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14일 토요일

문수와 정원

김동리의 단편 액자소설 「등신불」의 주인공은 일제 말기인 1943년 징병된 일본군에서 지인의 도움으로 탈출하여 양쯔강 북쪽 정원사로 숨어 들었다가 금불각에 안치된 등신불(等身佛)을 보고 충격과 전율을 느끼게 된다. 그 절에서 자신의 몸을 불살라 부처님께 바치고 타다 굳어진 몸에 금을 씌워 성불한 만적 스님의 소신공양 얘기를 듣게 된다.
연구에 의하면 수행이 깊은 스님의 경우 ‘좌탈(坐脫)’이라 해서 결가부좌를 튼 채 입적한 사례가 적지 않다고 한다.


불의한 박ㄹ혜의 퇴진을 요구하며 스스로 몸을 태워 분신(分身)한 정원스님의 오늘 영결식은 칩고 구슬펐다. 지난 MB정권 때 4대강 사업의 부당함을 전하며 소신공양(燒身供楊)한 문수스님의 안타까움이 겹쳐진다. 도반(道伴)이란 이런 것이구나. 사바 세계의 보통 사람(等身)에서 극락 세계의 신과 같은(等神) 존재가 되었어라. 무량수불(無量壽佛)의 너그러운 주재하에 두 분 스님의 왕생(往生)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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