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29일 목요일

소통강박증

트위터는 오프 상태로 방치한 지 오래고, 페이스북에선 석달 전 아예 탈퇴해 버렸다. 폰에선 네이버 밴드 앱도 삭제한 터라 카톡방 서너 개와 텔레그램 그룹 하나를 돌리고 있을 뿐이다.
헌데 얼마전 내장메모리가 딸리는 상황에서도 다시 밴드를 설치했다. 관여하고 있는 모임의 운영자급 동료와 몇몇 구성원이 기능상의 편의를 들어 밴드를 개설하고 가입을 요청해오니 혼자 사는 사회가 아닌지라 중과부적…
언제든 접속할 수 있고 통화할 수 있다는 전제는 족쇄로 작용하기도 한다. 미디어의 메시지가 대중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탄환이론(Bullet Theory)이 아니어도 시때 없이 울려대는 까똑 사운드는 관계의 ‘깊이’가 아닌 ‘빈도’의 피상적 단편일 확률이 높다.
정보 과부하, 낮은 기회비용, 상대적 박탈감, 정치적 편향, 평판 관리, 사생활 침해 쯤은 가뿐하게 제끼는 소통강박증…
몇년 전까지 대세였던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사례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기기 오작동이라면 다르겠지만, SNS 피로감에 대화방에서 탈퇴하는 사람들을 어거지로 재초대하지 않는 센스도 요구된다. 어쩌면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처럼 다른 사람과 진정성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방법을 다시 배워야 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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