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14일 목요일

채움과 나눔

얼마전 종영한 SBS 사극 「육룡이 나르샤」에 등장한 잔트가르 정도전(김명민)의 일갈이다.

“정치! 정치가 무엇이오. 정치란 복잡해 보이지만 실은 단순한 것이오. 정치란 나눔이요, 분배요! 정치의 문제란 결국 누구에게 거두어서 누구에게 주는가, 누구에게 빼앗아 누구에게 채워 주는가요. 당신들은 누구에게 빼앗아 왔고, 누구의 배를 채웠소!”

토지개혁의 지지부진을 한탄하면서 내뱉은 개혁가의 흉심이 드러나는 명장면이다.

“결국 그 문제만을 풀지 못했다. 국가를 구성하고 고민했지만, 백성들과의 소통은 그건 풀지 못했어. 진정 백성이 근본인 것은, 정치를 하려는 사대부의 마음속에 오로지 백성이 근본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허나 백성이 세상의 중심이 되고 근본이 되는 것은 먼 훗날이겠지. 어째서냐면, 백성은 생산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백성은 시간도 여유도 없다. 깨어나기에는 너무 바쁜 것이야. 물론 몇몇 백성들은 얼마간의 글을 깨우치기도 한다. 허나 만 백성에게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다.”

김영현·박상연 콤비는 이전의 뿌리깊은 나무(SBS), 선덕여왕(MBC)에서도 세종과 미실과 덕만의 입을 빌려 의미있는 대사를 쏟아내곤  했다.

“생생지락(生生之樂)… 백성들이 매일매일 살아가는 즐거움 느낄 수 있게, 그런 훌륭한 왕족이 되셔서, 좋은 정치… 해주세요.”

분이(신세경)의 바람은 우리 민초들의 그것이며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긴 시간이 흐르고 글을 깨우치기도 했지만, 백성들은 여전히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백성 스스로 각성하여 나아가야 하는데… 너무나 요원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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