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문해과정 중3 어머니들과 국어 교과서에 실린 박완서 선생의 「하회마을기행」을 공부하면서, 심화학습으로 세계 4대 기행문(여행기)까지 살펴봤다. 다수의 역사가들은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에 대해 신빙성을 의심하고 있다.
작가와 지식인은 다른 범주에 있다. 지식인은 기본적으로 ‘있는 그대로 기술할 뿐 새로 지어내지 않는다’는 술이부작(述而不作)에 충실해야지 작이부술(作而不述)로 가공을 일삼아서는 안 된다.
지난 2월 타계한 무함마드 깐수, 정수일 소장(한국문명교류연구소)이 생전에 번역 출간한 △혜초의 왕오천축국전(학고재·2004) △오도릭의 동방기행(문학동네·2012) △이븐 바투타 여행기(창비·2001)를 알라딘에서 기웃거리고 있다. 확 질러버리기엔 주머니 사정이 영 여의찮은데… 블라디보스토크든 둔황, 사마르칸트, 이스탄불, 카이로든 언제든 훌쩍 떠나보고 싶다.
♬지금도- 그곳은- 아무도 모르는-
신비한- 낮과 밤-이- 우리를 기다린다-
우리 우리 마음은- 희망으로 가득 찬-
미지의 세계로- 힘차게 나간-다-♪
https://www.kwa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0001
불교, 천주교, 이슬람교 입장에서 이해한 세계
혜초, 오도릭, 마르코폴로, 이븐바투타의 전인미답(前人未踏)
진실성·다양성 찾는 세계 4대 여행기
세계 4대 기행문으로 꼽히는 문서들이 있다. △혜초의 「왕오천축국전」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 △오도릭의 「동유기」 △이븐 바투타의 「여행기」가 그것이다. 새로운 길을 열었던 탐험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여행기(리흘라, Rihla)」는 중세 모로코왕국 탕헤르 출신의 21세 청년 이븐 바투타(Ibn Battuta, 1304~1368)가 1325년 메카 순례를 시작으로 30년 동안 아프리카와 아시아, 유럽의 3대륙, 40개 국가, 10만 킬로미터를 여행하고 돌아와 구술한 것을 이븐 주자이가 받아적어 남긴 장대한 기록물이다. 원서는 남아 있지 않고, 필사본으로 전해지고 있다. 14세기 각 도시와 사람들, 여러 곳에 토착화한 현지 무슬림의 모습을 중요한 사료로 평가받고 있다. 원제는 ‘여러 도시의 불가사의와 여행의 경이로움을 열망하는 자를 위한 선물’이다.
「동유기(東遊記, 렐라티오·Relatio)」는 신성로마제국 포르데노네 출신의 프란체스코회 수사 오도릭(Odoric, 1265?~1331)이 ‘영혼구제’란 사명을 안고 1318년부터 1330년까지 12년간 서아시아·남아시아·동남아시아·중국·중앙아시아를 여행하며 선교와 탐험을 수행한 ‘동방기행’문이다. 오도릭이 병상에서 구술한 내용을 동료 수사가 라틴어로 기록한 원본은 전하지 않는다. 사실적 기록으로 당대 동양문화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오도릭은 1755년 복자(福者)품에 올랐다.
「동방견문록(東方見聞錄)」은 베네치아 공화국 출신의 15살 소년 마르코 폴로(Marco Polo, 1254~1324)가 상인인 부친·숙부를 따라 1271년부터 1295년까지 서아시아·중앙아시아를 거쳐 원(元)에 도착, 쿠빌라이 칸(세조)에게 관직을 받은 뒤 중국 전역을 돌아다닌 후 고향으로 돌아와 엮어낸 여행기이다. 1296년 경에 지중해 패권을 두고 벌어진 베네치아-제노바 전쟁에서 제노바의 포로가 되어 갇혔을 때, 같이 갇혀 있던 죄수 루스티첼로 다 피사(Rustichello da Pisa)가 폴로의 구술을 듣고 기록했다고 전한다. 당시 유럽인들에게 아시아에 대한 정보를 소개해 대항해시대를 연 계기 중의 하나로 꼽힌다. 원제목은 ‘세계의 서술(Divisament dou monde)’이다.
「왕오천축국전(往五天竺國傳)」은 통일신라의 고승 혜초(慧超, 704~787)가 719년, 15세에 구법(求法) 차 당나라로 건너가 광저우에서 천축의 밀교승 금강지(金剛智)를 사사하고, 723년 스승의 권유로 4년에 걸쳐 천축과 서역의 여러 지방을 순례하고 장안으로 돌아와 작성한 탐방기다. 1908년 프랑스의 고문서학자 펠리오(P.Pelliot)가 중국 간쑤성 둔황(돈황)의 막고굴 장경동(藏經洞·17동)에서 우연히 발견하여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8세기 인도와 중앙아시아 사정을 전해주는 세계 유일의 기행기라는 점에서 사료적 가치가 지대하다. 현재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비공개로 보관되어 있다. 제목의 ‘오천축국(五天竺國)’은 인도 북부지방의 부처님 출신국을 비롯한 다섯 나라를 가리킨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혜초의 「왕오천축국전(往五天竺國傳)」(천축 다섯 나라를 순례하다). 신라의 소년 혜초는 704년에 태어나 16살 되던 719년에 당나라로 떠났다. 지금으로부터 1300년 전 일이다. (사진=나무위키)
지난 2월 타계한 정수일 한국문명교류연구소 소장이 △이븐 바투타 여행기(창비·2001) △오도릭의 동방기행(문학동네·2012) △혜초의 왕오천축국전(학고재·2004)을 번역 출간한 바 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