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1일 수요일

그눔의 핸드폰


수업 중 학습에 지장을 초래할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되면, 학생들의 휴대기기를 수거하여 일정 시간 보관하곤 한다.


유령진동증후군에 빠진 학생들에게 스마트폰은 일종의 계륵이다.
이런저런 정보검색, 게임, 디카, mp3, 카카오톡 등으로 일상의 무료함과 학업의 스트레스를 달랠 수 있는 '완소품'이지만
한편으로 온라인 상태에 있지 않으면 불안감이 증폭되는 강박증과 조급증을 유발하는 '족쇄'이기도 하다.
과연 호모 사이버네티쿠스, 호모 인터넷티쿠스, 호모 텔레니쿠스 답다.

그래서 한번은 꿀벌 얘기를 해줬다.

식물의 꽃을 피우는 데 크게 일조하는 곤충 매개자 가운데 벌이 70%를 차지한다는 것과
전세계적으로 벌집 군집붕괴현상(CCD: Colony Collapse Disorder)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과
최근 한 곤충학자가 벌집 속에 휴대폰을 놓아두었더니 통화모드 또는 벨이 울릴 때 나오는 전자기파가 일벌들에게 행동장애를 일으켜 여왕벌이 기다리는 자기 벌집을 찾아가지 못하여 5~10일 안에 군집이 붕괴되는 것을 관찰했다는 것과
이로써 CCD 현상의 한 원인으로 인간들이 마구마구 쏘아대는 전자기파가 유력하게 꼽히고 있다는 것과
천재 물리학자 앨버트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지구에서 사라진다면 인류도 4년 내에 멸종할 것이다”고 예언했다는 것과
현대사회에서는 갈수록 간접적 의사소통이 직접적 의사소통을 대신하고 있다는 것과
상업주의와 결합된 성인들의 이성이 청소년층의 감성을 조종하고 통제하고 있다는 것과
인간은 자기들에게 하는 것처럼 다른 생명체에게도 함부로 한다는 것과
스스로 창조해 낸 것들에 얽매이는 물신주의에 빠져 허우적대서는 보다 나은 진보는 요원하다는 것을 말해주었다.

늘 그렇듯이 한번 길들여진 습관들에 대항하는 것은 어려운 일일터...
더더구나 그것이 리처드 도킨스가 주장하는 밈(meme)의 문제라면 해결은 더욱 요원한 일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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