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1일 금요일

현 시국에서 꼭 봐야할 영화 「All the President’s Men」

1972년 6월 17일 미국의 37대 대통령이었던 공화당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재선운동에 나섰을 당시, 그의 추종자들은 닉슨의 확실한 재선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5인조를 동원하여 워싱턴 D.C.의 워터게이트 빌딩 내 민주당 선거사무실에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다 경찰에게 발각되어 현행범으로 체포된 것이 워터게이트 사건(Watergate scandal)의 시작이다.
닉슨 행정부와 공화당은 자기들과는 무관하다고 발뺌했고, 결국 대선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 재선에 성공한다. 하지만 내부고발자(딥 스로트 Deep Throat)에 의해 사건의 꼬리가 잡히게 되자 닉슨은 아치발드 콕스 특별검사를 해임하라는 지시를 거부한 법무장관을 해임해버리고, 장관직무대행이 특별검사를 해임하는 이른바 ‘토요일밤의 학살’을 야기한다.
신변의 위협 속에서도 워싱턴포스트의 밥 우드워드, 칼 번스타인 두 기자의 집요한 추적으로 사건의 배후에 백악관과 법무장관, CIA, FBI, 검찰 등 정보기관 모두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 드러나고 선거방해와 흑색선전(쥐잡기), 권력남용, 의회모독 등으로 대통령의 핵심참모들을 포함한 43명이 유죄 판결을 받고 교도소에 수감되었으며, 닉슨 본인도 1974년 8월 하원 사법위원회에서 대통령 탄핵 결의가 가결됨에 따라 사임할 수밖에 없었다.
닉슨은 “나는 거짓말쟁이가 아니다”고 주장했고, 사임 상황에서도 사과를 표명하지 않았다.
어떤가. 원세훈의 국정원, 군 사이버사령부의 조직적인 대선 개입과 이를 은폐하기 위한 수사 방해 및 윤석열 수사팀의 해체 시국… All the President’s Men이라는 영화 제목처럼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 아닌가. 일대 일로 매치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겠지만, 왠지 40년 전 미국의 상황과 데자뷰라는 생각이 든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다룬 1976년 앨런 J. 파큘라 감독의 ‘대통령의 음모’(All the President’s Men)는 오랫동안 금기시된 영화였다고 한다. 하기사 최근 정지영 감독의 「천안함 프로젝트」도 비슷한 꼴을 당하지 않았나.(우리 해군 47인의 안타까운 희생과 북한소행 여부는 별개의 문제다.)
사건의 배후를 파헤치는 밥과 칼 두 기자의 역할은 젊은날의 로버트 레드포드와 더스틴 호프만이 열연했다. 맡은 바 소임을 다한 불굴의 사람들 덕분에 진실이 알려진다. 오늘날 한국의 언론과 기자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다.
ㅋㅋ 이렇듯 소심하게 지껄이는 것도 내 방식의 문체반정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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