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자의 20% 정도가 미취업 상태라고 한다.
MB정부는 청년실업 완화라는 미명하에 중앙과 지방자치단체에 청년인턴십 내지는 행정인턴십 제도를 밀어붙이고 있다.
앞으로도 대략 1만1천명선이 목표라는데, 사회경험을 쌓고 경력관리까지 할 수 있다는 홍보에 강한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본격적인 실업을 잠시 유예시키는 10개월짜리 단기알바에 다름아니다.
혹자의 의견을 보면 전공관련 업무를 맡고 있어 큰 어려움없이 재미있게 근무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리지만,
지금 내가 일하는 곳에 배치된 인턴들의 행태를 보면, MB정부의 기만적인 과잉홍보에 불과하다는 생각이다.
이렇게 지껄인다면 행안부 행정인턴 커뮤니티나 다음 행정인턴 카페쪽에 부정적인 이미지만 올라가게 되려나?
도대체가 전산관련 전공자라고들 하는데, 기본 베이스가 없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볼까?
한 사람에게 물어봤다. 하드 포맷후 컴퓨터 셋팅할 수 있느냐? 못한단다.
엑셀 시트 이동/복사 기능을 몰라서 매일 아침 일일이 그날의 서식을 새로 작성한다.
요즘 대학생들 오피스 능력의 한 척도라고 할 수 있는 MOS 등에는 관심도 없다.
한넘은 근무시간에 집에서 준비해온 방석을 끌어안고 꾸벅꾸벅 졸기까지 한다.
한넘은 큰소리로 쓰레빠 찍찍 끌고 다닌다.
한넘은 인턴 3개월에 몇가지 필수 전화번호도 못외운다.
한넘은 업무시간 내내 인터넷 만화사이트만 뒤적거린다.
한넘은 오늘 30분이나 늦게 출근한후 화장실 들락날락이다.
전화 민원에는 왜그리도 불친절한지, 통화하는 소리만 들려도 숨이 막히고 불쾌해진다.
6시 퇴근시간이 가까워져 걸려오는 전화는 받지 않으려는 넘도 있다.
(그나마 괜찮은 넘이 하나 있기는 하다.)
성실하고 적극적인 자세? 이런건 바라지도 않는다.
시키는 일도 제대로 못한다.
후생가외? 웃기는 얘기다.
비록 본인이 원하는 기관이나 분야가 아닐지라도, 어차피 참여하여 급여를 받고있는 인턴십을 통해
사회생활, 직장생활에 대한 이해를 넗히고, 인생의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계기로 삼으면 좋으련만...
우리 부서에는 진정 쭉정이들만 온 것인가.
그럼에도 부서 사람 누구도 제대로 한마디 하지 않는다.
다 이유가 있다.
하여간 추후 취업에 조금이라도 유리할듯한 민간기업쪽 청년인턴의 인기가 높다보니
이런 인턴 양극화 현상이 야기되는 면도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해본다.
MB가 기대하는 인턴십은 아마도 단순한 구인구직 차원이 아니라,
인재육성과 자기계발을 위한 인적자원관리 차원의 문제일텐데..
본인들이 정부의 특혜로 이렇듯 한자리 차지하고 있는 동안에도
기존의 임시ㆍ일용직과 계약직, 비정규직 등의 한계계층이 가장 먼저 실직하여
그 가족과 함께 고통을 받고 있다는 현실은 죽어도 모를 것이다.
잡셰어링, 공공근로, 청년인턴, 행정인턴, 희망근로, 일자리 나누기, 녹색성장... 다 좋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가 토로한 것처럼..
취약계층이 임시방편으로 소득을 보전할 수 있도록 생색을 내는 정책이지
진정한 해결책이 되지는 못한다.
늘어만가는 신빈곤층.. 도덕성이고 뭐고를 떠나서
경제대통령을 자임하는 MB의 대책은 무엇인가.