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4일 일요일

경운동 건국빌딩

어제 종로3가역 인근 건국빌딩에서 공덕역 근처 풍림빌딩으로 사무실을 이전하는 ‘아는 형님’(?)이 계셔서 이사짐을 좀 거들어드렸다.
건국빌딩은 가운데에 주차장을 ㄱ자로 둘러싸고 인사관, 경운관, 건국관의 3개 동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두어 번 가봤는데도 건물이 헷갈린다. 인사관(삼일대로 437)은 낙원동이고, 경운관(삼일대로 443)과 건국관(인사동4길)은 경운동이다. 건물 내부 복도가 널찍널찍하다.
월산대군의 옛 사저에 300년 터울을 두고 의주 몽진에서 환도한 선조와 아관파천에서 환궁한 고종이 기거하게 되는데 그곳이 바로 경운궁(慶運宮)이다. 경운동이란 동명이 경운궁과 연관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건국빌딩에서 경운궁(덕수궁)까지는 직선 거리로 1.4㎞에 이른다.
건국빌딩 자리는 1910년까지 서북학회 등이 들어섰던 곳이라고 한다.


낙원동 네거리의 낙원떡집(낙원본점) 앞에서 횡단보도를 통해 삼일대로를 건너 직진하면 건국빌딩 인사관(구 건국 1호 빌딩)과 건국주차장으로 진입할 수 있다.
횡단보도 중간 지점에는 한양 조씨 정암 조광조(1482~1520)가 살던 한양골 집터 표석이 있다. 고려시대에 한양향교가 있던 자리여서 향교동 또는 한양골로 불렸던 것으로 생각된다.


경운관(구 건국 2호 빌딩) 도로쪽 입구 앞에는 표석 하나가 놓여있다. 오성학교, 보성학교, 정치대학의 이름이 보인다.

<표지석> 서북학회 터(西北學會址, Former Site of Seobukhakhoe)
서북학회는 대한제국 시대인 1908년에 국권 회복 운동을 위하여 평안도·함경도·황해도민이 조직한 애국 계몽 단체였다. 1909년 일제의 탄압이 가중되자 만주에 무관학교를 설립하여 독립군 운동으로 전환시키는 데에 크게 기여하였으나 1910년에 강제 해산되었다. 그 후 이곳에는 한때 오성학교, 보성전문학교, 건국대학교 전신인 정치대학이 자리하였다.

1908년 1월에 기존의 서우학회(西友學會)와 한북흥학회(漢北興學會)가 통합하여 창설된 단체가 서북학회다. 평안도·황해도·함경도 출신의 지식인들이 중심이었다고 하는데 박은식, 이갑, 이동휘, 안창호 등 스쿼드가 대단하다. 이들은 1908년 11월 2일에 33명의 공동명의로 낙원동 282번지에 건물을 준공했다. 1910년 10월 1일 경술국치 후 서북학회가 강제해산된 후에는 서북협성학교, 오성학교 교사로 사용되었다. 해체된 건물은 1984년 12월에 광진구 모진동 건국대학교 내로 이전, 복원되어 현재 건국대학교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


건국관(구 건국 3호 빌딩) 좌우에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서 있는 사이로 다양한 석물들이 놓여 있다. 건국관 입주 업체에서 판매하는 것이라고 들었다. 건국관에는 고미술이나 서예 관련 상호가 많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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