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14일 토요일

묵주기도의 기적 (김웅렬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

김웅렬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의 ‘묵주기도의 기적’입니다.
신부님은 충북 음성군 감곡매괴성모순례지성당 주임을 거쳐 현재는 청주교구 서운동 주임 겸 상당지구장으로 사목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 강론 때의 글로 보이는데, 정확한 연도는 불분명하네요.
첫 번째 글은 대략 1984년(?)의 에피소드로 추정됩니다.


묵주기도의 기적

빛의 신비가 로사리오기도 안에 들어온 게 얼마 안 되지요?
저는 신학교 때도 묵주기도 15단은 어떤 일이 있어도 바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면서 늘 ‘왜 빛의 신비 부분이 로사리오기도 가운데 없을까!’
묵주기도할 때마다 드는 분심을 참을 수 없어 성서를 읽으면서 신비 5개를 추렸어요.
저는 그것을 ‘신비’라 하지 않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빛의 신비’를 발표할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주기도를 했어요.(이단이라고 할까봐~}

어느 날, 인터넷으로 교황청신문을 보다가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훈령으로 발표한 ‘빛의 신비’를 보니까 제가 추린 것, 예수님의 공생활 다섯 개 중에 네 개가 맞은 거야! 얼마나 기뻤던지~

이제는 환희의 신비서부터 빛의 신비, 고통의 신비, 영광의 신비까지 복음서가 완결되었어요.
가장 훌륭한 관상기도인 로사리오기도!
로사리오기도는 성모님께 바치는 기도가 아니라 하느님께 바치는 기도입니다.

저는 감히 ‘묵주기도 안 하는 사람은 천주교 신자가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묵주기도 1단도 안 하면서 차에는 부적처럼 묵주를 달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성모님은 가족과 교회를 지키는 무기는 로사리오기도라고 하십니다.


  제가 군종신부 시절, 그러니까 29년전 일입니다.
그때 대위로 임관해서 갔더니 군종병도 없었고, 후원회도 없었고…… 환경이 매우 열악했습니다. 그때 월급이 18~9만원이었는데 월급이 생기면 가장 먼저 성모님 상본과 쇠로 만든 묵주반지를 많이 샀어요.
훈련소에서 훈련이 끝나는 날, 쇠묵주반지를 천주교신자들에게 군번줄에다 매어주었어요. 손에 낀 반지를 보면 고참들에게 빼앗긴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사격장에 위문을 가서 연대장이랑 같이 관측소에서 담배 한 대 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중에 갑자기 ‘탕!’ 하고 총소리가 났어요.
불길한 예감에 밑을 내려다보았더니 한 아이가 고꾸라져 있었어요. 겁이 나서 아무도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는데 뛰어 내려가 그 아이를 뒤집어 보았더니 제대가 한 달밖에 남지 않은 천주교 군종병 안드레아 였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분명히 총성은 한 발이었는데 군복에 구멍이 두 개가 나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이상한 것은 총알은 회전을 하니까 나갈 때는 등 뒤의 구멍이 더 커야 하는데 뒤에는 구멍이 없고 왜 앞에만 총알구멍이 두 개 있을까?
옷을 헤쳐 보니 군번줄에 묵주반지가 매달려 있었는데 총알에 맞아 반이 깨어진 묵주가 튀어나가면서 옷에 구멍이 하나 더 난 것이었습니다.

  이론적으로 설명이 안 되는 일이에요. M16 총은 바위도 뚫는데… 묵주반지를 맞고 튕겨나갈 수는 없는 거지요. 튕겨진 묵주반지 반이 살에 박힌 것은 상처도 아닌 겁니다. 그 아이는 그 상처로 기절을 했던 겁니다.

  이 모습을 거기에 모인 1개 대대가 다 보았어요. 그래서 군종 역사상 깨어지지 않는 기록이 하나 생겼지요. 그 사건을 보았던, 1개 대대 전체가 교리공부를 시작했습니다. 4개월 후, 1개 대대를 연병장에 다 모아놓고 세례를 주었어요.

  세례를 줄 때 본당에서처럼 하나하나 머리를 숙이고 성수를 뿌릴 수가 없어서 성수채로 성수를 뿌리면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명은 너희가 각자 대어라!’

  그날, 돼지 두 마리를 잡고, 막걸리로 축배를 들며 대대 전체가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식이 끝나고 위병소를 나오는데 어떤 아이가 제 차를 가로막았습니다.
“왜? 너 술 취했어?”
“신부님 암만 생각해도 제 옷에는 성수가 한 방울도 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세례 받은 것 같지 않습니다.”
“알았어~ ”

  저는 위병소에서 큰 주전자에 물을 떠오라 해서 그 자리에서 축성하여 머리에 한 통을 다 들어부었습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요한에게 세례를 베푸나이다.”
그 아이가 신학교에 들어가서 지금 서울교구 신부로 살아요. 이게 첫 번째 기적이에요.

  6개월 후에 그 통제소에서 그 사건을 같이 보았던 연대장이 저에게 왔어요.
“우리 어머니 설득하는데 6개월이 걸렸어요. 가족회의 끝에 다 개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6개월 전에 저는 분명히 확인했습니다. 부처님보다 성모님이 훨씬 힘이 쎄다는 것을…… 우리 가족, 친척이 40명 정도인데 각자의 본당에서 교리를 받겠지만 세례는 신부님께서 해 주십시오.”
그렇게 해서 그 양반의 식구와 친척 42명이 한 날 동시에 세례를 받았습니다. 이것이 두 번째 기적입니다.

  그분은 4성 장군까지 올라갔고, 늘 묵주기도를 했어요. 전역 후, 여러 곳에서의 사장자리도 마다하고 신학원을 나와서 지금은 어느 시골본당의 공소회장으로 지내고 계십니다.
그분의 가족 중에 수녀 두 분, 손주 가운데 부산교구 신학생이 나왔어요. 얼마나 큰 기적입니까?

  그때 묵주반지가 살려 준 군종병 안드레아는 서울에서 의대를 다니고 있었는데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고 했습니다. 7년 뒤에 그에게서 편지가 한 장 왔는데
‘신부님, 저 기억하십니까? 성모님이 살려준 안드레아입니다. 이곳은 트라피스트 봉쇄수도원입니다.’
수도원에 들어간 거예요. 제가 아일랜드에 있는 그 수도원에 한번 들렀더니 거기 원장수사님이 그 수사님을 보고 한국에서 온 예수님이라고 해요.
‘지가 죽다 살아온 놈인데 열심히 안 살면 어떡해~ ^^’
트라피스트 수도자를 만든 것, 이 또한 기적이 아니겠습니까?

  군대에서 성모님의 상본과 묵주를 사서 주면서도 늘 마음이 편치 않았던 것은
‘나에게 돈이 생기면 신자들에게 녹슬지 않은 묵주반지를 해 줘야겠다~’
그러나 묵주반지를 그냥 줄 수가 없잖아요~
좋은 묵주반지 못해준 게 한이 되어 10여년 동안 신약성서를 써오면 신약반지, 구약성서를 써오면 구약반지, 신구약을 다 써오면 신구약반지를 주었어요. 그 돈이 1년에 약 1억 정도가 나갔습니다..

  지금도 국내외로 피정을 다니다 보면
“이것 신부님께 받은 묵주반지입니다.”
하면서 보여주는 신자들이 많이 있어요.
그런데 4년 전, 감곡에 있을 때, 금값이 치솟기 시작해서 도저히 금반지를 해줄 수가 없었어요. 금방에서 한 달 청구액이 7~800만원이 들어왔어요. 전국에서 써왔거든요~
그때 누가 좀 도와주기만 했어도 계속할 수가 있었을텐데……

  내 맘 같으면 금반지를 받으면
“신부님, 반지값이에요…… 이 돈에다 보태어서 다른 사람도 해 주세요!”
할 텐데 반지 받는 기쁨에 겨워 돈을 줄 생각은 안 하고 반지만 챙겨가고 말았어요.
그렇게 반지값으로 나간 돈이 7억이 넘었어요.
“신부님, 이것 반지값에 보태쓰세요!”
하고 들어온 돈은 400만원이 채 되지 않았어요.
지금은 축복장이나 팔찌 묵주로 대신합니다.

  제가 축복장을 드린 분 중에 100살이 넘은 분이 최고령이셨어요. 그분의 목적은 금반지가 아니라 80이 다 된 큰아들 회개시키려는 거였어요. 그분은 암환자였는데 잠자는 것도 아껴가며 신약성서를 4개월 만에 써 오셨어요. 그리고 뒤에다 이렇게 쓰셨습니다.
‘100살이 되도록 볼 수 있는 두 눈과 손가락이 움직이는 것을 허락하신 하느님께 감사합니다. 저의 노력과 고생으로 우리 장손 회개하기를 바라며 이 성서를 주님께 봉헌합니다.’

  그 할머니가 축복장 받으러 나오는데 웬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업고 나오는데 처음에는 부부인줄 알았어요. 80 넘어가면 어머니나 아들이나 똑같아요~
아들의 등에 업혀 축복장과 반지를 받아 아들에게 끼워 주시며
“큰아들 요한아, 이것 끼고도 성서 안 보면 넌 인간도 아니야!”
이렇게 아들을 회개시키고 그 할머니는 두 달 뒤에 암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이것도 묵주반지의 기적이 아니겠습니까?

  또 신구약 성서를 5번 쓰신 분이 있어요.
그분은 치과의사이신데 5번째 썼을 때, 큰 상으로 6인용 밥상을 줬어요.
신구약 성서 다섯 번 쓴 것, 이것도 기적입니다.
감곡에 있을 때 묵주반지 세 개를 드렸는데 정작 본인의 손에는 금반지가 없어요.
그 금방도 망해서 없어졌어요.
‘그 양반 손가락에 금반지 끼워주고 싶은데!’

  신자들에게 쓰라고 해놓고 신부인 제가 안 쓰면 안 되지요~
저도 두 권 써서 내가 나한테 끼워주었어요.
하나는 누가 잠깐 끼워보자고 해놓고 끼더니 안 줘요~
하나는 지금 내 손에… 그럼 이걸 드려야겠습니다.
앞으로 나오세요~
‘하느님의 말씀을 읽고 북상하며 실천하기 위해 신구약 성서 73권을 정성스럽게 필사한 귀하를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김웅열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
방지거씨, 이건 다른 분에게 주지 마세요!

  군종신부 때, 그 녹슨 쇠반지 해 주면서 마음이 아팠어요. 언젠가 금값만 떨어지면 신자들 손에 좋은 반지 다시 해 주고 싶어요.

  로사리오성월, 우리 신자들 묵주 놓으면 죽어요.
묵주기도가 사제를 만들고, 트라피스트 수도자를 만들고~ 장군을 회개시켜 수녀가 둘이 나오고, 신학생이 나오고……

  로사리오 성월만이 아니라 죽을 때까지 손에서 묵주 놓지 마세요!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묵주기도하세요.
길 떠날 때, 제일 먼저 차에서 성모님께 5단 바치세요.
잡생각 들어오기 전에 주님께 먼저 바치셔야 돼요.

  지금 제 손에는 보이지 않는 반지가 끼어 있을 거예요.
반짝반짝 거리지요?

  자식을 위해서 목숨까지 내놓는 성모님께 전구하면서 모두 일어나 기도하세요.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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