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15일 화요일

함양기행 2

5월 12일(土)과 13일(日)… 벼락치기로 경남 함양에 다녀왔다. 지난 가을 추석 시즌 이후 2번째 함양 방문이다. 동서울터미널에서 8시 20분 버스로 출발했는데, 주말에다가 빗길이어서인지 70분이나 연착해 함양터미널에 도착했다.


우산을 받쳐쓰고 함양읍내로 걸어들어가 학사루를 방문했다. 함양 학사루는 함양객사의 부속건물로 정면5칸, 측면2칸의 2층 누각이다. 통일신라의 함양태수 최치원이 자주 올라 학사루(學士樓)라 불리었고,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숙종 18년(1692)에 중수하였다고 전한다. 함양객사 자리인 함양초등학교 안에 있었던 것을 1979년에 지금처럼 함양군청 앞쪽으로 옮겼다.
학사루는 무령군과 점필재의 악연으로도 유명하다. 유자광이 경상도관찰사 시절에 시를 지어 학사루 현판으로 걸어놓았는데, 나중에 함양현감으로 부임한 김종직이 철거하여 불살랐다. 이 일을 마음에 새겨놓은 유자광은 후에 무오사화를 시발하고, 김종직은 부관참시까지 당하게 된다.



선사부터 근대까지 지역의 유물과 기증품을 전시해 놓은 함양박물관을 찾았다. 삼국시대의 말머리 장식의 뿔잔(角杯)이 이채롭다. 하단의 짧은 다리가 잔이 넘어지지 않게 하는가 보다. 청동거울은 문양이 특이하여 사진에 박아보았다.


사적 제499호인 함양 남계서원(藍溪書院)의 미니어처… 백운동서원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2번째로 건립된 서원이자, 소수서원에 이어 2번째로 사액된 서원으로 전학후묘의 배치를 하고 있다. 일두 정여창(1450~1504)을 배향하는데,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 때에도 존속한 47개 서원 중 하나다.


지리산함양시장 내 병곡식당… 원조 할머니의 고향집이 함양군 병곡면이어서 ‘병곡집’ 간판으로 시작한 것이 올해로 72년이 됐단다. 현재는 딸과 손자가 운영하고 있다. 진한 국물의 순대국밥, 내장국밥, 머리국밥이 7천원이다.


농약사에서 사온 100원, 500원 하는 오이, 호박, 여주, 수세미, 무, 상추, 고추, 옥수수, 울타리콩, 박하 등 몇가지 모종을 심었다. 종두득두(種豆得豆)라 했던가. 일요일 오전까지 비가 내린 터라 잡초 제거도 수월하고 일일농부의 일이 재밌다.


80년 전 스물일곱의 백석은 나타샤를 생각하고,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라고 했었지. 옆집 외양간에서는 흰 당나귀 대신 검은 염소가 응앙응앙거렸다.


멋진 느티나무가 매력인 별관집은 손을 많이 보아야 한다. 대문 우편에 흔히 똥돼지 뒷간으로 불리는 통시가 있다. 통시는 대소변을 누는 곳과 돼지를 가두어 기르는 곳을 하나로 합쳐서 만든 공간이다.


백전면 상신마을의 함양성당 운산공소 전경… 요아킴 형제님 댁에서 줌으로 당겨 찍어보았다. 운산공소 뒤편의 갈색집은 마을이 배출한 신부님의 본가라고 한다.


귀경길에 잠깐 들러본 운정연수원은 오래된 나무들이 운동장을 둘러 늘어서있었다. 작은 규모의 캠핑에 좋을 듯하다.


운정연수원 지척에 천연기념물 제406호인 함양 운곡리 은행나무가 있다. 높이 30m, 가슴높이둘레 9.5m의 노거수로 수령이 800년을 넘는다. 대략 고려 명종과 강종, 고종 연간까지 연원이 올라간다.

댓글 2개:

  1. 학사루는 작년에도 다녀가고,
    올해는 저를 위해 다시 발걸음하신거로군요!
    고맙습니다. 공부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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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운산공소를 검색하다가 위글과 사진을 읽고 보게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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