창했다.
16세기 무렵 화재로 소실되어 오래도록 폐사지로 남아있던 영통사는 2002년 11월부터 북측의 조선불교도연맹(조불련)과 남측의 대한불교천태종이 함께 복원 불사를 시작해 2005년 10월에 29개 전각을 복원했다. 문화재로는 영통사 대각국사비(북한 국보 155호), 영통사 5층석탑(국보 133호) 등이 있다. 그 외에 3층석탑, 당간지주, 의천의 사리를 모신 부도가 남아 있다.

영통사 유적관리소 강사 엄학준(42세, 2019). 영통사 뒤편이 오관산이다. [이미지=통일TV, 천태종 성지 개성 영통사 복원 15주년 특집 다큐]

보광원(普光院)은 전통사찰의 대웅전격인 전각으로 영통사의 중심 전각이다. 2층 구조의 지붕 아래 닫집을 만들어 그 아래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좌우에 석가모니불과 노사나불을 모셨다.




북한문화재 바로알기 시민교육 1일차 2차시는 최은석 교수의 ‘북한 사회구조와 주민생활’ 시간이다.
최 교수는 남반구와 북반구의 위치를 뒤바꾼 세계지도를 보여주는 것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이렇게 보면 일본이 왼쪽에 위치하고, 러시아는 아래쪽에 중국 대륙이 오른편에 놓여 있는 형국이다. 북쪽의 태평양 바다가 더욱 파랗고 넓어 보인다.
사실 처음 접한 지도는 아니지만 ‘내 마음 속 대한민국의 지도 모습은?’이란 물음에 대한 사유의 지평을 확장하면서 다른 생각, 다른 한국, 다른 한국의 미래를 펼쳐보기엔 충분한 도입부였다.


정치적으로 북한은 ‘조선노동당 1당 독재국가’로 모든 권력의 원천은 당에 근거한다. 북한의 노동당 규약은 헌법보다 상위의 규범이다. 2012년 12월 집권한 ‘위대한 령도자’ 김정은은 △인민군 최고사령관(2011.12.29) △당 제1비서(2012.4.11)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2012.4.12)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2012.4.13~2016.6.29) △원수(2012.7.18) △당 위원장(2016.5.9) △국무위원회 위원장(2016.6.29) 직을 거치며 북한의 당·정·군을 장악하고 있다.
또 금수산태양궁전법(2013.4.1)을 제정해 김일성(태양)·김정일(광명성) 부자의 우상화를 위한 성지 조성을 마무리했다.

북한 경제는 2000년대 이후 비공식부문의 확대로 계획경제와 시장경제가 혼재된 이중경제체제지만 점차 시장화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공식 소비재시장에서는 북한식 자본주의 실습장이랄 수 있는 ‘장마당’을 통한 사경제 활성화가 진행중이다. 비공식 소비재시장은 중국의 이른바 노점경제(地摊經濟)를 벤치마킹하는 모습이 보인다.
북한에서 토지와 건물은 국가 또는 사회협동단체 소유로 제한돼 있어서 국가가 책임지고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원칙이다. 때문에 거주자는 살림집이용권(사용권)만 갖는다. 최은석 교수는 2007년과 2017년 고려호텔 전경 사진 등을 비교하며 평해튼(평양과 뉴욕 맨해튼을 합성한 신조어)의 상전벽해를 보여주었다.


북한은 출신, 사회적 지위, 사상성 등을 반영하여 구분한 사회적 신분 즉, 성분(成分)을 핵심계층(28%), 동요계층(45%), 적대계층(27%)으로 3등분하고 51개 부류로 세분화하고 있다. 당에 대한 충성심을 증명하거나 조선의 명예를 드높인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곤 계층 간 이동은 불가능하다.

북한은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 회의(2020.4.12)에서 ‘원격교육법’을 채택하여 우리의 방송통신대학에 해당하는 김일성방송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북한 역시 코로나19의 여파로 온라인 교육이 확산되는 추세로 보인다.

북한주민 일상 들여다보기 (통일교육원)

북한과 중국은 50년대 중반부터 협상을 개시하여 1962년 저우언라이(周恩來)가 평양으로 날아가 10월12일 김일성과 조중변계조약(朝中邊界條約)을 체결한다. 1964년 3월20일에는 조중변계의정서에 서명하여 천지 서북부는 중국(45.5%)에 동남부는 조선(54.5%)에 귀속하는 것으로 마무리짓고 동년 5월5일, ‘중·북 국경하천 공동 이용관리에 관한 상호협조 협정’을 체결하여 압록강의 섬과 사주 205개 중 127개는 조선, 78개는 중국, 두만강의 246개 섬과 사주 중 137개는 북한, 109개는 중국에 귀속하는 것으로 국경 문제를 종결하였다.
일련의 조·중 협상 과정에서 과거 청(淸)제국이 두만강(豆滿江)이라고 주장했던 토문강(土門江)이 두만강과 서로 별개의 강임을 인식했을 여지가 있다는 것에 주목해본다.


한국과 북한 간의 전화 연결은 중국 내륙을 경유하는 몇 단계의 중계국(?)을 거치는 일명 ‘뽀뽀전화’를 연결해 통화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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