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17일 화요일

월드컵 놀음

일년 가야 한두번 입을까 말까한 것까지 포함해서 상당히 많은 티셔츠를 보유(?)하고 있다.
티셔츠는 폴리에스테르나 면으로 제작된다. 티셔츠 원료가 된 폴리에스테르는 한두 스푼 정도의 석유로부터 만들어진다.
앨런과 존의 책 「녹색시민 구보씨의 하루」39페이지의 내용이다.


석유 매립지로부터 의류 공장 문까지, 그가 입은 셔츠의 원료가 된 폴리에스테르를 만드는 과정은 폴리에스테르 무게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질소, 유황 산화물, 탄화수소, 먼지, 일산화탄소, 그리고 중금속을 대기 속에 방출했다. 이러한 오염 물질들은 호흡을 곤란하게 하고 심장과 폐질환을 일으키며 면역 체계를 파괴한다.
폴리에스테르를 만드는 것은 그 무게의 10배에 해당하는 이산화탄소를 방출한다.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에 온실효과를 일으켜 지구의 기후를 불안정하게 한다.

FIFA 공식이라느니, 대한축구협회 라이센스라느니 하면서 월드컵 응원티셔츠 광고메일이 날라오고, 대형마트의 판촉전도 한창이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E), 그린피스(GREENPEACE), 유엔에이치시아르(유엔난민기구),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유넵(유엔환경계획),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 독도(DOKDO) 티셔츠라면 괜찮겠지만… 스폰서가 인쇄된 티셔츠를 입고 광고해 준다는 점에서 착용자들은 대기업으로부터 개런티를 받아야 하지 않을까.
내가 입고 있는 가장 오래된 티셔츠는 1998년의 카키색 서클 단체티셔츠다. 철강산업을 제외한다면, 정유산업은 다른 어떤 산업보다 많은 공해 물질을 대기 속으로 방출한다. 축구대표팀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기대하지만, 환경을 위해서나 거대자본의 횡포를 막기 위해서나 기실 KT, 홈플러스의 마케팅에 들러리가 될 생각이 별로 없다. 그냥 2002년도의 Be The Reds! 티셔츠면 충분하다.
응원하는 국민들을 축구대표팀의 열두번째 전사라고 했던가. 공교롭게도 아직 12명의 희생자가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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