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18일 토요일

폭우와 강남스타일 그리고 기회비용

지난 광복절에 전국적으로 폭우가 쏟아지면서 피해가 잇따랐다. 국지성 폭우니, 게릴라성 폭우니 해서 명칭도 가지가진대 특히 군산이 무시무시한 집중호우로 유난히 물난리가 심했다니 수재를 당하신 분들께 안타까움과 함께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하지만, 이런 안쓰러운 감정에서 예외가 되는 지역이 있다. 바로 강남이다. 군산에 퍼부어진 물량의 절반도 안되는 150㎜ 비에 침수된 강남역 일대 사진과 동영상을 보면서 묘한 쾌감을 느낀다. 비강남 사람으로서 강남 사람에게 갖고 있는 유치한 상대적 박탈감의 발로니 뭐니 떠들어도 좋다.
누가 뭐래도 한국 사회에서 강남은 부자, 졸부, 주류 기득권, 부정의 이미지가 강한 것이 사실이다. 선거로는 오세훈, 이명박, 박근혜 같은 위정자를 옹호하면서 자장면, 피자 배달원들에게는 지네 아파트 엘리베이터 사용까지 금지하는 어처구니들… 이게 진짜 강남스타일이다.


우리 동네 당현천 양지교 일대를 찍은 사진이다. 한창 폭우가 쏟아질 때와 날씨가 갠 후 맑아진 하천이 대조적이다.
그 옛날 무학대사, 정도전, 하륜 같은 분들이 강북에 조선의 도성을 세운 이유가 다 있을 것이다.
지들 말대로 못살고 구질구질한 강북보다는 기왕에 오는 비, 수해가 나려면 돈 많고 잘 사는 강남에서 나야 하지 않겠나(물론 강남에서도 구룡마을이라든가 그밖에 반지하방, 판자촌 주민분들은 예외가 되겠다).
서울 안의 서울, 강남공화국을 과시하며 강남 속지주의를 주장하는 부류들은 여름 한철 집중호우로 인한 자그마한 불편 쯤은 간지나는 강남에 살고 있는 기회비용이라고 쿨하게 생각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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