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7일 화요일

함양기행 7 - 페인트공

20일 토요일 저녁, 안국동 수운회관에서 교육을 마치고 바로 강변역 동서울터미털로 이동하여 김순조 선생님과 만남… 예매해 두었던 함양행 7시 고속버스에 탑승하여 3시간 만에 함양시외버스터미널에 안착했다. 택시를 잡아타고 캄캄한 백전면 새터마을 휴먼스쿨명상의집에 도착, 20분쯤 후에 평창국제평화영화제에 참석하고 밤길을 달려온 김익완·정찬남·함인숙·김동선·최서현 선생님과 반갑게 도킹.
五臺山 월정사에서 쏟아진 소나기로 옷을 흠뻑 적신 일화 등 꽤나 흥미진진한 평창 이야기를 안주 삼아 1시 좀 넘어서야 취침.

예년보다 호두가 적게 달렸다.

21일 주일 아침, 마산교구 운산공소 예절을 마치고 별관 탐방… 문간의 통시와 마당의 느티나무는 안녕하다.


운산공소의 김발바라 할머니가 초대하여 잠깐 댁에 방문했는데, 이 분은 2003년 모니카 원장님이 진행한 함양 한글학교 늦깎이 학생으로 가갸거겨를 배우게 됐다. 당시 MBC-TV의 ‘문맹탈출’에서 김발바라 할머니의 문맹탈출기가 방송되기도 했다. 가난한 시골집 6남매의 맏딸로 자란 할머니는 동생들을 건사하느라 배움의 기회를 갖지 못했다. 가난 때문에 호적에 이름을 올리는 것에 문제가 발생하여 천주교 세례명 Barbara가 그대로 실명이 되고 말았다. 벌써 17년 전(68세) 얘기니 지금은 85세시다. 더운 날씨지만 정성으로 내오신 시골커피가 구수하다.



발바라 할머니댁 순둥이가 짖어대는 소리를 뒤로 하고 본부로 복귀, 김사부님을 모시고 함양읍내로 나갔다. 점심 외식 장소는 학사루길의 조샌집이다. 김사부님이 좋아하시는 을지로의 동강나루터와 비슷한 콘셉트의 민물고기 전문점이다. 매운탕을 맛보려했으나 메기매운탕(4만/3만), 메기찜(4만), 잡어매운탕(4만/3만)은 주문이 안 된다고 해서 어탕밥(7천)과 어탕국수(7천), 은어튀김(3만)을 시켰다. 가게 사람이 자꾸 언어튀김이 맛있다고 권하기에 도대체 ‘언어’라는 민물고기가 뭔가 하고 고민했었다. 아서라, ‘ㅡ’를 ‘ㅓ’로 발음하는 경상도 지방인지 몰랐더냐. 멋모르고 산초가루를 많이 넣어 입이 얼얼했는데, 탕맛은 좋은 편이다.


‘조센징’이란 이름에서 조선인을 비하하는 듯한 어감이 느껴지는 바람에 가게 유래가 궁금했는데, 내부에 설명해놓은 문구를 보면…
조샌집은 조생원의 집이란 뜻의 방언이다. 하지만 실제 상호를 정한 이유는 따로 있다. 아무런 준비 없이 관청에 상호 등록을 하러 갔다가 가게 이름을 지어야 한다고 해서 급하게 지은 것이 1대 사장님의 성을 따 ‘조선생의 집’이란 뜻의 조샌집으로 정했다.…고 한다.
하기사 동이 아버지 허생원의 친구 조선달이 사시장천 뚜벅뚜벅 걷는 장돌뱅이 신세를 하직하고 함양땅까지 내려와 차려놓은 전방(廛房)은 아닐 터다.













댓글 1개:

  1. 신문기사로 짧게 함양기행문을 썼는데 국장님글이 공감됩니다!
    공유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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