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8일 수요일

함양기행 5 - 경자년 봄맞이 명상의 집 이모저모

지난달 23일, 느닷없는 다섯번째 함양행.
아침 7시… 명동에서 김익완 사부님, 정찬남 원장님을 뵈어 M4101 버스를 타고 20여분 달려 신분당선 동천역 인근 머내기업은행(07484) 정류장에서 함인숙 목사님과 합류. 논스톱으로 3시간 만에 함양군 서하면에 안착.

서하면사무소 앞에는 수령 110년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수양벚나무가 있다. 수고는 10m, 나무둘레는 2.8m로 함양군의 보호수(12-06-9)로 지정돼 있다. 벚꽃이 만개하면 참으로 화려하겠다.

서하면 송계리의 서하면사무소
함양남서로를 사이에 두고 서하면사무소 맞은편에 안의농협 서하지점이 있다. 지점 안쪽에 안의농협하나로마트 서하점이 있는 특이한 구조다. 지역 막걸리 2병 구입.

서하면사무소 맞은편의 안의농협 서하지점

각각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는 우리나라 4대 매화가 있다. 강릉 오죽헌 율곡매(484호), 구례 화엄사 (길상전 앞) 매화(485호), 장성 백양사 고불매(486호), 순천 선암사 선암매(488호)가 그것들이다. 참고로 천연기념물 제487호는 화순 서유리 공룡발자국화석 산지다.
같은 나무인데 꽃을 얘기하면 매화나무, 열매를 강조하면 매실나무라 한다. 김사부님은 항아리를 열어 3년 발효숙성된 매실액을 기꺼이 나눠주신다.
백산면 운산리 중기마을 명상의집 화원의 전경… 광양 매화마을이나 구례 산수유마을, 양평 산수유마을이 부럽지 않은 새봄의 설레는 풍경이다.

하얀 매화꽃과 노란 산수유꽃

2015년 기준 우리나라 농업인의 평균연령은 59.1세로 고령화된 상태다. 8각의 유엔성냥과 재떨이, 대웅모기향, 홈키파 마이키파, 신신물파스, 유한양행 안티푸라민 등이 고단한 영농생활을 대변해주는 듯하다.


이튿날 24일(화)엔 차량을 이용한 동네 한바퀴 시간.
내가 별관 또는 제2관으로 부르는 가옥이다. 마당의 느티나무는 4~5백만원을 호가한다고… 함목사님이 느티나무 가지 사이에서 포즈를 잡았다.



함양군 백전면 중기길 115-302(운산리 1063) 탑산사.
별관에 이어 탑산골 탑산사를 방문했다. 억새군락지로 유명한 장흥 천관산 탑산사(塔山寺)와 아마도 한자가 같을 듯하다.
겉모습만 보면 탑도 불상도 드러나지 않아 절집으로 보이지 않는다. 채소를 씻는 비구니 스님은 올해 75세 개띠란다. 위암을 선고받고 53세에 이곳 산문에 들어와 부처님께 자비를 구하며 인젠 다 나았다고 담담히 말했다. 탑산사에는 현재 2살 아래(쥐띠) 비구니와 함께 두 분이 거처한다고.
왼쪽 뒷다리가 없는 백구 보윤보살. 처음엔 좀 짖더니 완전 순둥이다.
“우리 보윤이도 많이 늙었어. 이제는 여기도 오염됐다 싶어요.”
가지취 내음새가 나는 듯 백석의 시가 떠올랐다.

함양 백전면 탑산사와 보윤이

1년 전 베어낸 나무를 톱으로 잘라 땔감으로 만들어 옮기고, 괭이질·쇠스랑질로 고랑과 이랑을 만들고, 멀칭을 걷어내고, 부추와 콩 등 몇 가지를 파종하며 가농옹(假農翁) 역할에 충실해 본다.
모니카 원장님은 요즘 한창 유기농에 삘이 꽂혀 계신다.



텃밭작업 중 발견한 25㎝ 지름의 말벌집이 비어 있어 다행이다. 무료도 있다지만 말벌집 제거에는 상당한 비용이 든다고 들은 적이 있다.


대지 240평에 매화, 산수유, 목련, 가시오갈피, 모과나무, 호두나무, 대추나무, 은행나무, 감나무, 기타 수종의 약나무를 돌보고 고유의 토종씨앗을 밭에 심으면서 부추전, 쑥전 곁들이고 머위잎, 원추리잎에 흑돼지 고기를 구워 쌈 싸먹고 탁주 한 잔 걸치는 가농옹(假農翁) 생활 만끽.
이상 3월 23일(월)~25일(수) 경자년 봄맞이 작업 완수.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