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23일 월요일

[드라마] 전우

한국전쟁 60주년 KBS 특별기획 드라마 《戰友》
김인규 지시로 제작됐다고 하길래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그제 어제 최종회를 봤더니 그런대로 재미가 있더군.
선임하사 최수종 하나 남겨놓고 등장인물들을 싸그리 죽여버린 것도 그렇고, 전투 씬에서 턱끈을 맨 것도 그렇고 나름대로 리얼리티를 확보하려고 고심한 흔적도 보이고.. 《로드 넘버원》에서는 총알이 빗발치는 생사의 갈림길 속에서도 소지섭은 끝까지 턱끈을 하지 않더군. 대개의 한국 전쟁영화는 다 그렇지.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내가 꼬마 적에 봤던 드라마 《전우》는 한 소대장이 주인공이었는데 이 사람, 나중에 식물인간으로 세상을 등졌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을 거 같기도 하고.. 장항선씨가 출연했던 거 같기도 하고...... 윗동네 아랫동네 편을 갈라 골목을 누비면서 하이바 쓰고 전쟁놀이에 흠뻑 빠졌던 어린 시절이었지.
수구 반공 드라마로 폄하하는 시각도 있지만, 하여간 간만에 울컥 + 뭉클한 느낌이 전해온 드라마였네. 과연 영상 콘텐츠의 파워는 무섭군. 미디어법을 강행 처리한 이유가 다 이런 건가 보네.

그리고 무엇보다 김장훈이 부른 엔딩 타이틀곡 ‘친구여’도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가사말이 한동안 흥얼거리게 생겼더군.
하지만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요 몇년 사이 거짓부렁과 말바꾸기로 국민들의 불신을 자초해 온 군에 대한 이미지가 잘된 드라마 한편으로 한방에 희석될 수는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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