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8일 수요일

정몽준 버스비 VS 박근혜 최저시급

2008년 당시 딴나라 대표 경선에 나선 정몽준은 KBS1 라디오 방송에서 진행된 전당대회 토론회에서 “서민들이 타고 다니는 버스 기본요금이 얼마인지 아시나요?”라는 질문에 “요즘은 카드로 타는데 한 번 탈 때 70원 하나요?”라고 답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정몽준은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이다. 2012년 현재 서울시내버스 기본요금은 현금 기준으로 1,150원이고 카드 기준으로는 1,050원이다.

2012년 데일리안 주최 새머리 대선 후보 경선 뉴미디어 토론회에서 진행된 ‘서민 상식’에 대한 퀴즈에서 정몽준의 데자뷰 내지는 평행이론에 딱 들어맞는 상황이 연출됐다.
“2012년도 현재, 아르바이트 최저시급은 얼마일까요?”라는 질문에 박근혜는 “5천원…좀 넘는 것 아니냐”고 답했다. 더 어처구니 없는 것은 사회자가 객관식 양자택일로 4,580원과 5,500원 2개의 선택지를 제시한 상황인데도 맞추지 못하고 “아르바이트 시급이 5,000원이 안 됩니까?”라며 오히려 반문했다는 것이다.

최저시급은 매년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올해 적용되는 최저임금은 시간당 4,580원이고, 5인 이상 사업장인 경우 밤 10시~아침 6시 사이에는 초과근무 수당으로 50%를 더 지급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명목 최저임금은 2010년 4,110원. 2011년 4,320원. 2012년 4,580원이며, 내년(2013년) 시간당 최저임금은 4,860원으로 이달 1일에 확정됐다.

만약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로 한 학기 등록금을 마련하려면 얼마나 일해야 할까. 구인구직 포털 알바몬이 4년제 사립대 기준으로 계산한 결과 평균 4,915원의 시급을 주는 커피숍 알바는 총 1,579시간을 일하면서 한 푼도 쓰지 않고 모두 모아야 겨우 한 학기 등록금을 마련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매일 12시간씩 일한다 해도 4개월 이상 걸리는 셈이다. 물론 해당 기간 동안 차비를 써서도, 돈을 주고 음식을 사먹어서도, 전화통화를 해서도 안 된다. 이는 ‘반값 등록금 토론회’에서 발표된 국내 사립대 학기당 평균 등록금(776만 1,000원)을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다. 국립대(440만 2,000원)는 사립대의 절반 수준인 896시간을 일해야 한다.

커피숍보다 시급이 낮은 편의점은 일하는 시간이 더 길어진다. 국내 편의점의 평균 시급은 4,768원이다. 사립대는 1,628시간을 국립대는 924시간을 꼬박 일해야 한 학기 등록금이 모인다. 상위 학점은 애초에 포기해야 한다.

매일 같이 서민경제 살리겠다면서 막상 서민생활과 직결되는 아르바이트 최저시급이나 대중교통 요금엔 무지한 대선 후보들… 새머리야 새머리야. 세상 물정 모르는 수첩공주님을 어이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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