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26일 화요일

강퍅해지고 싶지 않아

좀전에 사무실로 여자애 하나가 다녀갔다.어려운 형편에 고학을 하는 학생이라면서 조금만 도와주실 수 있냐는 것이다.
어떻게 도와주면 되겠느냐고 물었더니.. 예상대로
메고온 배낭과 가방에서 이것저것 물건을 꺼내 내 앞에 진열을 해 놓는데..
손수건, 열쇠고리, 책갈피, 방향제 등이 보였다.
몇가지는 직접 손을 본 수제품이라고 했다.
몇학년이냐고 물었더니 정상적으로 학교를 다닌다면 이제 고등학교 1학년이 된다면서 현재 검정고시를 준비중이란다.
며칠전 인근 노인회에서 온 할머니들은 그냥 돌려보냈더랬는데..
날씨도 춥고, 희멀건 얼굴에 앳되 보이는 여학생을 A~ 도저히 거절을 할 수가 없었다.
만원을 건네주고서 커피향 탈취제 2묶음을 골라잡았다.



아마도 이거 다이소 같은데 가면 2~3천원이면 구매할 수 있을텐데..
그러고보니 지난주에도 삼각지역에서 네팔 여성이 도움을 청하길래 그가 내미는 A4 양식에 이메일을 기재했다.
내 앞쪽 사람들은 2만원, 3만원씩 기부하던데, 나는 미안한 감정을 추스리며 만원짜리 한장만 건넸다.
`앵벌이` 비스무리라는 의심스러운 생각을 하지 못한 바도 아니건만,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없을 때는 현금빵이 최고라는 대단히 신자유주의적인 사고가 앞서 버렸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에휴~ 강퍅하게 살고 싶지는 않지만..
매출은 없고, 우리집 엥겔지수는 높아져만 가고, 내 코가 석자건만 이거 지금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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