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4일 일요일

손큰 피자

어제 중1 아이들 보충이 있어 출근하는 길에 롯데마트에 들러 ‘손큰 피자’를 사갔지. 놀토가 아닌데다 1시 30분부터 오라고 했으니 혹시라도 점심을 못먹고 오는 녀석들이 있으면 함께 먹으려고 샀는데, 가격이 11,500원으로 1.5ℓ 콜라 페트병 하나 추가해서 12,430원. 정말 무지 싸더군.


이마트 피자가 처음 출시됐을 때는 대기표를 받고 몇시간씩 기다려야 했다는데, 이건 뭐 매장에서 말만 하면 바로 내주더군. 이렇게 큰 사이즈는 몇년 전 코스트코에서 처음 접해봤지만, 이제는 일상 풍경. 그만큼 대형마트 주변 동네 피자가게들에게는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터. 50㎝ 자를 놓고 찍은 사진인데, 대략 지름이 45~46㎝는 되어 보임. 손큰 피자… 정말 브랜드 네이밍 하나는 잘도 뽑아냈군.


‘대기업의 중소 영세사업자 사업영역 침범’이란 곱지 않는 시선은 많이 희석됐지.
대다수 소비자들이 대형 유통업체 간의 가격전쟁을 즐겁게 관전하고 있는 가운데, 너무 저렴하게 팔아서 마진이 줄어든 힘센 ‘갑’은 구입 원가 절감으로 보충하려 할 것이고, 납품업체인 여러 마이너 ‘을’들은 그만큼 고통과 압박을 감내해야 하는 시스템이 전지구적으로 퍼져있는 형국. 피자나 햄버거가 사회 구조적인 면이나 생태, 건강 측면에서 그리 좋지 않다는 건 알고 있지만 싸고 맛있고 빠르기 때문에 먹게 되는 것도 사실. 길들여진 식습관, 마비된 밈(meme)이란 역시 무서운 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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