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24일 수요일

한국에서 가장 비난 받는 전 군부 독재자(South Korea’s Most Vilified Ex-Military Dictator)

1926년 2월11일, ‘역적 3관왕’ 이완용(1858~1926)이 68세로 사망했다. 다음날인 2월12일, 동아일보는 사망소식을 속보로 냈다. 그리고 2월13일자 1면 [횡설수설]란에 “구문공신(口文功臣) 이완용은 염라국에 입적하였으니, 염라국의 장래가 가려(可慮)“라는 3줄짜리 촌평을 썼다. ‘구문’은 ‘흥정을 붙여 받는 돈’이고 ‘가려’는 ‘걱정할 만하다’는 뜻이니 이완용이 마침내 염라국까지 팔아먹을까 걱정된다고 비아냥댄 것이다.


동아일보는 「무슨 낫츠로(낯으로) 이 길을 떠나가나」라는 제목의 부음논설도 게재했다.

“그도 갓다. 그도 필경 붓들려갔다. 보호순사의 겹겹 파수와 금성철벽의 견고한 엄호도 저승차사의 달려듬 한아는(하나는) 어찌하지를 못하였으며 … 누가 팔지 못할 것을 팔아서 능히 누리지 못할 것을 누린 자냐 … 살아서 누린 것이 얼마나 대단하엿든지 이제부터는 바들(받을) 일, 이것이 진실로 기막히지 아니하랴 … 어허! 부둥켰든 그 재물은 그만하면 내노핫지(내놓지)! 앙랄(악랄)하든 이 책벌을 인제부터는 영원히 바다야지(받아야지)!”

그러나 이 1면 톱기사는 당국의 기휘(금지령)에 따라 발매금지처분을 당했고, 동아일보는 해당 기사를 삭제하고 대신 호외로 발행배포했다.


기사는 이완용을 “팔지 못할 것을 팔아서 누리지 못할 것을 누린 자”로 규정했다. 2021년 11월23일, 시대의 명문을 소환한다. 수많은 필부필부(匹夫匹婦)의 피를 팔아서 누리지 못할 것을 누린 잔혹한 독재자(Brutal Dictator) 전두환은 무슨 낯으로 이 길을 떠나가나. 또 ‘죽은 자를 향한 애도’ 운운하는 자들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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