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1일 일요일

용산 도시산책

Part 1. 오염으로 바라본 용산 다크투어

지난 4월13일, 녹색연합 그린프로젝트팀이 진행한 용산미군기지 담벼락을 따라 걷는 다크투어에 동행했다. 첫 포스트는 이태원광장에 있는 지하수 집수정이다. 상단부를 높인 철제 구조물에 알록달록 그라피티 작업을 해놓았는데, 뒤로 돌아가보니 기름냄새가 풍겨나왔다. 겉으로 보아서는 이것이 인근의 미군기지에서 흘러나온 오염된 지하수를 모아놓는 시설이라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다.

녹사평역 1번출구에서 전쟁기념관으로 향하는 철조망 담장길을 “라일락 꽃향기 맡으며(이문세)” 걸었다. 미군정청 자문관으로 근무하던 엘윈 M. 미더(Elwin M. Meader)가 1948년 북한산 백운대에서 털개회나무 씨앗을 채집해 미국으로 돌아가 개량하였다. 그리곤 자문관 시절 자신의 사무보조원이었던 한국 여성의 성을 따 ‘미스킴 라일락(Miss Kim Lilac)’으로 이름 지었다. 구상나무처럼 우리나라 토종식물이 외국에서 교배되어 역수입된 안타까운 사례다.

메인포스트와 사우스포스트를 잇는 구름다리 밑을 지나 전쟁기념관으로 향한다. 한강로1가 삼각지파출소 옆 골목부터는 적산가옥이 수십 미터 이어져있다. 횡단보도를 건너 한진중공업 건물로 향하는 왼편 공사부지에서 또하나의 ‘킴(Kim)’을 확인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 일본군이 ‘조선육군창고’로 조성한 곳에 2019년까지 캠프 킴(Camp Kim)이 자리했다. 주한미군을 지원하는 한국노무단(KSC)에 김씨 성을 가진 사람이 많아 붙여진 이름이다. 미군이 운용한 지하저장탱크에서 기름이 새 지하수를 타고 퍼졌다. 토양에서는 맹독성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검출된 바 있다. 그런데 정화작업은 서울시가, 정화비용은 중앙정부가 떠맡고 있다.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의 구속력 없는 관련 규정을 넘을 수 없기 때문이다. 주한미군이 평택의 캠프 험프리(Camp Humphrey)로 이전해 간 후 미군위문협회(USO) 건물을 2020년 12월까지 ‘용산공원 갤러리’로 운영했었다. 이제 땅값만 4조원인 이곳 한강로1가 1-1번지 금싸라기 터에 초고층 빌딩숲이 들어설 전망이다.

투어팀은 완공 시한을 넘겨 아직도 공사중인 남영동 대공분실을 확인하고 삼각지역으로 선회했다. 1939년 일제가 설치한 삼각지 로터리는 한강, 서울역, 이태원으로 통하는 교통의 요지였다. 배호의 히트곡 「돌아가는 삼각지」의 “삼각지 로터리를 헤매 도는 이 발길” 노랫말처럼 1967년 용산 방면이 추가되어 4방향의 타원형식 입체교차로 역할을 하다가 1994년 오히려 급증한 교통체증과 노후화로 철거되었다.

마무리 포스트는 2023년 5월4일 개방된 ‘용산어린이정원’이다. 이곳은 각자가 웹사이트에서 예약한 후 직접 방문해보길 권한다. 百聞不如一見. 직접 겪어봐야 한다. 왜군(임진왜란)과 청군(병자호란·임오군란)이 주둔했던 땅을 다시 일본군(청일전쟁·러일전쟁)이 장악하고 이어서 미군(해방·한국전쟁)이 들어와 차지했다. 용산의 중첩된 시·공간을 생각하매 가슴이 답답해온다.




Part 2. 미군기지와 도시산책

4월20일 어제는 아임스토리가 마련한 ‘저자와 함께 떠나는 용산 역사문화 산책길 투어’에 함께했다. 용산도시기억전시관 2층 세미나실에서 저자의 사전강의를 들은 후 아세아아파트 예정지(부영건설)부터 용산가족공원 태극기광장 북쪽까지 3㎞ 빗길을 걸었다.

일본제국주의가 조선지배와 대륙침략의 핵심 인프라로 건설한 용산역은 경의선(경성~신의주)과 경원선(경성~원산)의 출발지이자 경부선·경인선이 경유하는 교통의 요지였다. 용산역 주변에 일본군 사령부(1907), 통감부 철도관리국(1906), 철도관사, 철도병원, 철도학교 등이 설치된 이후 1920년대에 들어서면서 용산은 경성부의 일부로 편입하고 신흥도시로 변모했다. 원래의 용산을 밀어낸 신용산의 탄생이다.

공사장 높은 펜스가 늘어선 골목을 지나 용산세무소 마당에 섰다. 남쪽 뚝방선로 위로 이촌역을 향하는 경의중앙선 전동차가 마치 한 세기전 화륜거마냥 기묘한 인상으로 다가온다. 서빙고로 건너편 파크타워 아파트 106동 뒤편 벤치에서 10시 방향 1.2㎞ 전방까지 뻗은 서빙고근린공원 산책로를 조망할 수 있다. 이후 국립중앙박물관 북면에서 미8군도로를 따라 좌우로 늘어선 사우스포스트와 메인포스트의 주요 건물과 멀리 남산서울타워까지 바라보았다.

「용산 미군기지와 도시산책」은 △용산기지 △한강대로 △남산자락 △독립의지 △시대전환 △마을부군 △서빙고로 등 7개 꼭지로 구성돼 있다. 김홍렬 저자는 ‘조선통신사 사행길’이 빠져있다고 말하는데… 개인적으로는 2018년 3월, 서울시 주무관 시절의 저자가 안내하는 팀에 합류하여 숭례문에서 이태원부군당까지 걸었었다. 그리고 2019년 6월에는 캠프 킴(Camp Kim) 자리의 ‘용산공원 갤러리’에서 대면했던 기억도 있다. 자칭 ‘용산김씨 시조’ 김홍렬 저자의 쉼 없는 열정과 다년간의 수고에 박수를 보낸다. 사진과 지도를 꼼꼼하게 체크하고 첫 투어를 마련해준 아임스토리 분들도 수고 많으셨다. 이번 신간이 대중에게 용산 공간을 바로 인식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용산 미군기지와 도시산책」 안쪽면에 ‘용산산책지도’가 인쇄돼 있다. 책 띠지가 이렇게나 유용하게 활용된다.

아임스토리 남정인 대표와 용산김씨 김홍렬 저자.

4월20일 오후, ‘저자와 함께 떠나는 용산 역사문화 산책길 투어’ 사전강의에서 김홍렬 저자가 자료사진을 설명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동편, 용산가족공원 내 태극기광장 북쪽에서 우중 단체촬영(사진=아임스토리 밴드)


2024년 4월 15일 월요일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5번의 독립

어제 낭독음악극 「통인동 128번지」는 30분으로 줄인 약식 공연으로 연행되었다. 참여연대 건물 뒤편, 우당이 국내로 잠입했을 때 묵었던 통인동 128번지는 안타깝게도 지난해 철거되어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건석철회시호 6형제… 존 레논의 아나키즘적 가사가 인상적인 「Imagine」을 떠올린다.

박건호 역사컬렉터가 제시한 키워드 ‘다섯 가지 독립’이 강렬했다. 저 ○○이 구체화되는 그날은 요원하기만 하다.
1st 독립. 1896년 11월 21일 → 淸(중국)으로부터의 독립
2nd 독립. 1919년 3월 1일 → 독립(선언)기념일, ‘민국’수립, 독립선언서≠독립청원서
3rd 독립. 1945년 8월 15일 → 일본으로부터의 독립, 독립일, liberation, emancipation, 불완전한 독립, 대한민국 27년
4th 독립. 1948년 8월 15일 → 미군정으로부터의 독립, ‘자주’독립, 정부수립, 대한민국 30년
5th 독립. ○○○○년 ○○월 ○○일 → 통일, 자주독립 완전달성


이은숙「서간도 시종기」 정정화「장강일기」 허은「아직도 내 귀엔 서간도 바람소리가」 한도신「꿈갓흔 옛날 피압흔 니야기」 등 풍찬노숙을 마다하지 않은 여성 독립운동가의 책을 구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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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정부기념관, 임시정부사 이야기 공연 개최
의정원홀서 첫 공연 「역사의 조각을 줍는 사람들」 진행

http://www.kwa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9381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1919.4.11) 105주년을 맞아 임시정부의 역사를 활용한 이야기공연(토크콘서트)이 열렸다.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관장 김희곤)은 14일 오후 2시, 기념관 지하1층 의정원홀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역사를 만나는 첫 번째 이야기 공연 「역사의 조각을 줍는 사람들」을 개최했다.

먼저, 오프닝 공연으로 우당 이회영, 영구 이은숙 부부의 치열했던 삶을 그린 낭독음악극 「통인동 128번지」가 박형준, 신이현, 이동학 배우, 공혜원 연주가의 열연으로 객석의 박수를 받았다.

이어서 「통인동 128번지」의 연출자인 정대경 감독이 제작 과정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두번째 패널로 나선 박건호 역사컬렉터는 자신의 역사자료 수집품에 담긴 ‘독립’의 의미를 풀어내어 참여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임시정부기념관은 올해 광복절을 맞아 두 번째 이야기 공연(8.11) 「꼬리에 꼬리를 무는 한국광복군 이야기」, 순국선열의 날을 계기로 개최되는 세 번째 이야기 공연(11.16)에서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임시정부 사람들을 알아보는 「비하인드 씬: 무대 뒤의 사람들」을 내용으로 관객과 호흡할 계획이다.

14일 오후,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의정원홀에서 열린 임시정부사 이야기 공연 「역사의 조각을 줍는 사람들」에서 정대경 감독(위), 박건호 역사컬렉터가 이야기하고 있다.


2024년 4월 12일 금요일

제1회 전국 4·19 합창대회

‘정의의 불꽃’ 앞 무대에서 제1회 전국 4·19 합창대회 본선에 오른 12개 합창팀이 경연 중이다. 「그날이 오면」 「상록수」 「내 나라 내 겨레」 「홀로아리랑」 같은 익숙한 노래가 퍼지면 관객들이 따라 부른다.

10개 팀이 여성합창단이고, 인천지역 공무원동호회 ‘코러스판타지’와 ‘성동구립시니어합창단’만 유이한 혼성팀이다. 광주시여성합창단과 코러스판타지, 성동구립시니어합창단이 똑같은 「나 하나 꽃 피어」를 선보였다. 주최자인 강북구의 강북시니어합창단이 축하공연으로 「홀로아리랑」 「뭉게구름」을 부르며 본선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을 달랬다. 심사 결과 칸타타 ‘동방의 빛’ 중 「희(希)」를 부른 용산구립합창단이 첫 대회 대상을 수상했다.

구태여 송현동 부지에 이승만기념관을 건립하는 것은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한다는 우리 헌법 전문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라는 반대여론에 직면해 있다.

저 강물은 흐르는데 우리 어찌 죽었다 말하리.
밀려오는 사월의 그날을, 진달래 향기는 이리도 붉은데.
굽이치는 물결 위로 그날의 그 함성 되살아 솟구쳐.
일어서는 사월 오늘은, 진달래 그 향기 파도쳐 오리라.





강북구, 제1회 전국 4.19 합창대회 개최
자유·민주·정의 4.19혁명 정신 계승·발전하고 공유하는 마당
http://www.kwa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9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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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금) 오후 2시, 서울 강북구가 주최한 제1회 전국 4·19 합창대회가 수유동 국립4·19민주묘지에서 열렸다.

이번 전국 4·19 합창대회는 자유, 민주, 정의의 역사인 4·19혁명 정신을 계승·발전시키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공유하기 위하여 강북구가 진행하고 있는 4·19혁명 국민문화제의 하나로 올해 처음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예선을 거쳐 이날 본선에 오른 전국의 성인합창단 12개 팀은 ‘정의의 불꽃’ 조각상 앞 특설무대에서 4·19혁명 정신의 자유, 민주, 정의를 주제로 한 자유곡으로 경연을 펼쳤다.

12일 오후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국립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1회 전국 4·19 합창대회에서 12개 참가팀이 본선 경연을 펼치고 있다.

첫 순서는 안양 동안구여성합창단이 권진원의 「그대와 꽃피운다」를 들고 무대에 섰다. 이어서 △노원구립여성합창단(그날이 오면) △강동구립여성합창단(상록수) △대전 유성구여성합창단(문을 열어라) △광진구립여성합창단(내 나라 내 겨레) △용산구립합창단(칸타타 ‘동방의 빛’ 중 희希) △경기 광주시여성합창단(나 하나 꽃 피어) △인천 코러스판타지(나 하나 꽃 피어) △관악구립여성합창단(Ain't No Grave Can Hold My Body Down) △도봉구립여성합창단(홀로아리랑) △양천구립합창단(새 날이 오면)이 무대에 올라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뽐냈다. 마지막 12번째 무대는 성동구립시니어합창단이 「나 하나 꽃 피어」를 불러 객석의 박수를 받았다.

심사 결과가 집계되는 동안 경연에 참가한 모든 합창단원이 「4·19의 노래」를 합창하는 장관을 연출하여 큰 감동을 선사했다.

12일 오후 국립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1회 전국 4·19 합창대회에서 성동구립시니어합창단이 「나 하나 꽃 피어」를 열창하고 있다.

12일 오후 국립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1회 전국 4·19 합창대회에 참가한 합창단원들이 함께 모여 「4·19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날 대상(국가보훈부장관상)은 용산구립합창단이 수상하며 상금 500만원을 차지했다. 이어서 △최우수상(서울시장상·300만원)은 광진구립여성합창단 △우수상(강북구청장상, 200만원)은 유성구여성합창단과 도봉구립여성합창단 △장려상(4.19혁명국민문화제위원장상·100만원)은 광주시여성합창단과 성동구립시니어합창단이 각각 수상했다.

12일 오후 국립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1회 전국 4·19 합창대회 경연을 마친 유성구여성합창단이 응원 나온 정용래 유성구청장과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한편, 4월 12일 전국 4·19 합창대회와 함께 개막한 4·19혁명국민문화제는 오는 19일(금)까지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과 함께 강북구 곳곳에서 펼쳐진다.

2024년 4월 8일 월요일

이웃과 함께하는 9일 기도 첫째날: 완고함

🎗의정부교구가 △완고함 △나아감 △위로함 △재촉함 △함께함 △살펴봄 △다짐함 △행동함 △기억함을 지향으로 오늘부터 참사 10주기를 맞은 세월호의 아픔을 기억하는 九日祈禱를 바친다. 
기도지향이 첫날(완고함)만 형용사고, 둘째날부터는 동사로 구성돼 있다. 공동체에 행동을 촉구하고 스스로도 실행·실천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권력을 가진 사람이 약자를 괴롭히기 위해 자신의 위치를 이용한다면, 다른 사람들도 그런 행동을 해도 된다고 승인하는 것과 같게 된다. 혹여나 숫자 ‘9’가 들어간다며 딴지 거는 사람들이 있을까 싶다. 예수 그리스도의 9원 소명은 십자가 죽음이었다(가톨릭성가 123).

#잊지않을게 #기억할게 #함께할게 #9일기도

🎗“그들 안에서 자리 잡은 무지와 완고한 마음 때문에 그들은 정신이 어두워져 있고 하느님의 생명에서 멀어져 있습니다.” ―에페소서 4:18


🎗“자국민을 멸시하는 사람들은 사회 안에 일류 계층과 이류 계층, 곧 존엄성과 권리를 더 가진 이들과 덜 가진 이들이라는 범주를 세웁니다. 이렇게 하여 모든 이를 위한 자리의 존재를 부정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3번째 회칙 「모든 형제들」(Fratelli Tutti) 99항: 보편적 사랑에 대한 부적절한 이해. 


2024년 4월 7일 일요일

봄을 마주하고 10년을 걸었다

🎗「봄을 마주하고 10년을 걸었다」 북콘서트에 다녀왔다. 2014년 참사에서 살아나온 사람, 참사에 숨져간 사람의 혈육, 참사가 일어난 해에 태어난 사람이 각자가 생각하고 느낀 바를 들려주었다. 세월호참사 희생자의 언니와 이태원참사 희생자의 누나는 본격적인 북콘서트를 시작하기도 전부터 감정이 북받쳐 한바탕 눈물부터 쏟아내더라.

그치지 않는 사회적 재난을 겪어내고 있는 동시대의 시민으로서 어른들의 태도 변화를 또박또박 요청하는 2014년생 초등 아이에게 참 부끄럽고 미안했다. 생존자와 유족이 피해자 혐오에 굴복하지 않고 당당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힘을 모아주어야겠다. 언젠가 밝혀질 진실의 그날을 위해, 비극적인 사회적 참사가 반복되지 않는 안전한 사회를 위해 각자가 처한 형편에서 잊지 않고 기억하며, 기록하고 충실히 살아내자.🎗

#잊지않을게 #기억할게 #함께할게




“봄을 마주하고 10년을 걸었다” 북콘서트 열어
세월호참사에서 이태원참사까지 10년간 마음속에 품어온 이야기

http://www.kwa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9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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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10주기를 맞아 재난 피해자의 삶과 시간 그리고 권리에 대해 생각해 보는 북콘서트가 열렸다.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우리함께’는 6일 오후 4시16분, 서울시민청 지하 2층 바스락홀에서 북콘서트 ‘봄을 마주하고 10년을 걸었다’를 통해 지난 10년 동안 쌓인 이야기를 풀어내는 시간을 가졌다. 

주제 도서는 (사)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가 지난 10년을 톺아보고 앞으로의 10년을 기약하며 펴낸 세월호참사 10주기 공식 기록집 2종 중 「봄을 마주하고 10년을 걸었다: 세월호 생존자, 형제자매, 그 곁의 이야기」이다.

북콘서트 1부 ‘단원고 생존자와 2014년생의 이야기’에서는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의 배경내 작가의 사회로 김도연氏와 백송시원 어린이가 마이크를 잡았다.
김도연氏는 2014년 참사 당시 단원고 2학년 3반 생존자이고, 백송시원 어린이는 지난해 연행된 연극 「2014년생」에서 주연 배우를 맡아 활동한 초등학생이다.

도연氏는 최소한의 배경지식 없이 무례한 질문을 남발하던 기자들의 행태를 떠올리며 ‘피해자 감수성’을 들려주었다. 백송시원 학생은 “어린이는 자리가 없는 관객 같다”면서 “어른들이 차별이나 편견 없이 어린이와 약한 사람, 작은 동물을 배려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진 2부 ‘세월호 형제자매와 이태원 형제자매의 이야기’에서는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의 이호연 작가가 사회를 맡아 8년의 간극을 두고 벌어진 두 참사의 유가족이 서로의 생각과 느낌을 주고받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대담에 나선 남서현氏는 2014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3반 남지현 학생의 언니이고, 김혜인氏는 2022년 이태원 참사로 희생된 김의현氏의 누나다.

서현氏는 “특별법에 대한 유언비어가 난무한 상황에서 사회가 요구하는 소위 ‘피해자다움’을 보여주려 애썼던 면도 있었는데, 이태원 형제자매는 스스로 ‘피해자 프레임’을 벗어나 대응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혜인氏는 “투쟁 상황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시도 때도 없이 무턱대고 올라오는 북받치는 감정을 지금도 주체할 수 없다”고 운을 뗐다. 이어서 “특별법이 만들어지고 관련자들의 처벌이 이루어지면 무얼 하며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마땅한 답변을 할 수 없었는데 이제는 그에 대한 고민도 해나가겠다고”고 소감을 전했다.

배경내 작가는 “참사의 본질은 참사 이후에 있는지도 모른다”고 진단하며 “참사의 복잡성과 사람들의 다면성을 책으로 엮어내는 일에 함께할 수 있어 위안을 얻는다”고 말했다. 이호경 작가는 “재난참사에서 공동체의 역할을 생각하게 됐다”면서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는 마음, 기록하는 일의 중요성을 느꼈다”고 전했다.

6일 4시16분 서울시민청 바스락홀에서 세월호 생존자와 유가족, 2014년생 어린이가 함께하는 「봄을 마주하고 10년을 걸었다」 북콘서트가 열렸다. 이날 북콘서트는 편안한 환경에서 참여하고 소통하기 위해 개인적인 녹음과 촬영 등이 제한됐다.

한편, (사)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가 세월호참사 10주기를 맞아 펴낸 또다른 공식 기록집 「520번의 금요일: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2014~2023년의 기록」의 북콘서트는 전날인 5일 저녁 7시, 마포구 동교동 다리소극장에서 열렸다.

세월호운동 10년에 대한 백서인 「520번의 금요일」은 피해자 가족 62명을 비롯해 총 117명의 인터뷰를 12개 키워드로 구성했다.

세월호참사 10주기를 돌아보는 책자로는 「520번의 금요일」 「봄을 마주하고 10년을 걸었다」 외에도 「기억의 공간에서 너를 그린다」 「월간 십육일」이 있다.


2024년 4월 2일 화요일

연백 출신 최종대氏… ‘진상규명 투쟁’ 감사패 받아

백남기기념사업회, ‘진상규명 투쟁’ 공로자에게 감사패 전달
88세 최종대氏, 2016년 보성에서 서울까지 도보순례 완주
http://www.kwa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9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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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명평화일꾼 백남기농민기념사업회(이하 사업회)는 지난 3월13일(수) 오후 3시, 5.18민주화운동기록관 다목적강당에서 ‘2024 정기총회’를 열고 새 이사장을 선출했다.

이날 3대 이사장으로 선임된 장휘국 前광주광역시 교육감은 故백남기 농민과 광주서중, 광주고교 동문이다.

사업회는 그동안 백남기 농민 사망 진상규명에 앞장섰던 한국진보연대와 故유문철, 이문영, 최영추, 최종대, 황성효氏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감사패를 받은 최종대님은 올해 88세로 황해도 연백이 고향이다. 백남기 농민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지난 2016년 2월 11일부터 27일까지 전남 보성역에서 서울대병원까지 16박 17일간 물러섬 없이 도보순례 일정을 함께 한 바 있다.

한편, 사업회는 오는 5월 보성 웅치면 부춘마을에서 밀밭길 추억 행사, 9월 망월동 민족민주열사 묘역에서 8주기 추모제 및 생명평화상 시상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백남기농민기념사업회는 지난 13일 정기총회에서 ‘진상규명 투쟁’ 공로자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사진=백남기농민기념사업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